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맛 '바다 별미' 삼국지

조회 수 9157 추천 수 4 2014.10.04 08:3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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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면 입이 즐거워진다. 이때만 맛볼 제철음식이 풍년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을 바다에서 잡혀 올라오는 대하, 꽃게, 전어는 대표적인 가을 별미다.

9월부터 10월까지 오동통한 살이 꽉 들어차는 대하와 꽃게, 전어는 맛도 최고요 여름내 떨어진 기력을 회복시키는 데도 그만이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가을 바다 별미들의 모든 것을 알아봤다.


  ◆ 어르신 굽은 허리도 펴게 하는 '대하'

대하는 이름 그대로 몸길이 20cm 내외의 제법 몸집이 큰 새우다. 9월부터 12월까지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주로 잡히는 데 특유의 식감과 감칠맛이 절정에 달하는 건 한창 살이 오를 때인 바로 요즘 9~10월이다.

속담에 '가을 대하는 노인의 굽은 허리도 펴게 한다'고 한다. 허리 교정까지는 무리겠지만 뼈 건강에 유익한 건 사실이다. 칼슘이 멸치 못지않게 많다.

대하를 먹을 때 머리 떼고, 꼬리 떼고 몸통만 먹는 사람들이 많은데 껍질째 통째로 먹길 권한다. 대하 머릿속엔 양질의 단백질이 많고 껍질엔 간 기능 활성화와 해독 작용에 도움을 주는 타우린이 풍부하다.

콜레스테롤 걱정도 크게 안 해도 된다. 타우린이 오히려 혈압을 안정시키고 콜레스테롤 증가를 막아준다. 그러나 어찌 됐든 머리와 꼬리 먹기가 영 부담스럽다는 사람들에겐 천연 조미료로 사용하길 권한다. 잘 말린 뒤 가루로 만들어 국이나 찌개 끓일 때 넣으면 감칠맛이 난다.

◆ 면역기능 강화하는 가을 보양식 '수꽃게'

봄에는 알이 꽉 찬 암꽃게가, 가을엔 살이 통통하게 오른 담백한 맛의 수꽃게가 제철이다. 꽃게는 우리나라의 서해와 남해, 중국해역 등에 분포하며, 어족 보호를 위해 6~8월은 법적 금어기로 정해져 있다.

꽃게는 단백질, 비타민A, 칼슘, 미네랄 등을 고루 갖춘 저지방 영양 식품이다. 새우처럼 콜레스테롤 걱정에 안 먹는다는 사람도 있지만, 마찬가지로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키토산과 타우린이 풍부해 오히려 각종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특히 수꽃게는 소고기보다 약 5배 많은 타우린 성분이 있어 고혈압과 동맥경화 예방에 좋다.

변비나 당뇨, 빈혈이 있는 사람들에게 잘 맞는다. 오메가-3도 풍부해 치매 예방, 두뇌 건강, 시력 보호의 효능도 있다. 신체 면역기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줘 꽃게는 계절이 바뀌는 9~10월에 챙겨 먹어야 할 보양식품으로 손꼽힌다.

◆ 가을엔 누가 뭐래도 '전어'…올가을 높아진 몸값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 '가을 전어 머리엔 깨가 한 되다'.

가을 전어의 고소하고 기름진 맛을 이렇게 절묘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전어는 고등어와 함께 가을을 대표하는 제철 생선이다. 우리나라의 남해와 동중국해 등에 주로 분포하는데 9~10월에 최고의 맛을 낸다.

비결은 풍부한 지방이다. 지방 함량이 봄철의 3배다. 몸에 나쁜 기름도 아니다. DHA, EPA 등 불포화 지방산이 대부분이라 성인병 예방에 좋다. 칼슘 함량도 우유의 2배나 돼 청소년기 두뇌 발달과 성장, 피로 회복, 피부 미용 등에 좋다.

이처럼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가을 전어가 올해는 이름값을 더하고 있다. 공급이 달려서다. 8월 말 남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 등의 영향으로 전어 어획량이 크게 줄었다. 자연히 값도 껑충 뛰었다.

