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가을 속에 축복 하고픈 그대
은파 오애숙
낙엽 태우는 향긋함 하늬바람 불어올 때면 코끝에 스미며 가을 속에 그리움의 향그롬 피어납니다
이른 아침 지지배배 새들의 노랫소리에 잠 깨 아이들 학교 보내고 나서야 모처럼 커피 한 잔 음미합니다
오랫동안 건강 위해 뒤 편에 두었던 모카커피 왠지 오늘은 그 향에 취하고파 이삼십대 먹던 그때로 돌아갑니다
모락모락 피어나는 모카향 그 향기 속에 어리는 얼굴들 예닐곱 어린 시절 풋풋한 그리움 커피잔 속에 떠 오르며 일렁입니다
내 삶의 획을 그었던 그 애 오늘따라 가슴에서 뭉클하게 살랑이며 피어나는 감사의 노래에 고옵게 물든 단풍잎으로 연서 띄웁니다
허나 생사 몰라 옛 그림자 보며 백세시대 살아가도 만날 수 없기에 그 시절의 변치 않는 풋풋함 되새기는 맘 그리움으로 차오르고 있는 가을 길섶입니다
가끔 그 옛날 그 애로 인해 맘에 멍울 지던 그 시절 지나 이제는 자기 삶에서 날개깃 열어 힘차게 날아 감사 피어나고 있습니다
하늬 바람결로 향그러움처럼 가슴속에 가을 향기로 활짝 피어 모카 커피 향 속에 어우러지고 있어 마음으로 두 손 모아 축복하는 가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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