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약이 온다 / 최은수 기자

조회 수 5783 추천 수 0 2017.10.03 22:02:10


            의식불명 식물인간 깨우고 불치병 정복∙∙∙‘전자약’이 온다
             기사입력 2017-09-29 15:01 기사원문 매일경제
             [최은수 기자의 미래이야기] 

 
           ‘# 15년 의식불명 식물인간이 깨어나다

미래 과학기술의 발달은 반신불수, 식물인간에게도 희망이 될 것인가?

정답은 “그렇다”이다.

전자약 1.jpg



프랑스 국립인지과학연구소의 안젤라 시리구 박사 연구진은 15년 동안 식물인간 상태로 있던 환자의 의식을 깨우는데 성공했다.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에 실린 보고서에 따르면 교통사고로 15년간 의식이 없던 35세 환자의 신경에 3개월 동안 전자약으로 전기자극을 준 결과 환자가 주변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반응을 나타내며 의식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 전자약이란 무엇인가?

환자를 깨운 것은 '전자약(electroceutical)'이다.

전자약 2.jpg



전자약은 전자(electronic)와 약품(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약물 대신 전기자극을 줘서 질병을 치료하는 약을 일컫는다. 넓은 의미에서 심장박동기나 인공고막 등 전통적인 의료용 이식장치도 전자약으로 분류된다..

IT산업과 제약산업이 결합해 태어난 융합의 결과물로 뇌와 신경세포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로 질병을 치료하는 전자장치를 일컫는다. 천연물질 혹은 화학물질로 만들어진 기존의 약이나 의료 시술보다 안전하고 편하게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연구 분야로 생체전자공학(bioelectronics)이라고 한다.

 

# 어떻게 치료하나?

프랑스 연구진은 환자의 쇄골 안쪽에 있는 미주신경(迷走神經)에 전선을 감고 전기자극을 줬다. 미주신경은 뇌와 인체의 모든 장기 사이를 오가며 신경 신호를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이 미주신경은 신경을 연결해 원하는 행동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몸 속의 통신망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미주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병이 생기게 된다.

전자약 3.jpg



전자약은 마치 통신망의 잡음을 제거하듯 인위적인 전기자극을 통해 잘못된 신경 신호를 교정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내도록 하는 전자장치에 해당한다.

쇄골 안쪽에 있는 미주신경에 전기 자극을 지속적으로 주면 뇌에서 운동과 감각, 의식을 담당하는 영역의 뇌 혈류량이 늘어나고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식물인간이 의식을 회복하게 된다.

현재 환자는 눈앞의 물체를 따라 눈동자를 움직이거나 연구진의 요청에 따라 고개를 돌리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환자의 얼굴에 갑자기 얼굴을 들이밀면 눈을 크게 뜨고 놀라는 반응도 나타낸다.


# 전자약, 어떤 게 있나?

전자약은 광범위하게 개발되고 있다. 위 신경에 전기자극을 줘서 비만을 치료하는 전자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위장을 관장하는 신경다발에 전자약을 이식하면 식욕을 차단시켜 허욕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신경을 자극해 수면 무호흡증을 치료하는 전자약도 있다.

고혈압도 치료할 수 있다. 전자약은 심장박동을 증가시키는 교감신경을 차단시켜 고혈압을 막아준다.

또한 뇌에 직접 전극을 삽입해 파킨슨병을 치료하는 전자약, 우울증을 치료하는 전자약, 류머티즘 관절염이나 크론병(만성 염증성 장질환)과 같은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돕는 전자약 등 다양한 상품이 개발됐다.

몸이 마비된 사람이 두뇌 활동을 할 때 발생하는 전기신호를 컴퓨터에 입력하여 팔이나 다리 등을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computer interface), 통증이 나타나면 적절한 전기신호를 이용해 통증을 없애주는 통증완화 전자약도 있다.


# 현대의학, 난치병의 파고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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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학에서 태동시킨 생체전자공학은 아직 정복하지 못한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미래의학이 될 전망이다.

뉴런(neuron)으로 구성된 신경계는 세상과 신체조직으로부터 정보를 받아들이고 의사결정을 내리며 신체 조직에 명령을 내리는 역할을 한다. 현재 기술로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신경세포 뉴런(neuron)을 시술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바로 전자약은 뇌와 신경세포 사이에서 전기신호를 발생시켜 문제점을 치료하고 있다.

알츠하이머, 파킨슨, 고혈압, 천식, 류머티즘 관절염, 간염, 암, 비만, 당뇨, 만성염증(루푸스), 과님성 방광, 과민성 장 증후군, 염증성 장 질환 등 수많은 불치병을 완치할 수 있는 길을 연다.


# 생체전자공학이 온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제약 생체전자공학 사업에 뛰어들었다. 영국 최대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의 합작사 ‘갈바니 생체전자공학(Galvani Bioelectronics)’을 출범시켰다.

갈바니는 인체에 이식 가능한 초소형 전자장치를 삽입해 신경의 전기 신호를 조절하는 생체전자공학 기술을 활용해 당뇨, 관절염, 천식 등 만성질환의 치료법을 찾을 계획이다.

먹는 화학약 대신에 몸에 심는 전자약이 새로운 의학세상을 열어줄 전망이다. 생체 전자공학의 영향으로 인간의 생명연장과 질병치료에 새로운 지평이 열리게 된다.

불치병을 치료하는 희소식이지만, 한편으로 영생하는 고령시대의 비극도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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