노량진수산시장 관계자는 "올해 활전어 가격이 작년보다 2배 이상 올랐다. 지난해 이맘때쯤 1kg당 만원 안팎이던 전어값(경매기준)이 최고 3만원까지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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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어와 꽃게, 이 맛도 일품일세…맛있는 레시피

 보통 대하는 소금구이로, 전어는 회나 구이로 즐겨 왔다. 꽃게는 주로 찜, 탕, 게장용이었다.

하지만 조금 더 특별한 맛을 즐겨보고 싶다면 '전어 에스카베체'를 추천한다. '에스카베체'(Escabeche)는 스페인에서 시작된 생선 요리인데 라틴 아메리카 전반에 걸쳐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된다.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의 이탈리아·프렌치 레스토랑 '오키친'의 총괄 셰프 이경호 씨는 "기름기가 많은 전어를 익혀 지중해식으로 식초에 절여서 먹는 '전어 에스카베체'는 전어의 고소함에 새콤달콤함이 더해져 입맛을 돋우기에 제격"이라고 말한다.

 <전어 에스카베체> 레시피
-재료: 전어 10마리, 밀가루 / 피클야채 = 당근, 무, 파프리카, 고추, 양파 / 피클액 = 식초 250ml, 화이트와인 250ml, 설탕 120g, 소금 약간, 월계수 1장, 통후추 1T
 1. 전어의 머리와 내장을 제거한 뒤 포를 떠서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다.
2. (1)의 과정을 거친 전어의 살에 밀가루를 가볍게 묻혀 프라이팬에서 밑면만 익힌다.
3. 넓적한 냄비에 피클액 재료를 넣고 끓인 뒤 식힌다.
4. 피클야채 재료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살짝 익힌 전어와 함께 피클액에 담가 놓는다.
5. 하루 정도 담근 뒤 먹는다.

집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온 가족이 함께 즐길 만한 꽃게 요리도 있다. 꽃게로 우려낸 시원한 국물에 된장을 풀어 만든 '꽃게 된장 칼국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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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 된장 칼국수> 레시피
-재료: 꽃게 1마리, 육수용 멸치 50g, 다시마 1장, 양파 100g, 애호박 50g, 풋고추 1개, 붉은 고추 1/2개, 칼국수 400g, 물 8컵 / 양념장 = 된장 4큰술, 소금 약간, 다진 마늘 1큰술
1. 꽃게는 솔로 문질러 깨끗이 손질하고 등분하여 둔다.
2. 냄비에 멸치와 다시마를 넣고 육수를 낸 후, 된장과 꽃게를 넣고 시원한 맛이 우러나오도록 끓인다.
3. 양파는 채를 썰고 애호박은 반달로 썬다. 풋고추와 붉은 고추는 송송 썬다.
4. (2)에 칼국수, 양파, 애호박을 넣고 익힌다.
5. 면이 다 익으면 송송 썬 고추와 다진 마늘을 넣어 한소끔 끓여 낸다.

◆ 가을 '바다 별미' 즐기려면?

이밖에 가을 제철 수산물과 궁합이 잘 맞거나, 함께 먹으면 오히려 해가 되는 식품이 있다.

대하의 궁합음식은 양배추다. 대하에는 비타민C와 섬유소가 부족하기 때문에 양배추와 함께 먹으면 영양성분이 보충된다. 대하를 찜으로 요리해 삶은 양배추를 쌈으로 먹어도 훌륭한 식탁이 완성된다. 전어 역시 마늘, 양파, 오이 등의 각종 채소와 곁들여 초고추장에 무쳐 먹으면 채소의 비타민과 무기질까지 섭취할 수 있어 궁합이 좋다.

반면 꽃게의 내장에는 식중독균이 잘 번식하도록 만드는 분해효소가 많다. 따라서 타닌성분이 들어있어 소화불량을 유발할 수 있는 감이나 참외, 귤 등을 같이 먹으면 좋지 않다. 꽃게를 먹은 뒤 아이스크림을 바로 먹어도 복통이 찾아올 수 있으니 유의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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