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스타부부
정순옥
우리 부부는 어쩌다 스타부부가 됐다. 2023년 11월 어느 날, 방송된 ‘어쩌다 사장’ 프로그램에 우리 부부가 주인공처럼 화면에 등장하게 되었다. 늦게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프로그램은 40여 명이 만든 tvN리얼리티이다. 한꺼번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러 명의 무비스타들을 실물로 볼 기회가 우리 부부에게 주어진 행운이었다. 이름을 들을 때마다 드라마 속에서 보았던 그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정말 예쁘고 깜찍한 연기를 보여주었던 사극 ‘동이’의 주인공 한효주. ‘봄날’이라는 연속극에서 매력 있는 연기를 보여주었던 조인성. ‘황태자의 첫사랑’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차태현. 드라마 ‘이브‘에서 멋진 연기를 보여준 박병은. 예쁜 미모보다도 더 고운 마음씨를 가진 김서현 방송작가 등 싱싱하고 활력이 넘치는 관계직원들을 한꺼번에 보면서 기쁨을 누린 그날은 우리 부부를 스타로 탄생시킨 날이었다. 무엇보다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준 ‘어쩌다 사장’ 프로그램방송 제작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크다.
어느 날 아침, 동부에 사는 큰딸에게서 “아빠 엄마 스타가 됐네.”라고 전화가 왔다. 나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머뭇거리자 딸이 크게 웃기 시작했다. 스타라는 말에 둔감한 나에게 " TV에 아빠 엄마 얼굴 나왔는데, 그것도 모르고 있었느냐?” 재차 질문했다. 나는 오래전 미국 기자가 신문에 낸 사진을 보았나 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인터넷시대라 그런지 곧바로 카톡이 왔다. 친구가 보내준 카톡이라 했다. 미남으로 잘생긴 조인성 탤런트 얼굴이 크게 나오고, 한편으로 작고 놀란 표정의 내 모습이 보이는 게 아닌가. “어~머! 우리 부부가 정말 스타가 됐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잊어버리기가 일쑤인 나는 오래된 일도 아닌데 그동안 깜빡한 것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카톡을 보면서 어쩌다 스타부부가 된 그날을 생각해 본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살았지만, 아직도 한식을 주로 먹고 사는 우리 부부는 집에서 가까운 아세아마켓에 자주 간다. 어느 날 음식재료를 사러 가게에 들리니 미남미녀들이 북적거렸다. 가게 한쪽은 공사가 한창이었다. 내용을 알아보니 식당을 차릴 준비 중이라고 했다. 내가 공사장을 바라보고 있을 때 예쁜 아가씨가 다가오더니, 열흘 동안 식당을 개업할 것인데, 와 주실 수 있느냐고 묻는다. 나는 축하하는 의미에서 어렵지 않다고 했다. 개업하면 연락하겠다면서 나의 연락처를 묻는다.
서로 연락이 된 날, 식당에서 조인성 씨가 요리하고 한효주 씨는 서빙을 해주어 커다란 게 다리가 섞인 ‘대게라면’을 맛있게 먹었다. 우리가 가게 문을 나오는데 T V프로그램이어서 우리 얼굴이 나오게 될 것이라 했다. 나는 그냥 스치어 가는 정도로 알았는데, 직접 화면을 보니 많은 분량이 나와 우리 부부는 정말 놀랐다. 생각지도 않은 어쩌다 스타부부가 된 것이다. 우리 부부는 ‘어쩌다 사장’ TV 프로그램 덕분에 생활의 활력소가 된 재미있고 아름다운 추억거리가 생겨서 기쁘고 행복하기만 하다.
스타(Star)는 빛나고 아름답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무수한 별들은 정말 신비스럽고 아름답다. 이리하여 대중문화를 이끌어가는 인기가 있는 운동선수나 연예인들을 ‘스타’라 부르나 보다. 스타는 한 시대의 생활상과 감성을 대변하는 사람들 같다. 나는 대중문화를 이끌어 가는 스타들을 존귀하게 생각한다. 수많은 스타들은 대중에게 선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이다. 연예계의 방송프로그램은 대중들에게 시대공감을 공유할 수 있게 이끌어가고 있으니 참으로 훌륭하다는 생각이 든다.
스타들은 대중들의 인기도에 민감해서인지 끊임없이 노출되는 자기의 이름 아래 달린 악성댓글에 시달리어 유명을 달리하는 스타들도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알 수 없는 것은 악성댓글을 게시하는 사람들인데, 그 마음 자체가 이미 피폐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스타들도 사람이니 대중들이 너그럽게 이해하고 사랑해 주는 마음으로 격려해주면 활력소가 생겨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 텐데…. 스타는 대중이 만들고 대중은 스타들을 보면서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최선을 다하는 스타나 제작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시청하면 그 어떤 프로그램이라도 더 흥미로울 것이다.
나는 시간 활용법이 서툴러서인지 TV 앞에 앉아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지 못하여 늘 아쉬움이 있다. 대신 이민 초창기와는 달리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이 늘었다. 그래서인지 신세대 스타들은 낯설지만 새로운 세대를 이끌어가는 희망의 꽃을 보는 것 같아 좋기만 하다. 어쩌다 스타가 된 날, 나에게 다가와 부드럽게 귓속말을 해준 젊은 연예인 덕분에 나는 흥겨움에 젖어 큰일이 날뻔한 위기를 묘면 하는 체험도 했다. 이번 ‘어쩌다 사장’ 프로그램에 참석한 출연진들 전부가 사랑이 넘치는 스타들이었다. 자기 잘난 척하는 스타들이 아니라, 정말 대중을 존중하며 친밀감을 주는 스타들이어서 잊지 못할 것 같다.
어쩌다 스타부부가 된 우리 부부는 tvN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 ‘어쩌다 사장’ 이야기만 나오면 행복해진다. 주위 사람들과 함께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재밋거리를 선물해준 제작진에게 감사하며, 더 좋은 프로그램이 나오길 기대하는 마음은 웬일일까. 어쩌다 스타부부가 되었으니 아리랑 스타부부가 될 가능성도 있겠다 싶다. 살다 보면 누가 알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