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말 바른말] [333] ‘젯밥’과 ‘잿밥’
입력 2024.02.07. 03:00
*“며칠 후는 설 명절인데요. 세배 후 어른에게 듣는 덕담보다 세뱃돈에 더 관심을 가진다면 염불보다 젯밥에 마음을 두는 것과 같습니다.”
앞 문장에는 틀린 말이 하나 있어요. 찾아서 고쳐 보세요. 정답은 ‘젯밥’을 ‘잿밥’으로 고치는 거예요. 그런데 일부 기사에 나온 ‘제사보다 잿밥’에서 ‘잿밥’도 틀린 말이에요. ‘잿밥’과 ‘젯밥’의 차이를 알아봅시다.
‘잿(齋)밥’은 원래 불교 용어로 ‘공양을 드릴 때 부처 앞에 올리는 밥’이라는 뜻이에요. 이를 활용한 속담인 ‘염불에는 맘이 없고 잿밥에만 맘이 있다’는 맡은 일에는 정성을 들이지 않고 잇속에만 마음을 두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여기서 ‘잿밥’만 별도 단어로 쓰면 ‘겉으로 내세우는 것과 상관없는 잇속이나 이익’이라는 뜻입니다. 북한에서는 ‘잿밥’을 ‘재밥’으로 쓰고, 관련 속담도 ‘재에는 정신이 없고 재밥에만 정신이 있다’라고 해요.
‘젯(祭)밥’은 ‘제사(祭祀)를 지내기 위해 차려놓은 밥’ ‘제사에 쓰고 물린 밥’을 뜻해요. ‘젯밥’의 유의어는 ‘제삿밥’이에요. 예를 들면 ‘어머니는 할아버지 제사상에 올릴 젯밥을 정성껏 지으셨다’와 같이 써요. 그럼 ‘염불’과 ‘잿밥’, ‘제사’와 ‘젯밥’과 같이 짝을 지어 기억하면 헷갈리지 않겠지요?
- 염불보다 잿밥에 눈이 어두운 정치인이 뽑히지 않도록 선거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 한다.
- ‘향불 없는 젯밥’이라는 말은 먹을 것을 가져다 두고 오랫동안 먹지 않고 있을 때 쓰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