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야기- 인생/은파 오애숙
이 가을 또 하나의 그리움 휘날리는 건
멀리에서부터 부고장 한 장 날아왔기에
가는 길 멈춰 서서 인생 휘도라 보노라니
쌍곡선이 우리 앞길에 늘 놓여 있었네요
깊은 산, 떨어져 내리는 계곡의 폭포수도
얕은 시냇줄기의 맛도 봤던 기나긴 세월
작금 희로애락 세파 속 파고에 휘청이나
세월 강에 내려놓고 빛바랜 낙엽 봅니다
한 때에는 함께 손잡고 호숫가 거닐다가
인생의 행복이 무엇이런가 사유하면서
때로는 함께 오색 찬란한 무지개를 쫓아
기아의 늪에서 허우적이던 사이었기에
우리의 나이가 아무리 이승 등지고 가도
아깝지 않다 할 나이건만 서글퍼지는 건
한동안 쭈욱 함께 같은 길 동행하던 이가
현장 이슬처럼 하루아침 사라져 갔기에
쾌거에 함께 웃고 슬픈 비애 닦아주었던
그대 고운빛 모습이 아직도 선연 하건만
이 아침 마른하늘 날벼락 치는 부고장에
눈물이 하염없이 목 울음 차 고여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