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레모, 선글라스....와 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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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탁 기자=
▶ ■ ‘2017 한복개발 프로젝트 살롱패션쇼’
▶ 전통을 기반으로 현대적 디자인 가미한 한복 35벌 공개
한복 패션쇼에 등장한 신 한복을 입은 여성모델(왼쪽부터), 한식연구가 심영순씨의 런웨이, 한복 홍보대사 모델 한현민. 사진제공=한복진흥센터
지난 10월 한복 홍보대사로 선정된 국내 최초 흑인 혼혈 모델 한현민은 국내 패션업계의 블루칩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물이다.
최근 미국 주간 타임지의 ‘2017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30인에 선정되는 등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옥수동 요리 선생님’으로 유명한 한식 연구가가 심영순씨는 톱스타 고현정과 이부진 신라호텔사장의 요리 스승이다.
패션쇼는 한영아 총감독의 연출 하에 조진우 디자이너의 ‘로코코 원더랜드’ 컨셉의 쇼를 시작으로 유현화 디자이너의 ‘조선의 위상과 꽃은 말한다’, 박현숙 디자이너의 ‘만약에(If)?!’, 권혜진 디자이너의 ‘숨은 보물찾기(Hidden Treasure Hunt)’, 김민지 디자이너의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순서로 이어졌다.
조진우 디자이너는 18세기 로코코시대의 패셔니스트 ‘마담 퐁파두르’에서 영감을 받아 전통봉제 방식이나 전통 복식형태를 벗어나 자유롭고 파격적인 한복 디자인을 선보였다.
유현화 디자이너는 여러 겹 겹쳐 입는 남자한복의 강인한 실루엣과 더불어 여성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꽃 모티브를 원단으로 표현해 유니섹스한 매력을 표현했다.
박현숙 디자이너는 팝아트가 연상되는 한복 디자인으로 궁궐의 단청을 점으로 표현하는 등 일상에서 살아 움직이는 한복을 표현했다는 평이다.
네번째 무대를 장식한 권혜진 디자이너의 한복은 전통문화 속 외투의 다양한 실루엣과 디테일을 모티브로 일상 속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디자인으로 채웠다.
마지막 무대의 주인공 김민지 디자이너는 검소하면서도 화려한 한복을 표현하기 위해 한복소재의 아름다운 무늬, 화려한 자수와 더불어 절제된 색채로 새로운 한복 디자인을 제시했다.
패션쇼에 참석한 최봉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은 인사말에서 “한복의 아름다움을 보존하면서도 개성넘치는 디자이너의 감각으로 개발됐다”며 “일상 속에서 살아 숨쉬며 한복의 대중화를 앞당길 촉매제가 될 것을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패션쇼에는 최 원장을 비롯해 문체부 이우성 문화예술정책실장, 원대연 한국패션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한복진흥센터는 지난 2014년부터 매년 한복개발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총 237벌의 한복디자인 및 상품을 개발했다. 이번에 공개된 한복은 오는 7일 개막하는 공예트렌드페어 한복편집샵에서 다시 만나볼 수 있다.
패션쇼서‘신한복’소개 조진우 디자이너
“한복도 살아 있는 옷이기 때문에 시대에 맞게 모양이 조금씩 변하긴 하죠. 하지만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법고창신’이라는 말처럼 새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5년째 한복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조진우(39) 씨는 한복업계에 흔치 않은 남성 디자이너다. 안동에서 포목집으로 출발한 할머니와 한복 브랜드 ‘백옥수’를 만든 어머니에 이어 3대째 한복업계에 몸담으며 가업을 잇고 있다. 한복 살롱 패션쇼에 참여한 그는 인터뷰에서 “전통문화 계승에 일임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한복을 시대에 맞게 변화시키되 한복 고유의 기본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 제 신념”이라고 말했다.
조 씨는 한복진흥센터가 주관하는 ‘한복개발 프로젝트’ 공모전에서 당선된 5명의 디자이너 중 한 명이다. 그는 이날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열린 패션쇼에서 ‘로코코 원더랜드’라는 주제로 현대적 디자인을 가미한 신한복을 선보였다. 18세기 로코코 시대 패션 아이콘이었던 ‘마담 퐁파두르’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자유롭고 파격적인 의상들이다.
그는 “보통 뒤에 있는 치마 솔기가 앞으로 가도록 디자인하거나 속치마를 겉옷으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줬다”며 “청바지와 매치시킬 수 있는 한복 저고리 형태의 재킷 등 일상복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항상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어머니의 말씀처럼 새로운 시도를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복의 기본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영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