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금이 저리다

조회 수 7766 추천 수 1 2016.03.21 01:52:18

'애, 비견, 슬하, 오금, 부아, 초미, 구설수, 미주알'을 위에서 아래 순서대로 나열하라.

몇 해 전 한 의과대학 시험에 나온 문제입니다. 순서는 둘째 치고 각 단어가 무슨 뜻인지 이해되시나요? 눈치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위 단어들은 신체를 나타내는 말인데요. '애가 타다' '오금이 저리다'처럼 관용 표현으로 쓰이죠. 이처럼 우리말에는 신체에 비유한 관용 표현이 많은데도 뜻을 잘 모르고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어떤 표현들이 있을까요.

먼저 "애타는 마음은 아무도 모른다"처럼 쓰는 '애가 탄다'는 창자·쓸개가 탄다는 의미인데요. 속이 매우 타들어가 안타깝고 초조함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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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품 수준이 선진국과 비견할 만큼 높아졌다"에서 '비견'(比肩)은 실력이 비슷하다는 뜻으로 '견'은 어깨를 말하죠. 따라서 '비견하다'는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의미입니다.

애가 둘이라는 표현을 "슬하에 두 자녀를 두었다"고 하는데요. 슬하(膝下)는 '무릎 아래'를 가리키는 말로 주로 '부모의 보호를 받는 테두리'를 의미합니다.

긴장되고 공포스러운 상황에서 "오금이 저리다"는 말 많이 하시죠? 오금을 사타구니나 허벅지로 잘못 알고 계신 분들도 많은데요. 오금은 무릎의 구부러지는 오목한 안쪽 부분으로 "오금이 저리다"는 저지른 잘못이 들통나거나 그 때문에 나쁜 결과가 있지 않을까 마음을 졸이는 것을 일컫습니다.

이밖에 신체를 나타내는 말로는 △허파를 뜻하는 '부아'(부아가 나다- 노엽거나 분한 마음이 생기다) △눈썹에 불이 붙는다는 뜻의 '초미'(초미의 관심사- 현재 가장 뜨거운 관심을 불러모으는 일) △창자의 끝 부분을 가리키는 '미주알'(미주알고주알- 아주 사소한 일까지 속속들이) △입과 혀를 말하는 '구설'(구설수- 남과 시비하거나 남에게서 헐뜯는 말을 듣게 될 운수) 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평소 자주 쓰는 관용 표현이 어떤 낱말로 이뤄졌는지 뜻을 안다면 이해하기 훨씬 더 쉽겠죠?

오늘의 문제입니다. 마음놓고 일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을 '심복'이라고 하는데요. 심복은 신체 중 어디를 말할까요.(힌트를 드리면 심복의 한자는 '心腹'입니다.)


1. 허파
2. 눈썹
3. 심장·배
4. 무릎



 
정답은 3번 심장·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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