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진 시인

조회 수 491 추천 수 1 2023.01.31 21:41:38

                             

                              발견의 재미와 사랑과 감동을 주는 동시

  

                                                                                김진광(시인, 평론가)

 

 

 

1. 의사 시인이 주는 동시 선물

김태홍 시인은 월간 한비문학으로 등단하여 시집을 이미 3권이나 낸 시인이지만, 이번에 내는 동시집 딱 하루만 안 되겠니?는 첫 동시집인 셈이다. 필자는 김태홍 시인이 동시로 등단한 격월간 잡지에서 동시평과 아동문예문학상심사를 주로 맡아했는데, 그래서 이번 동시집에 해설을 맡게 되었다. 동시집을 내기 전에 작품 선정과 차례 선정, 동시집 제목 등에 관해 의견를 주고 받고 작품 토론도 하면서 아직 만나지는 못해도 가까워 졌다.

 

김태홍 시인은 마음의 보약, 동시 읽기에서 안녕, 친구들! 나는 경북 상주에 사는 의사 시인이란다. 시집을 3권 내고 이번 친구들에게 선물할 첫 동시집을 내며, 동시쓰기가 시보다 더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어. 그건 너희들이 볼 것과 먹을 것을 골라주어야 하듯, 너희들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와 표현과 거기에 또 색깔과 리듬과 재미를 동시 속에 버무려 넣어야 하니까.”라고 한 걸로 보아, 주 독자인 어린이들에게 선물할 동시에 대해 세심한 배려가 있음을 알 수 있으며, 필자 또한 어린이가 읽으면 마음의 보약이 되는 좋은 동시집이라고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리고 동시집에 실린 소재와 내용도, “어릴 적 아름다운 추억의 동산, 병원이나 가족, 길에서 만나는 친구들, 자연을 소재로 하여 동심의 눈으로 어린이 마음을 담아 쓴 작품이란다. 내 고향 산골마을에서 가재와 물고기를 잡고, 참외 서리를 하고, 가오리연과 방패연을 높이 띄우던 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친구들아! 동시가 상상력과 창의력의 향상에는 보약이란다. 의사 시인이 선물한 동시를 읽으며 늘 즐겁고 건강하여라.”라며, 먹는 보약 못지 않게 마음의 보약을 선물하는 의사 시인의 마음을 담고 있다.

 

발견의 재미와 사랑과 감동을 주는 동시란 주제로 동시집 딱 한 번만 안 되겠니?책 속으로 독자들과 함께 동시 여행을 떠나볼까 한다 감상을 돕는 시해설은, 1눈물 흘리는 눈 사람에서는 <어머니와 가족관련의 감동적인 내용>, 2하룻밤 쉬어가도 좋아에서는 <동물, 곤충, 식물들의 발견의 재미와 의미가 담긴 이야기>, 3우리는 모두 스타에서는 <아이들의 생활체험과 상상력이 담긴 이야기>, 4저녁 노을이 한 일에서는 <우리 것, 자연에서 깨달음의 동시>로 내용을 나눈 각부별로 독자들과 함께 재미난 동시 감상 여행을 떠나 보자.

 

2. 어머니와 가족관련의 감동적인 동시

이 세상에 어머니가 없이 태어난 사람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향을 그리워 하듯, 어머니가 자식에게 주는 사랑만큼은 못하지만 어머니를 사랑하고 그리워 한다. 여기의 시적자아도 어릴 적에 헤어진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간절하고 감동적으로 작품에 나타나 있다.

 

파란 하늘은 하얀 구름으로

온갖 모양 마술을 부린다

 

해가 나오면 달을 숨기고

달이 나오면 해를 숨긴다

 

달이 뜨면 별도 뜨고

달이 지면 별도 진다

 

내가 잠들면 별이 나타나고

별나라에 엄마, 우리 엄마

 

하늘은 별을 숨기고

별 꽃밭에 우리 엄마를 숨긴다

 

하늘아, 하늘아

부탁이 하나 있단다.

 

내 생일 선물로, 하늘나라 계신

우리 엄마, 딱 하루만

지구로 보내주면 안 되겠니?”

