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보리밥/ 청조 박은경
긴 여름날 친구집에서 놀다가
벽에 걸린 밥광주리 내려 퍼먹던
꽁보리밥에 풋고추와 생된장
내 집에는 좋은밥이 기다리는데
파리가 빨고 쉰내가 났어도
철모르던 그시절 맛나게도 먹었지
어찌 배탈도 모르고 살았을까
그때를 생각하니 속이 울렁거려
냉장고의 보리차 한잔 마시며
남은 음식 상했나 찬찬히 살핀다
철들면 갈떄가 되었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