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노래

소설 조회 수 3399 추천 수 0 2015.05.11 17:32:19
작가 : 박경숙 
출판사 : 문이당 
출판년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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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경숙  소설가


[장편소설 ‘바람의 노래’ 출간 박경숙]

소설가 박경숙씨가 장편소설 ‘바람의 노래’(문이당)를 출간했다.

그가 하와이 이민사에 관한 소설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들었는데, 드디어 그 이야기가 세상에 나온 것이다. 박경숙은 “2009년 하와이 방문을 시작으로 1년 넘게 자료를 모았고, 2010년 초고를 완성했으나 좋은 출판사를 찾느라 쉽게 내놓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문이당은 ‘아버지’ ‘아내가 결혼했다’ ‘미실’ 등으로 명성이 탄탄한 출판사인데다 작품의 가치를 알아봐 준 것이 고마워 공들여 쓴 작품을 선뜻 맡겼다고 했다.


‘바람의 노래’는 우리 민족의 하와이 이민사를 다룬 장편소설이다. 격동의 구한말, 낯선 땅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던 가난한 백성들, 사탕수수밭의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정착하고 자식을 낳아 2세, 3세로 이어져온 미국이민 1세대의 비극적인 가족사를 그리고 있다.

평범하고 비천한 신분을 타고 났지만 한민족의 강인한 생존력으로 이국땅에 뿌리 내리는 사람들, 하지만 땅을 바꿔 살아도 운명의 대물림은 이어지고, 자식들의 고향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고향땅을 포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긴 호흡으로 애잔하면서도 힘 있게 펼쳐진다.

1903년부터 해방되던 1945년까지의 이야기, 누군가 쓰지 않으면 역사책 한 장의 기술로 묻혀버렸을 지난한 시절의 이야기를 저자는 특유의 탁월하고 유려한 솜씨로 조근조근 풀어내 엮어간다. 자신은 “고국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기 위해 미국으로 온 것 같다”고 했던 작가의 고백처럼 100여년 전 인천 제물포항을 떠났던 최초의 코리안 디아스포라 이민자들의 핍진한 삶을 노래한다.

역사소설은 많은 자료와 조사, 고증이 필요한 쉽지 않은 작업이다. 더구나 하와이 이민사라면 그다지 재미있지도, 화려하지도, 극적인 요소도 없는 소재, 사탕수수 농장과 사진신부 이야기는 귀가 닳도록 들어서 그다지 새로울 것도 없는 곤고한 역사의 한 챕터일 뿐이다. 그런데 그 재미없는 소재를 붙들고 씨름해 기어이 완성해낸 박경숙의 집념과 작가정신은 ‘약방집 예배당’에 이어 또 한 편의 문학사에 남을 소설을 완성해 냈다.

소설가 현길언(‘본질과 현상’ 발행인)은 “이 작품을 통해 소설 쓰기를 필생의 작업으로 생각하고 정진하는 작가의 문학에 대한 진정성과 치열성을 만날 수 있으며, 그것이 우리의 경박해지는 삶을 회복해 줄 수 있는 명약이 된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고 찬사를 보내고 있다.

소설가 방현석 교수(중앙대)는 “‘바람의 노래’는 파란의 역사를 살아낸 사람들의 희망과 좌절, 사랑과 상실을 포착하는 경계인의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갑신정변과 3·1 운동, 제2차 세계대전에서 차례로 희생당하는 이갑진 3대의 비극적 운명을 한 축으로 하고, 천한 신분에도 양반집의 예법을 익히며 성장한 김수향과 몸종 월례의 엇갈린 삶을 다른 한 축으로 전개되는 유장한 서사에는 슬픔이 주는 특별한 힘이 응축되어 있다”고 평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 대해 “이민의 애환을 담은 글이면서 바로 우리 삶의 이야기”라고 말하고 나아가 이 책이 “다문화 시대를 맞이한 한국사회가 외국인 노동자들을 이해하며 끌어안고 사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박경숙은 1992년 미국으로 이민 와 1994년 본보 문예공모를 통해 등단했다. 장편소설 ‘구부러진 길’ ‘약방집 예배당’과 소설집 ‘안개의 칼날’ ‘빛나는 눈물’ 등이 있다. 가산문학상,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최우수상, 두만강문학상, 통영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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