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청 시인

조회 수 394 추천 수 1 2019.09.01 10:02:35

 

 

2019년 《한미문단여름호(미주지회장 강정실)가 나왔다 이는 한국문인협회 미주지회가 매년 2회 발행하는 문학 발표지다.

미주 전 지역의 한인 문학인, 이민 생활의 어려움 속에서도 모국어를 매개로한 작품발표의 광장이며 신인 등단 매체이기도 하다.

미주 각 지역에는 문인협회가 있고 현재 LA에 소재하고 있는 미주지회는 한국문인협회로부터 승인을 받은 공식 지회이다. 그런 만큼 명실 공히 한국문학의 영역이면서 해외 한국문학 전파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막중한 역할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 문예지원기구의 예산지원이나 특별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회원들의 힘으로 연 2회 문예지를 발간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한국문학의 영역--해외전파의 교두보 역할

 

강정실 회장의 발간사에서 우리 한미문단은 바쁜 삶속에서도 안내서 구실을 하고 있다. 이는 해외에서 한국문학이라는 자리가 없어서는 안 된다는 확실한 믿음과 사명 때문이다. 더 중요한 사실은 해외에서 활동하는 회원들의 작품을 한미문단에 옮기고 한국에 있는 여러 문학단체와 공유하고 있기에 그렇다. 특히 오는 겨울호에는 남미에 있는 소속 회원들을 찾아 그곳의 이민문학에 대한 뿌리를 찾아 특집으로 꾸밀 예정이라고 하여 미주 지역의 이민문학의 실상을 알리는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다. 또 지금까지 정관상 미주지회를 캘리포니아에 두던 것을 다른 주로 옮길 수 있도록 개정하였다고 한다. 이는 좀 더 지역성과 다양성을 살린 발전적 모색으로 보인다.

 

한국어 세대는 줄고 영어에 익숙한 신세대

 

또 명계웅 상임고문은 외국에서의 한국문단 세대라는 축사에서 한국도 아닌 해외에서, 한글로 이어지는 문단지는 갈수록 어렵다. 그만큼 한국어에 익숙한 세대는 점점 사라져가고 영어가 익숙해지고 활성화되는 신세대는 그만큼 한국어에 관심을 두지 않기에 그렇다. 그렇기에 단체를 활성화하기 위해 새로운 신인을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런데 그게 쉬운 일인가.”

해외에서의 한국문학이 시간이 지날수록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한국 문예지원 당국이 어떻게 역할을 해야 할 것인지 진지한 반성과 함께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한국 문예지원 당국의 해외문학 지원 확대해야

 

 

<특별초대석>에는 김신웅(국제 팬클럽 원로회원) 태목을 아시는가2, 명계웅(미주수필가협회장) 수필 백양로를 거닐며1, 곽상희(문학과 삶 종합지 발행) 그늘의 말외 외 2, 기청(시인, 문예비평가) 꿈꾸는 사과2, 황소지(부산문협 위원장) 수필 한시 서예의 재미1, 김붕래(한민족학세계화 본부 교수) 수필 떠나는 것에 대하여가 실려있다. <평론 초대석>에는 박방현 조영일 한상렬 한분순의 글이 소개되었고 <신작시>에는 강종림 김석인 김혜숙 등 시인들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 전반적으로 알차고 기획력이 돋보이는 미주 한미문단의 자존과 긍지를 보여주고 있다.

 

                                                 (글 청사, 시인 문예비평가)

 

<한미문단> 여름호 작품선 내용

 

태목(胎木)을 아시는가-김신웅

 

아무 일 없던 청명한 하늘에 마른 잎 날린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귀에 익은 하모니카 소리

보던 책 페이지를 접는다 접어둔다는 쪽이 맞다

다시 읽어야 끝날 것이기 때문이다

타인으로 만난 너와 나의 관계가 발효되어 오른다

이렇게 시작되는 것이었다 시작한 것이다

청량한 바람에 나뭇가지의 그림자

땅바닥에 서서 기다리고 있는 어깨너머

어쩌다 마른 잎 함께 날으는 이름 모를 새 한 마리

쏜살같이 가슴에 파고들어 길을 낸다

먼 산에서 숲으로 청정한 누리로 미치는

광활하게 받은 그늘의 모태

아무도 뽑아낼 수 없는 거대한 뿌리를.

 

사막에서 온 푸른 편지-곽상희

 

햇수를 가릴 수 없는

동굴의 상형문자가 어지럽다

검푸른 벽에 얽힌 가느다란 줄금은

어느 필사의 쓰린 손톱자국일까?

길 잃은 별 하나 길게 절벽을 가르고 지나갔다

그 그림자를 기대어 어느 영혼이 무릎을 꿇는다

 

햇수가 감촉같이 자나간 듯

시인이 울고 갔다

사막의 지친 발걸음이

먼 길 끝에서 풍욕을 하고

긴 시간이 깨어나 옷을 벗는다

 

낙타의 발굽 아래

절벽을 가르는 물방울 소리

바위는 뿌리로 듣는다

 

새 한 마리가 새벽을 기다린다.

 

 

빠루와 패스트푸드-기청

-여의도 별곡

 

불길에 무너져 내린

노트르담 첨탑(尖塔)아래

나뒹구는 탄식 앞에서도 두 손 모아

 

하나가 되는 그들

저마다 자유롭고 행복한 얼굴로

흥정을 하는 장터이거나

열린 마음으로 모이는 우리

여의도 평화로운 비둘기의 광장이거나

 

어울려 만들어 가는

그들의 꿈 그들의 미래가

살아 숨 쉬는 곳은 광장이다

 

-빠루를 가져와! 놀란 비둘기,

파르르 심장이 떨고

사위어가는 빛들의 어둠

패스트 트랙의 두 얼굴

 

-빠루를 가져와! 밤이 깊을수록

식욕의 눈빛은 번득이고

두 개의 얼굴 패스트푸드

선택은 순간이지만

잠시 스쳐가는 그들 몫이지만

 

광장은 우리

대대로 푸르른 꿈 빛을 발하는

청동(靑桐)의 심장인 것을,

 

 

기청.jpg

 

약력

시인, 문예비평가 본명; 정재승

경남대 대학원 현대문학전공(문학석사)

전 독서신문 편집장, 대학 강사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1977)

1회 이육사 문학상 수상(2001)

시집 <풍란을 곁에 두고> <길위의 잠>

<안개마을 입구>외 상재

한국 현대시인협회원 한국문인협회원

온라인 소통 <시인과 문예통신>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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