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치매 환자에 젊은 피 수혈 임상시험… "일부 증상 개선"
기사입력 2017-11-06 11:19 기사원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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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매 환자와 의사 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미국에서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젊은 피를 수혈한 결과 일부 증상이 다소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알츠하이머병 연구센터(Alzheimer's Disease Research Center) 임상시험 연구팀이 경증 내지 중등도(moderate) 치매 환자 18명(65세 이상)에게 18~30세의 혈장(plasma)을 주입한 결과 일상생활 영위 능력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영국의 텔레그래프 인터넷판과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5일 보도했다.


혈장은 혈액에서 백혈구, 적혈구 등 혈구 세포를 빼고 단백질, 효소, 항체만 남긴 맑은 액체 부분이다.

이 소규모 임상시험은 치매 환자에게 혈장 주입이 안전하고 또 견딜만한지를 확인하는 것이 1차적인 목적이었지만, 안전성과 관용성(tolerability)의 확인 외에도 약 먹을 시간을 기억하고 물건을 살 때 돈을 제대로 지불하고 자신이 먹을 식사를 준비하는 등 일상생활의 기본적인 기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적은 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이고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들의 보고를 근거로 한 것이긴 하지만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결과라고 임상시험을 지휘한 섀론 샤 박사는 평가했다.

임상시험은 먼저 9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엔 매주 한 번씩 4주간 젊은 사람의 혈장을, 나머지 그룹엔 가짜 혈장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후 주입된 혈장이 소멸될 때까지 6주간의 약효 세척(washout) 기간을 거친 다음 이번엔 그룹을 서로 바꿔 1차 실험에서 진짜 혈장이 주입된 그룹엔 가짜 혈장이, 가짜 혈장이 주입됐던 그룹엔 진짜 혈장이 주입됐다.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임상시험 팀원들은 모두 1차 그리고 2차 실험 때 누구에게 진짜 또는 가짜 혈장이 주입됐는지를 모르게 했다.

연구팀은 1, 2차 실험 후 여러 차례 기분, 인지기능, 일상생활 기능 테스트와 설문조사를 환자 자신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 전체 과정에는 6개월이 소요됐다.

시험 기간 단축을 위해 이번에는 다른 환자 9명 모두에게 진짜 혈장을 주입하는 또 한 차례의 임상시험을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고 같은 방식의 테스트와 설문조사를 통해 결과를 평가했다.

평가와 설문조사 결과 기분과 인지기능엔 변화가 없었으나 일상생활 기능 평가에서는 통계학상 의미 있는 개선이 나타났다.


연구팀이 이런 임상시험을 하게 된 것은 같은 대학 정신신경과 전문의 토니 위스-코레이 박사의 쥐 실험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이 쥐 실험에서는 젊은 쥐의 혈장이 주입된 늙은 쥐들이 뇌 조직이 활기를 되찾고 인지기능도 개선됐다.

젊은이의 혈장에는 나이를 먹을수록 줄어드는 단백질인 성장분화인자11(GDF11: growth differentiation factor 11)이 많이 들어있다.

이 단백질은 쥐 실험에서 신체 모든 기관의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 임상시험 결과는 보스턴에서 열린 제10차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 연례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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