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역사가 "히틀러 첫 자서전 발견" 주장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나의 투쟁'(Mein Kampf)보다 앞서 발간된 히틀러 첫 자서전이 발견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9일 BBC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애버딘대 역사학자 토머스 웨버는 1923년에 빅토르 폰 코에르베르를 저자로 출간된 '아돌프 히틀러 : 그의 삶과 연설들'이 실제로는 히틀러가 직접 쓴 게 "거의 틀림없는" 자서전이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히틀러가 '뮌헨 반란'으로 투옥됐을 때 저술해 1925∼26년 출간한 '나의 투쟁'보다 앞선 자서전이 된다.
현재 하버드대 교환교수인 웨버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위트와테르스란트대학 서고에서 발견된 문서 등을 그 증거로 제시했다.
그는 "코에르베르가 이 책을 쓰지 않았고, 히틀러가 루덴도르프 장군(히틀러 협력자)에게 나치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보수적인 작가로 이 책의 저자로 나서줄 사람을 찾을 수 있는지를 물었다고 이 책을 출판한 사람의 부인이 진술하고 서명한 증거를 찾았다"고 말했다.
또 코에르베르가 이 책이 히틀러가 쓴 책임을 암시하는 내용을 담아 과거 수용소에 함께 감금당했던 한 남성에게 보낸 편지와 이 책이 '히틀러의 계획에 따라 그의 적극적인 참여로 쓰였다'고 직접 쓴 문서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히틀러가 자신이 직접 쓴 자서전을 코에르베르를 저자로 내놓은 까닭은 그의 귀족 신분과 전쟁영웅 명성을 이용하려 한 것으로 웨버 교수는 짐작했다.
웨버 교수는 "히틀러의 연설들이 담긴 이 책은 좀 이상한 주장들을 담고 있다"면서 "'오늘날 새로운 성경'이 돼야 한다거나 히틀러의 정치화 과정을 예수가 받은 박해에 비유하는 등 히틀러를 예수와 비교하면서 '성스러운', '구출' 등의 용어들을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나중에 출간된 '나의 투쟁'에서 되풀이되는 히틀러의 정치적 자각에 관한 표현들과 거의 비슷한 표현들을 담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