-딱 하루만 안 되겠니?전문

 

위에 소개한 동시는 시인의 대표작으로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내가 잠들면 별이 나타나고, 별나라에 가신 우리 엄마를 별꽃밭에 하늘이 숨기는 시적 발상의 상상력은 놀랍다. 그래서 하늘에게 부탁이 하나 있다고 한다. “내 생일 선물로, 하늘나라 계신/ 우리 엄마, 딱 하루만/ 지구로 보내주면 안 되겠니?”하고. 아마도 이 말을 하느님이나 하늘이 정말 들을 수 있다면 감동하여, 소원을 들어주리라 생각된다.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면 생일날 꿈에서라도 만나게 해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읽는 사람의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좋은 동시이다.

 

엄마가 보고 싶으면/ 뒷동산에 올라 연을 날린다/ 높이 더 높이 날아가/ 엄마 있는 곳까지 날아가 다오// “보고 싶어요!”/ 뭉게구름에게 편지 부탁해/ 엄마 있는 곳으로 날려 보낸다// 동산 위 쟁반 같은 보름달에/ 엄마 얼굴 그려본다// 별들이 총총 빛나는 밤하늘/ 별 하나하나에 엄마 이름 새겨/ 하늘 위에 흩뿌려 본다// 펑펑 눈이 가득 쌓인 날/ 앞마당에 엄마 눈사람 만들어/ 가만히 안아본다// 얼마가 지났을까요?/ 엄마 눈사람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눈물 흘리는 눈사람전문

 

방패연아,/ 가오리연아/ 높이 더 높이 / 솟아라.// 우리 엄마 계신/ 하늘나라/ 끝까지.// 가서,/ 엄마를 좀/ 찾아줘!// 연줄을 타고/ 지구에 다시/ 내려오시게.

- 엄마를 찾아줘전문

 

위의 글 눈물 흘리는 눈사람에서 글쓴이는 엄마가 보고 싶으면, 하는 일이 있다. 뒷동산에 올라 연을 날린다. 높이 더 높이 날아가 엄마 있는 곳까지 날아가 달라고 한다. “보고 싶어요!”하고 뭉게구름에게 편지를 부탁해서 엄마 있는 곳으로 날려 보낸다. 동산 위 쟁반 같은 보름달에 엄마 얼굴 그려본다. 별들이 총총 빛나는 밤하늘에는 별 하나하나에 엄마 이름 새겨서 하늘 위에 흩뿌려 본다. 시인의 상상력이 맘껏 발휘된 작품이다. 그런데 마지막 부분의 표현은 더 뛰어나고 감동적이다. 엄마가 보고 싶어 눈내린 날 만들어 놓은 눈사람이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닌가?

 

연날리기의 기원은 적군을 공격하기 위하여 연을 사용했다는데, 이것이 나중에 민속놀이로 되었다고 한다. 글쓴이의 엄마를 찾아줘에서는 하늘나라에 사는 엄마를 우리나라 민속놀이의 하나인 연날리기를 이용하여 찾는다. 글의 발상을 우리나라 민속놀이에 접목한 것이다. 마지막 부분 연줄을 타고/ 지구에 다시/ 내려오시게.’의 부분 상상력이 신선하다.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니가 연줄을 타고 지구에 내려오는 것은 우리나라 전통 동화 나뭇군과 선녀에서 하늘나라의 선녀가 밧줄을 타고 사람이 사는 산속의 연못으로 내려오고 올라가는 발상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노처녀 우리 고모/ 화려한 웨딩드레스 속에/ 이슬처럼 빛나는 진주는/ 기쁨으로 알알이 매달려 있고// 길게 펼쳐진 카펫 위/ 수놓은 빨간 장미는/ 곳곳에 향기와 가시를 품고 있다// 부디 행복하게 잘 살아달라고/ 우리 할머니 간절한 마음을 담아/ 온 몸으로 노래하는 피아노 건반들// 한바탕 터지는 박수와 웃음 속에서/ 오색 풍선들이 목적지도 모른 채/ 하늘로 꿈을 안고 솟아오른다.// -고모야, 행복해!

