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야간 산행-광주 어등산 산행기

조회 수 366 추천 수 1 2020.04.18 07:56:36

야간 등산--광주 어등산 산행기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별빛에 빛나는 밤같이 까만 눈동자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아침 이슬 내릴 때까지~~~~~~~~

저멀리 구름 사이로 수줍은 별 두엇이
왁자지껄 떠드는 우리 무리를 부러운 듯 내려다 보고 있다
실로 오래간만에 산악회를 따라 산에 올랐다
지난 몇 달간 이런저런 이유로 함께 산행을 하지 못 했었는데
그간 무슨사연인지 임원진이 몽땅 바뀌고
새로운 운영진의 첫 출범식인 이번 야간 등산은

내 나라의 강토를 사무치게 그리워하며, 또한 산에 중독된 나의
간절한 바램을 이루는것이 되기도 하기에,,,

저녁 7시 반 호수공원 앞으로 부랴부랴 달려갔지만 그래도 5분 지각이다
길을 건너 종종걸음치는데 낯익은 분들이 두엇 손을 들어 반기며 어서 오란다
모두들 차에 나누어 타고 어등산을 향해 출발
광주여대 앞에서 인원을 세니 스물 넷이라고 한다

 
야등치고는 좀 인원이 많은 편이지만 자주 오던곳이라 모두들 걱정이 없어 보인다
작년 여름에 처음 이곳에 왔을때는 상당히 힘들게 올라온 기억이 있는데
그동안 꾸준히 산을 오르내린 덕일까
오늘 산행은 그리 힘들지 않고 선두그룹에서 걸을 수 있었다
정상 직전에 퍼져서 쥬저앉아 못 간다고 우기기는 했지만,,,ㅎㅎ

지난 달에 있었던 웃지 못 할 에피소드가 생각이 난다
작년에도 이들과 함께 여러 번 야등을 했었고
올해에도 다른 팀을 따라 무등산에서 야등을 하기도 하고
암튼 별로 어렵게 생각치 않고 학원 아이들 세명과 함께 동네 뒷산에 야등을 갔었다
늘 다니던 길이었고 별로 먼거리도 아니어서 가볍게 두시간 정도를 생각하고 오른 것인데
즐겁게 산에 올라 간식을 나눠 먹고, 내려오려니까 길이 헥갈렸다
아이중 한명이 자주 와 봐서 잘 안다며 앞장을 섰는데 한참을 가다보니 아까 지나간 곳이다
(우리가 먹고 버린 달걀 껍질이 확실했으니까)
부모님들은 자꾸만 전화하지, 길은 모르겠지,
당황해하며 헤메던 우리는 엉뚱한 방향이 나오자 결국 119구조대에 전화를 했고
한 아이가 넘어져 다쳐서 엠브란스를 타고 귀가하는 소동까지 벌인 적이 있었다

이야기를 제자리로 돌려서,,,
비록 높은 산은 아니지만 가볍게 걷기에는 좀 먼거리인 어등산
편도 6킬로를 한시간 반에 걸려 도착, 석봉 정상에 발도장을 찍고
바로 옆에 있는 넓은 잔디밭(어느분의 묘자리)에 상을 차렸다
아무리 가져오지 마라해도 늘 챙겨 오는 푸짐한 먹거리와 여러 종류의 보약들
하긴 산에 오를때 먹는 재미가 없으면 산행의 즐거움이 반감하리라
이야기도 주거니 받거니, 술잔도 주거니 받거니


등허리의 땀이 식어가고 약간 쌀쌀해질 무렵
너무 오래 지체하면 안 되겠기에 모두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별빛이 약한 하늘에 비해 발아래 광주의 야경은 가히 불야성이다
야경을 배경으로 옹기종기 모여서서 기념사진 찍은 준비를 하는데
구름사이로 삐죽이 하현 반달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래 너도 함께 하자
우리 모두 함께 사이좋게 어깨동무하며 좋은 추억을 간직하자

하산하는 길은 얻어마신 한 잔의 오가피주에 흥얼흥얼
별노래도 부르고 달노래도 부르며 렌턴에 의지해 조심조심 발을 옮겼다
서두르자 했건만 그래도 주차장에 오니 자정이 슬쩍 넘었다
뒷풀이 이야기도 있었지만 술에 관심이 없는 회원님의 차로 먼저 출발
집에 돌아와 야한 여자는 야한 시간에 세탁기를 돌리며 오늘 하루를 정리한며 

시계를 보니 벌써 새벽 두시반이다

내일은 또 얼마나 늦잠을 잘지,,,

{20여년 전 이야기를 손질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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