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조 딸 복온공주가 11살에 쓴 '한글 시문' 첫 공개

 

 

-한글박물관 특별'공쥬, 글시' 동생 덕온공주의 유품 등 전시

 

순조의 딸 복온공주(1818~1832)가 열한 살 때 한글로 쓴 시문을 모은 글씨첩이 처음 공개됐다. 대표작 제목은 '어희부용슈(물고기가 부용꽃 핀 물에서 노니네)'. 한문 시()를 발음만 따서 한글로 또박또박 써 내려갔다. 아버지 순조는 공주의 한글 글씨 옆에 '차상일(次上一·과거 시험에 매기던 12등급 중 열째)로 점수를 매기고 백면지 2, 5자루, 3개를 상품으로 하사한다고 적었다. 현재 남아 있는 복온공주의 유일한 글씨이자 조선의 왕이 딸에게 직접 글쓰기를 가르쳤음을 보여주는 중요 자료다.

 

안대회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는 "어린 공주가 직접 지은 창작시로 보이고 치기가 엿보인다""한문 원문이 남아있지 않지만 부용꽃이 핀 물에서 물고기가 노니는 모습을 노래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안 교수는 '봄날에 따사로운 바람 천천히 불어[春日和風遲]/낙유원에서 빼어난 잔치 열었네[勝宴樂遊園]/물고기가 부용꽃 핀 물속에서 희롱하니[魚戲芙蕖水]/못가의 누각에 연꽃 향기 멀리 풍기네[池閣香遠聞]'로 추정·해석했다.

    

 

복온공주가 한글로 쓴 시(오른쪽)에 아버지 순조가 차상일(次上一)’로 점수를 매기고 백면지 2, 5자루, 3개를 상품으로 내린다고 적었다. /국립한글박물관

 


1e2f994e352548d8960004c77037039a.jpg


 

이 작품은 국립한글박물관 특별전 '공쥬, 글시 뎍으시니: 덕온공주 집안 3대 한글 유산'에서 볼 수 있다. 조선의 마지막 공주인 덕온공주(1822~1844)와 아들 윤용구(1853~1939), 손녀 윤백영(1888~1986) 3대의 한글 자료와 유품 200여 점이 나왔다. 복온공주의 동생인 덕온공주는 어려서부터 책 읽고 글씨 쓰는 것을 좋아했다. 지난해 11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미국에서 매입해 들여온 '자경전기'가 전시장 한복판에 펼쳐졌다. 무려 528. 덕온공주의 할아버지인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해 창경궁에 지은 전각 자경궁의 유래를 밝힌 것으로, 덕온공주는 아버지 순조가 한문으로 쓴 '자경전기(慈慶殿記)'를 번역해 우아한 한글 궁체로 정성스럽게 써 내려갔다.

 

덕온공주는 양반가 자제 윤의선과 혼인했으나 23세 젊은 나이에 자식 없이 세상을 떠났다. 양자로 들인 윤용구는 어머니의 한글 쓰기를 이어받아 사대부 남성으로서 이례적으로 방대한 분량의 중국 역사를 한글로 써서 남겼다. 윤백영도 평생 한글을 쓰고 정리했다. 818일까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sort
공지 미국 질병예방 통제국(CDC) 강조하는 코로나91 증상과 주의 사항 file 웹담당관리자 2020-03-15 7614 3
공지 문예진흥원에서의 <한미문단> 지원금과 강정실에 대한 의혹 file [6] 강정실 2017-12-15 29726 12
공지 2017년 <한미문단> 행사를 끝내고 나서 file [5] 강정실 2017-12-14 27303 7
공지 미주 한국문인협회에 대하여 질문드립니다 file [9] 홍마가 2016-07-08 47341 12
공지 자유게시판 이용안내 웹관리자 2014-09-27 44008 5
1975 시네롤리엄 오애숙 2018-11-07 1935  
1974 겨울 연탄의 추억 [1] 석송 2018-11-09 2184  
1973 즐거운 추수감사절(秋收感謝節, Thanksgiving Day) 맞이 하세요. [1] 오애숙 2018-11-19 1914  
1972 가끔 삶에 청명한 그런 날 있다 오애숙 2018-11-22 1574  
1971 커피 한 잔의 힐링 오애숙 2018-12-26 1605  
1970 한해를 뒤돌아 보며 오애숙 2018-12-26 1535  
1969 와우 벌써 [1] 오애숙 2019-01-16 1238  
1968 2월의 산기슭에 봄이 나래 폅니다 오애숙 2019-02-13 1232  
1967 경칩 오애숙 2019-02-17 1351  
1966 4월의 창 열며 [3] 오애숙 2019-04-16 1197  
1965 5월에 피어나는 마음의 향수 [2] 오애숙 2019-04-27 942  
1964 헐리웃 음악 축제 다녀와서 [1] 오애숙 2019-04-28 1020  
» 순조 딸 복온공주가 11살에 쓴 '한글 시문' 첫 공개 file 김평화 2019-05-06 1045  
1962 무궁화 활짝 피었습니다 [6] 오애숙 2019-08-13 437  
1961 [유머] 살 떨리는 간판들 박은경 2020-06-03 134  
1960 추수 감사절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1] 오애숙 2019-11-14 240  
1959 하와이 와이키키 다녀와서/은파 [4] 오애숙 2019-12-23 332  
1958 즐거운 성탄절 잘 보내소서 [2] 오애숙 2019-12-25 183  
1957 딥 러닝 기술로 움직이는 피사체 더 정확하게 잡는 카메라 file 웹담당관리자 2020-01-10 165  
1956 코로나 양성 판정받고 완치한 교포 여성의 글 [1] 웹담당관리자 2020-04-11 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