-고모 결혼식 날전문

 

오늘은 칠월 칠석/ 일 년에 단 한 번/ 견우와 직녀가/ 하늘에서 만나는 날// 이 땅에선 우리 가족/ 하늘이 한 번 맺어준 인연으로/ 지구에서 만나/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지요// 서로 함께 손을 잡고/ 서로 함께 등을 긁어주며/ 어려운 고개고개를/ 슬기롭게 넘지요// 오늘은 칠월 칠석/ 평생에 단 한 번/ 견우와 직녀가 만나듯/ 우리 가족 만남의 인연/ 하느님, 감사합니다

-칠월 칠석전문

 

위에 소개한 2편은 가족의 일을 동시로 표현한 동시이다. 고모 결혼식 날에서는 시집을 안가서 걱정을 하던 노처녀 고모가 시집가던 날 결혼식장을 배경으로 글쓴이가 느낌 점을 동시로 나타내었다. 부디 행복하게 잘 살아달라고 할머니와 가족이 기도하고 있다. 사물인 피아노가 온몸으로 축하해주는 표현이 재미있다.

 

칠월 칠석에서는 우리나라 전설인 칠월칠석을 작품 속에 끌어들여서 하늘이 맺어준 가족의 인연에 감사하는 종교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가족이란? 작품 속의 표현처럼 서로 함께 손을 잡고/ 서로 함께 등을 긁어주며/ 어려운 고개고개를/ 슬기롭게 넘지요.’이런 것이 아닐까요? 작품의 마지막에서 우리 가족 만남의 인연을 하느님께 감사하고 있다.

 

3. 동물, 곤충, 식물들의 발견의 재미와 의미가 담긴 이야기

여기서는 달팽이 이야기, 열대어 쿠피 이야기, 새벽 산책길에 듣는 갖가지 새와 짐승 소리들, 야생화와 들꽃 이야기, 눈으로 보는 봄의 오캐스트라 등 재미난 이야기가 아름다운 동시로 나타나 있다.

 

달팽이가 등에 집 한 채 지고

폐휴지 높이 싣고 가는 손수레 끌고 가는

할아버지처럼 온몸으로 이사를 간다

전세 값 올라서 변두리로 이사를 가는지

이웃의 아파트 쳐다보기가 고개 아픈지

개발에 자연이 그리워서 떠나가는지

땀방울인지 눈물인지 흘리며 간다

서산에 걸린 해를 밀면서 느릿느릿 간다

맘 놓고 먹고 쉴 곳을 찾아서

온 몸의 감각으로 안테나를 세우고

등허리 지붕 위로 툭툭 떨어지는 빗방울

배고프겠다.”

마당가 채소밭이 저녁식사하고

하룻밤 쉬어가라고 한다

- 하룻밤 쉬어가도 좋아!전문

 

하룻밤 쉬어가도 좋아!에서 달팽이는 움직일 때 등에 집을 지고 다닌다. 달팽이가 폐휴지 높이 싣고 가는 할아버지와 전세값 올라서 변두리로 이사를 가는 서민들, 개발에 밀려서 떠나는 가난한 사람들에 비유로 사회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이사가는 달팽이는 땀방울인지 눈물이지 흘리며 느릿느릿 간다. 그때 마당가 채소밭이 손을 내민다. ‘마당가 채소밭이 저녁식사하고/ 하룻밤 쉬어가라고 한다얼마나 마음 따뜻한 동시인가? 이 동시를 읽으며 우리 어린이들이 이웃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손을 내미는 따뜻한 채소밭과 같은 마음을 길렀을 때 보다 좋은 사회 아름다운 사회가 가꾸어지리라. 이 동시와 비슷한 이야기로 쿠피, 잔잔한 평화가 있다. 열대지방에서 이사온 새끼를 낳는 작은 물고기 쿠피가 먼 고향 생각을 잘 이겨내고 적응하여 친구들과 어울려 평화롭게 잘 지내는 이야기를 잔잔하게 동시로 작품화하였다.

 

이른 아침 산책길/ 들려오는 하모니// 뻐꾹 뻐꾹/ 부엉 부엉/ 꼬꼬댁, 꼬꼬./ 짹짹짹, 짹짹짹짹./ 꿩꿩/ 멍멍, 멍멍멍……// 그 소리를 모두/ 거두어 싣고// 털털털털털털털/ 이장님 경운기 밭으로 간다.

