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12010023602jrqq.jpg

 

 

 

  이 지구에 숨을 불어넣는 존재는 누구일까. 네덜란드 논픽션 작가 비비 뒤몬 탁은 아기 새끼손가락만 한 크릴새우라고 말한다. 크릴은 펭귄, 고래 등 남극에 사는 거의 모든 동물의 먹이로 먹히면서 매일매일 지구를 구하는 셈이라는 것이다. 크릴 한 마리마다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려면 300조번은 꾸벅거려야 한다. 하지만 그것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세상을 떠받치는 동물이다.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동물은 누구일까. 작가는 남방코끼리바다표범을 지목한다. 번식기인 매년 9월은 남극 바다에 살다 육지로 올라오는 남방코끼리바다표범에게 시련의 시간이다. 3000㎏이나 나가는 지방 덩어리를 육중하게 맞부딪치며 죽기 직전까지 싸워야 한다. 수컷 한 마리당 암컷 40마리와 짝짓기를 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간신히 하나를 물리쳤다 싶은 순간 또 다른 수컷이 암컷을 노리고 들이댄다. 이들의 생존 싸움은 숨 돌릴 틈도 없이 이어진다.

  눈과 얼음으로 덮인 땅, 남극과 북극에 사는 동물들은 다른 곳보다 사납고 모진 조건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이를 위해 동물들은 저마다의 비밀 병기를 품고 있다. 1㎝도 채 되지 않는 남극의 곤충 벨기카 안타르티카는 수명이 2년하고 몇 주다. 그중에 2년은 꽁꽁 언 애벌레로 지낸다. 나머지 몇 주는 종을 이어 가기 위한 마지막 몸짓으로 끝난다.

  작가는 황제펭귄, 사향소, 남극이빨고기, 콜로살오징어, 그린란드고래, 말코손바닥사슴 등 24종의 남북극 동물 이야기를 다정한 필치로 들려준다.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빛나는 이들의 용기, 강인한 인내심, 놀라운 적응력, 기묘한 습관, 자식을 향한 가없는 사랑 등이 극적이고 경이로운 풍경을 빚어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수 추천 수
공지 미국 질병예방 통제국(CDC) 강조하는 코로나91 증상과 주의 사항 file 웹담당관리자 2020-03-15 7614 3
공지 문예진흥원에서의 <한미문단> 지원금과 강정실에 대한 의혹 file [6] 강정실 2017-12-15 29743 12
공지 2017년 <한미문단> 행사를 끝내고 나서 file [5] 강정실 2017-12-14 27307 7
공지 미주 한국문인협회에 대하여 질문드립니다 file [9] 홍마가 2016-07-08 47349 12
공지 자유게시판 이용안내 웹관리자 2014-09-27 44008 5
2036 아리랑 향기 file 정순옥 2022-08-15 189 1
2035 인내 file 정순옥 2022-07-23 333 1
2034 열심히 노래를 부르자고 file 유진왕 2022-07-14 261 1
2033 나는 시를 잘 알지 못합니다 유진왕 2022-07-05 501 1
2032 아름다운 간호사의 손 file [2] 정순옥 2022-06-20 562 1
2031 아프리카엔 흑인이 없더이다 유진왕 2022-06-05 215 1
2030 집이란 내겐 file 유진왕 2022-06-03 180 2
2029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는 어떻게 한국인의 애송시가 됐나 file 배원주 2022-05-06 405 3
2028 -시-서녘 바닷가에서의 사유 오애숙 2022-04-28 160 1
2027 아프리카의 聖者 슈바이처, 의사 이전에 탁월한 바흐 연주가였다 file [1] 배원주 2022-04-26 243 1
2026 지구상 단 한 마리…환상의 흰고래 미갈루 올해 첫 포착 file 배원주 2022-04-25 208 1
2025 인간의 다면성---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file 배원주 2022-04-20 235 1
2024 차이콥스키 콩쿠르, 국제 무대서 퇴출 file 배원주 2022-04-20 266 1
2023 신낙균 사진사 file 배원주 2022-04-19 292 1
2022 술에 열심이었던 헤밍웨이, 벼락같이 그가 이해됐다 file 배원주 2022-04-15 186 2
2021 정보라 '저주 토끼' 美 대형 출판사 아셰트와 계약...15개국에 판권 판매 file 배원주 2022-04-14 179 1
2020 마지막 기도 유진왕 2022-04-08 188 1
2019 번개가 하늘로 친다 file [1] 배원주 2022-04-03 238 1
2018 그린란드 바이킹이 500년 만에 사라진 이유 file 배원주 2022-03-26 239 1
2017 ‘세기의 미남’ 佛 배우 알랭 드롱, 스위스서 안락사 예정 file 배원주 2022-03-22 205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