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꽃송이

조회 수 870 추천 수 1 2021.12.19 14:4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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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기로운 꽃송이

 

                                                                                                         정순옥

 

 

  교회 정원의 꽃들이 꽃망울을 터트리려 한다. 향기로운 꽃송이로 피어날 것이다. 내 마음의 정원에 핀 꽃송이도 꽃망울을 터트려 향기로운 꽃송이로 피어나려 한다. 눈뜨면 날마다 마음이 머무는 곳이다. 향기로운 꽃내음에 도취하기도 하고 싱그러운 꽃닢들에 환희의 기쁨이 솟기도 한다. 내 평생에 향기로운 꽃송이를 몇 송이나 피워낼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땅을 바라보니 수많은 잡초가 눈에 띈다. 모든 것들을 말없이 포용해 주는 흙을 한 움큼 쥐어보며 깊은 생각에 잠긴다. 내 삶에 대한 염려와 걱정, 미움, 탐욕 같은 온갖 잡초들이 내면세계에서 자라고 있는 것이다. 나는 날마다 잡초를 뽑아내고 불필요한 가지들을 떼어내는 등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적당한 물과 거름을 주며 사랑의 손길을 멈추지 말아야 하리라. 그러면 어느 날, - 참으로 향기로운 꽃송이 정원에서 또한 마음속의 정원에서도 활짝 피어나리라.

우리 교회는 미국 캘리포니아 몬터레이에 있다. 임진태 담임 목사님과 그리 많지 않은 성도들이 모여 오순도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어느 주일 주보에 실린 목사님의 글이 내 마음을 표현해 주는 것 같아 몇 번이고 읽어 본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교회 친교실로 가는 길옆에 계절에 따라 여러 종류의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꽃밭의 물결을 이룹니다. 푸른 잎으로 무장한 식물들이 용감하게 서 있고, 힘들게 꽃을 피워내는 선인장들이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고 있습니다. 화분들이 모여지고 그곳에 뿌리가 심어져 볼품없었던 땅이 아름다운 정원으로 변화한 것입니다. 이런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물주고 잡초를 뽑고 사랑을 준 손길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한편, 우리 마음의 정원은 어떠합니까? 우리 마음의 정원에 아름다운 꽃과 싱그러운 식물들이 자라기 위해서는 많은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고 때에 따라 잡초를 뽑아내야 하는 수고가 필요합니다. 수고의 손길, 사랑과 관심의 손길이 없다면 우리 마음의 정원은 순식간에 온갖 잡초로 덮어지게 되고 곧 황무지가 되어 볼품없는 땅이 되고 말 것입니다. 힘들고 수고스럽지만, 말씀을 통해 우리 마음의 정원을 들여다봅시다. 잡초를 뽑고 새로운 씨를 뿌려서 온갖 종류의 꽃들과 함께 아름다운 향기가 사방으로 풍기는 그런 마음의 정원을 그려봅니다. 이 마음의 정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며 행복해하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그런 광경을 상상해 봅니다.”

나는 아름다운 정원을 방문하여 목사님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행복해하는 한 사람이 된다. 어렸을 때부터 교회를 다녔지만, 목사님과 둘이서만 사진을 찍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영광의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찰칵! 사진을 찍으며 내 마음의 정원을 더욱더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서라도 친교실 옆에 있는 정원을 사랑으로 끝까지 보살피리라 다짐해 본다. 꽃삽을 손에 들고 꽃을 가꾸며 봄 여름 가을 겨울 시절 따라 변화하는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정원을 교우들과 즐기며 남은 여생을 행복하게 살고 싶은 소망이 크다. 꽃밭에 앉았다가 일어서면 정갈한 교회 지붕 위 빨간 색깔의 십자가가 눈에 띈다.