- 새벽의 합창전문

 

톡 톡 톡, 치는 봄비 노크에/ 겨울이 놀라 서둘러 떠나고// 졸졸졸, 흐르는 개여울은/ 개나리 잠을 깨우네// 살랑살랑 봄바람 간지럼에/ 꽃망울 웃음 터지고// 딸랑딸랑 밭고랑 누렁이 소리에/ 까투리, 푸드 득 날 때/ 산 목련꽃도 사르르 꽃 지네// 산중턱 붉게 물들이는 진달래/ 온갖 벌 나비들이 윙 윙 모여들고//쫄랑쫄랑 뒤 따라가는/ 검둥이 꼬리 위로/ 노랑나비 한 마리/ 하느작하느작 떨어질 듯 붙어간다

- 봄의 오캐스트라전문

 

꽃비 내리는/ 벚나무 아래/ 가만히 누워본다.// 눈앞에 마주한 파란 하늘/ 내 맘속으로 들어와/ 꿈을 보여 달라고 한다.// 연처럼 훨훨/ 높이 띄워주겠다고// 활짝 핀 벚나무 꽃처럼//

- 벚나무 아래서전문

 

위에 소개한 3편의 동시는 모두 농촌의 자연의 서정을 노래한 동시이다. 새벽의 합창은 아침 산책길에서 들리는 뻐꾸기, 부엉이, , 참새, 누렁이 소, 까투리, 강아지 소리를 소리 흉내말로 재미있게 그린 동시이다. 이 작품을 돋보이게 하는 표현은 마지막 부분이다. ‘그 소리를 모두/ 거두어 싣고// 털털털털털털털/ 이장님 경운기 밭으로 간다.’ 얼마나 재미있고 참신하고 역동적인가?

 

봄의 오캐스트라는 제목처럼 봄의 동시로 듣는 봄의 교향곡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앞에 소개한 동시가 소리 중심의 청각적 이미지가 잘 구사된 동시라 한다면, 이번에 소개하는 동시는 소리에 눈으로 그림을 보듯 볼 수 있는 시각적 이미지가 잘 어우러진 아름다운 동시이다. ‘톡톡톡, 졸졸졸, 살랑살랑, 딸랑딸랑, 푸드득, 사르르, 윙 윙, 쫄랑쫄랑, 하느작하느작친구들아, 한번 소리내 봐, 재미있을 거야! 이런 소리와 모양 흉내말이 동시를 더 재미있고 시의 분위기를 서정적으로 만든다.

 

벚나무 아래서는 벚나무 꽃이 떨어지는 나무 아래 누워서 자신의 꿈을 상상한 동시이다. 파란 하늘이 네 꿈을 보여달라 한다. 그러면 네 꿈을 연처럼 훨훨/ 높이 띄워주겠다고한다. ‘활짝 핀 벚나무 꽃처럼그렇게 해주겠다고 한다. 좀 늦을 수 있고 작을 수는 있지만, 꿈은 언젠가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앞에 소개한 작품 외에도 자연 보호 관련 동시 산들산들 하늬바람에/ 꽃송이 흔들며/ 춤을 추고 있는/ 꽃을 꺾지 마!// 중략 // 벌 나비 찾아오는 / 그 꽃 다 지기 전에는/ 꽃을 꺾지 마! (꺾지 마!일부)’가 있다. 그리고 발길 끊긴/ 외로운/ 산 길// 수줍은 듯/ 고개 숙여/ 살며시/ 웃고 선/ 야생화// 이름을 불러주고 싶은데……// 이름을/ 몰라/ 미안/하구나!(야생화전문)’ 등 야생화나 들꽃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동시들도 있다.

 

4. 아이들의 생활체험과 상상력이 담긴 꿈 이야기

무더운 여름 밤

냇가에 모여들고

홀랑 벗고 도랑으로 뛰어들어

다투어 반대편 둑으로 헤엄쳐간다

원두막 밭에 잠들어 있는

향긋한 수박을 서리 해 들고

고인돌 위에 올라앉아

한 여름 더위를 쫓는다.

