새해 아침
유경순
2025년 을사년의 이름으로 떠오르는 해
세계 곳곳에서의 사람들은
비장한 염원을 바라는
눈빛이 한곳에 모여 있다
얼음 바다의 생명체에도,
열대우림에 살아 있는 무채색 언어들 속에도,
불법이 활개치는 악다구니 무리에도,
화약냄새 풍기는 지구의 어느 전쟁터에
드론 버튼 하나를 누르곤
상흔의 흔적을 강요 당한 희생에 굶주린
우,리,는,
오염된 상처에 비수를 꽂고 있다
어제의 태양이, 그 태양일 뿐인데
오,늘,은,
향기 품은 복사꽃 살구꽃 깃발을
온종일 새해의 소망을 여기저기 퍼 나르고 있다
왜 그럴까, 이유를 묻지 말라
작년 한 해가 인질이 되어 질질 끌려간 그 자리,
정의가 사라진 곳엔 온통 눈물과 한숨으로 번진 그곳,
사회 곳곳엔 희망이 긴 한숨으로 변해 버린 그곳,
지금도 절망의 그림자가 패악질하고 있는데
푸른뱀이 휘감고 있는 산 위와 넓은 바다에서부터
오염되지 않은, 다시는 오지 않을
2025년 새해의 아침이 떠오른다
해야 솟아라
파도야 춤춰라
세상의 모든 사람들, 저마다의 풍요로운 소원은
헌 것이 새것으로 거듭나고
자유롭고 희망의 세상으로 태어나도록
두 손 모으는 아침,
새해 아침이다
*뉴욕에서 2025년을 맞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