내 안의 꽃나무들은 몬터레이 맑은 공기와 햇빛을 받으며 교회에서 들리는 은혜스런 찬송 소리에 나풀거리며 쑥쑥 자란다. 때로는 거센 바람에 가지가 꺾이고 몸뚱이에 수많은 상처를 입고 초라한 모습으로 햇빛 아래서 서성이지만, 그래도 세월 흐르는 소리와 함께 풍요로운 삶을 가꾸어 갈 수 있음에 즐겁다. 인생살이에서 특히나 신앙생활에서는 용서와 화해가 온전한 십자가사랑 안에서 이루어져야만 참으로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을 피울 수 있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귀한 창조주의 걸 작품이다. 나의 가슴에 감사한 마음으로 사랑의 향기로운 꽃송이 피워 창조주께서 흠향 하시도록 헌화하고 싶다. 향기로운 꽃송이가 피어나도록 항상 함께 해 주는 것은 바람이다. 바람은 수많은 시련 가운데서도 인내를 할 수 있도록 곁에 있다. 때론 헝클어진 이파리 사이를 지나기도 하고 어떤 땐 후벼 파진 가슴을 어루만지면서 스치기도 한다. 긴 세월 바람의 숨결이 꽃나무를 흔들어 주고 생기를 주곤 한다. 바람은 사랑을 품고 있다. 바람에 흔들리며 터지려는 향기로운 꽃봉오리를 보면서 내일의 희망과 꿈꾼다. 향기로운 꽃봉오리 활짝 피어나는 날 나는 북적이는 사람들 속에서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사진을 찍는다.

 사십 여년 전에 나는 영혼의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싶은 꿈과 소망을 품고 몬터레이 중앙 장로교회에서 신앙의 씨를 내 마음 땅에 뿌렸다. 내 영혼의 꽃나무 씨눈 터질 때 바람 속에 생겨난 연두색 이파리는 참으로 흠 없이 고왔다. 세월 따라 내 마음의 꽃나무는 인류 최초로 죽임을 당한 아벨이 흘린 피가 흥건히 스며 있는 흙 속에서도 자라나고 있음을 발견했다. 주님이 십자가 위에서 흘린 보혈의 은혜가 아니면 도저히 깨끗해질 수 영혼의 삶이 무거워질수록 내 속의 꽃나무 이파리들도 짙은 초록색으로 무거워만 갔다. 시시때때로 말씀으로 화해와 용서를 하며 새롭게 살고 싶어 열심히 기도생활을 하는 척했지만, 마음의 상처가 심해 붉은 피가 이파리들을 상하게도 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꽃나무에 달린 이파리들이 바람이 몰고 온 세월에 할퀴고 찢겨서 내 신앙생활이 알록달록 신비롭게도 아름다운 색깔로 변해가고 있다. 가을빛 단풍잎 속에서 늦은 꽃망울을 터트리려는 꽃송이가 참으로 향기로운 꽃송이가 되기를 꿈꾸어 본다.

 내세울 것 없는 나의 인생살이지만, 단 한 송이라도 주님이 흠향하기에 좋은 참으로 눈부신 사랑의 향기로운 꽃송이 피워 헌화하고 싶은 소망이다. 한없이 부족하기만 한 나는 주님의 은혜가 아니면 이룰 수 없는 꿈과 희망임을 안다. 여느 때처럼 정원의 꽃들을 바라보던 나의 눈길은 어느새 교회 지붕 위 붉은 십자가를 찾는다. 향기로운 꽃송이가 피어나는 환상을 보면서.


오애숙

2021.12.20 14:51:06
*.243.214.12

은혜의 주님을 찬양합니다.

아름사운 부부애 보며 '사랑의 향기가

바로 이런 것이구나' 가슴으로 느껴보던

귀한 시간이었음에 감사합니다

 

은파 한모금도 넘기지 못해 

육신이 쇠잔해 갈 때 손수 고칼로리

우유 사다 주사 이틀동안 먹지 못한 허기 달래

당다하게 사회도 볼 수 있어 정수필가님 통해

은혜의 주를 느껴보던 여행이었기에

휘도라보니 감사꽃 만발합니다

 

하나님의 완전하신 사랑

하늘보좌 버리신 그 사랑의 향그럼

정수필가님 가슴에 피어나는 메아리

은파 맘 속에 휘날립니다

 

늘 건강 속에 향필하시고

올한해 잘 마무리 하게 되시길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 받들어

중보의 기도 올립니다

 

 

 

 

박은경

2021.12.21 10:30:18
*.90.141.135

이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귀할 걸작품 맞습니다,,,

주님이 만드셨으니 어련하시겠어요 ㅎㅎ

늘 향기나는 아름다운 꽃이 되길 바래요 정작가님~~~~~~

정순옥

2021.12.21 17:44:41
*.208.238.159

오애숙 시인님, 박은경 시조 시인님.  언제나 아름다운 언어로 댓글 달아 주시니 힘이 납니다. 감사꽃 사랑꽃 ---많이 많이 피어나는 이 터전에서 우리 서로 문우를 나눠요.   언제나 좋은 문학터를 만들어 주신 강 회장님을 위해서 우리 서로 기도 기도 기도------  하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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