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010217_11130923183205_1_99_20150801021807.jpg

 


 

“이 시간에 여기까지 왠일이야?” “오늘따라 웬지 네가 보고 싶더라.”

위 대화에서 ‘왠’과 ‘웬’이 잘못 쓰였습니다. 서로 바꿔야 합니다. 둘을 구분해 쓰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웬’은 ‘어찌 된’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웬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하다’처럼 말할 수 있지요. 또 ‘어떠한, 즉 정체를 알 수 없는’의 의미로도 쓰입니다. ‘어젯밤에 웬 남자가 너를 찾아왔더구나’처럼 말할 수 있습니다. ‘웬’ ‘웬걸’ ‘웬일’ 등에서의 ‘웬’은 모두 ‘예상했던 것과 달리’ 또는 ‘의외의 일로’의 의미를 갖는 말입니다. ‘웬’은 ‘무슨 까닭으로, 또는 어째서’의 뜻을 가진 ‘왜’와는 전혀 관련 없는 말입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이게 웬 떡이야’라는 말에서 ‘웬’의 쓰임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왠’은 어떻게 쓰이는 것일까요. ‘왠’ 혼자서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왠지’로만 쓰입니다. ‘왜인지’가 줄어서 된 말인데 ‘어쩐지’, ‘왜 그런지 모르게, 뚜렷한 이유도 없이’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빈집에 들어오니 왠지 으스스하다’, ‘그의 말 한마디에 왠지 모를 서운함이 밀려왔다’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웬지’는 쓸 수 없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추천 수
94 우리말, 알아도 틀리게 쓰는 말 '바라/바래' 강정실 2015-03-21 5504 1
93 우리말, '뭐'/'머', 구어적 표현이 표준어가 된 사례 강정실 2015-03-21 7403 1
92 우리말, 아라비아 숫자를 읽고 쓰는 법 강정실 2015-03-21 11400 1
91 우리말, 담그다/담구다 잠그다/잠구다 치르다/치루다 강정실 2015-03-21 10036 2
90 우리말, 어떻게/어떡해, 안/않 강정실 2015-03-21 9828 2
89 우리말 ,삼가야 할 장애인 비하 표현 강정실 2015-03-21 3701 2
88 우리말, '나아(낫다)'와 '낳아(낳다)' 강정실 2015-03-21 21383 1
87 우리말, '다르다'와 '틀리다' 강정실 2015-03-21 4381 2
86 우리말, "취직하려면… 입문계가 좋아요? 시럽계가 좋아요?" 강정실 2015-03-21 3511 1
85 우리말, '내거'와 '내꺼' 강정실 2015-03-21 9465 1
84 우리말, 띄어쓰기 강정실 2015-03-21 6049 2
83 우리말, 방어율?직구? 야구용어 속 '불편한' 진실 강정실 2015-03-21 4322 2
82 우리말, '몇'과 '일'의 환영 못 받는 연애 강정실 2015-03-21 3514 3
81 우리말, '~에'와 '~에게' 강정실 2015-03-21 4056 2
80 우리말, 붴, 거시기, 시방… 우린 참말로 표준어다! 강정실 2015-03-21 5325 2
79 우리말, 되/돼, 데/대 강정실 2015-03-21 7145 4
78 우리말, 사귀다/피우다… 애매한 소리 '우' 강정실 2015-03-21 8991 1
77 우리말, 과자이름 속 맞춤법 강정실 2015-03-21 11701 3
76 우리말, 맞히다/맞추다 강정실 2015-03-21 6739 2
75 우리말, 사이시옷 강정실 2015-03-21 439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