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잠자리

조회 수 147 추천 수 2 2020.08.15 10:57:42

 

  남편의 잠자리 

 

         권온자

 

온종일 일하고 

이슥해서야 집에 돌아와 

씻는 둥 마는 둥 

밥 먹고는 

잠자리를 찾는다 

 

여보,오늘 무슨 일이 있었나요?

아무 대답도 없다 

밑이 거의 드러나 보이도록 

젊어서부터 함께 달려왔던 이 길 

 

언제건 낯선 땅을 돌며 

가끔 눈물 훔치며 

가슴이 와르르 무너져 내릴 정도로 

일을 한다 

 

밤자리에 들면 

남편은 어깨가 시리다고 

모로 눕는다 

그러다 다시 돌아누워 

등과 다리가 절여져 온단다 

난 남편의 건강에 자주 놀란다 

 

타다만 노을처럼 

처마 끝에서 쫓겨나 

갈 곳 없이 사라져가는 

삶을 생각해 본다. 

 

 

 


박영옥

2020.08.15 12:27:29
*.134.164.31

야, 근사한 철학적인 시가 올라왔습니다. 삶의 깊이를 표현하여 참으로 공감합니다.

박은경

2020.08.16 17:45:39
*.36.72.70

아버지들의 모습이 그렇지요

가장의 짐을 지고 종일 일하면서도

하소할 곳조차 마땅이 없어 슬픈 가장들,,,

늘 잘 해주시고 건강 상하지 않게 섭생에 더욱 신경 써 주세요

귀한 글 공감하고 갑니다^^

권온자

2020.08.17 09:32:53
*.135.98.24

좋은 격려의 댓글에 힘이납니다.

감사드려요. 

이경미

2020.09.13 12:40:44
*.67.230.50

한미문단 20년 여름호에서 시인님의 이 시를 읽고, 하와이에서 뵐 때의 두분을 생각했습니다. 

두분 건강하신 모습으로 꼭 곧 뵐 수 있기를 고대하겠습니다.  김두현 선생님께도 안부 전해주세요 -- 감사합니다 -- 이경미 올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sort
공지 미국 질병예방 통제국(CDC) 강조하는 코로나91 증상과 주의 사항 file 웹담당관리자 2020-03-15 7614 3
공지 문예진흥원에서의 <한미문단> 지원금과 강정실에 대한 의혹 file [6] 강정실 2017-12-15 29726 12
공지 2017년 <한미문단> 행사를 끝내고 나서 file [5] 강정실 2017-12-14 27303 7
공지 미주 한국문인협회에 대하여 질문드립니다 file [9] 홍마가 2016-07-08 47341 12
공지 자유게시판 이용안내 웹관리자 2014-09-27 44008 5
1915 [시조] 물망초 file 박은경 2020-06-23 139  
1914 [시조] 일식 file 박은경 2020-06-23 110  
1913 [연시조] 변덕쟁이 file 박은경 2020-06-24 159  
1912 [연시조] 마당에서 박은경 2020-06-25 119  
1911 [시조] 꼰대들 박은경 2020-06-28 133  
1910 [수필] 나무야 나무야 박은경 2020-06-28 165  
1909 제목南道 정자기행(3616)-고창 서호정(西湖亭) 박은경 2020-06-29 496  
1908 삼육구/ 연시조 박은경 2021-07-02 133  
1907 연중행사 박은경 2021-07-01 95  
1906 끝말 잇기 박은경 2021-07-01 162  
1905 여름 놀이로 딱 좋아 박은경 2021-07-01 77  
1904 화투/연시조 [2] 박은경 2021-06-29 4165  
1903 술래잡기/ 자유시 [2] 박은경 2021-06-29 119  
1902 어느 흉악범의 아내/ 모셔온 글 박은경 2021-06-30 126  
1901 젓가락 투호 박은경 2021-06-30 115  
1900 수건 돌리기 박은경 2021-06-30 115  
1899 줄다리기/ 연시조 박은경 2021-06-30 129  
1898 윷놀이/ 연시조 [2] 박은경 2021-06-29 124  
1897 게리슨의 여름 축제 [2012년 8월] 박은경 2021-06-28 129  
1896 숫자 게임 박은경 2021-07-06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