팔과 머리를 사정없이 모기가 물어도

수박씨처럼 입안에 가득한

여름밤의 이야기

웃을 때마다 튀어나오는 수박씨로

별 하나 별 둘……

뜨거운 밤하늘 별을 심는 아이들

- 여름밤전문

 

까까머리 아이들 서너 명/ 책보자기 허리에 매고/ 논 지름길로 달린다.// 보리깜부기 따먹고/ 밀 껌도 만들어 씹고/ 고추잠자리 잡고 가재도 잡고/ 흙구슬 만들고……//도랑물과 경쟁하며 달려간다./ 책보자기 속 빈 도시락/ 쟁그랑 소리 내며 땅 위로 딩군다//깔깔깔 웃으면서/ 집까지 다 왔네.

- 하굣길전문

 

 

위에 소개한 동시 2편은 시인이 어릴 때의 오래된 체험을 손자들에게 들려주는 동시라고 볼 수 있겠다. 여름밤은 냇가 건너 편에 수박밭으로 친구들과 옷을 벗고 헤엄쳐 건너가, 원두막 안에서 지키는 할아버지 몰래 수박서리를 해와서 먹는 장면을 동시로 실감나고 재미나게 표현하였다. 팔과 다리를 사정없이 모기가 물어도 수박 먹느라 정신이 없다. 수박씨처럼 입안에 가득한 여름밤의 이야기가 아닌가? ‘웃을 때마다 튀어나오는 수박씨로/ 별 하나 별 둘……/ 뜨거운 밤하늘 별을 심는 아이들의 끝부분의 시적 표현에서는 시인의 어린 시절 추억이 하늘의 별처럼 아름답다.

 

하굣길도 머리를 빡빡 깎고 책보자기를 허리에 매고 논길을 걷고 달리는 아이들이 집으로 오면서 하던 놀이-보리깜부기 따먹고/ 밀 껌도 만들어 씹고/ 고추잠자리 잡고 가재도 잡고/ 흙구슬 만들고-가 눈에 보이듯 회화적이다. 허리에 맨 책보자기 속 빈 도시락이 쟁그랑 소리 내며 땅에 뒤굴고, 놀이하며 웃다가 보면 집까지 오게되는 즐거운 아이들의 꿈을 키우던 이야기이다.

 

동쪽 하늘에 새 별 하나/ 반짝이며 탄생하면// 서쪽 하늘 끝으로 일직선을 그으며/ 유성하나 쏜살같이 진다// 하늘에 별 하나 떨어지면/ 땅에서 별 하나 탄생하고// 하늘 여행 모두 끝낸 별은/ 지구로 돌아온다// 지구 여행을 모두 끝낸 우리는/ 하늘로 돌아간다// -그럼, 우리는 모두 스타네요//별들의 숨바꼭질은 계속되고/ 술래는 영원히 잡히지 않는다

- 우리는 모두 스타전문

 

위의 동시 우리는 모두 스타는 하늘의 별 하나 유성으로 떨어지면, 땅에서 별 하나 아이로 탄생한다는 꿈과 우주적 상상력으로 쓴 동시라고 할 수 있다. 지구의 여행을 끝낸 별(아이)는 하늘로 돌아가고, 하늘의 여행을 끝낸 별(아이)는 지구로 돌아온다. 그래서 그럼, 우리는 모두 스타네요라는 발견의 재미가 있는 꿈꾸는 둣한 환상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동시이다. 친구들아! 소개한 작품 외에도 무지개 다리, 하늘은 요술쟁이등 어릴 적에 체험한 이야기나 아이들의 꿈을 노래한 시들을 동시집에서 더 찾아서 더 감상해보자.

 

5. 우리 것, 자연에서 깨달음의 동시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란 말을 어린이 여러분도 들어보았을 것이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이 수출로 살아가다가 보니, 우리나라는 농산물을 외국에서 많이 수입 하게 된다. 그래서 힘든 농민들이 내거는 말이다. 이 땅에 사는 사람이 이 땅의 작물을 먹는 것이 몸에 좋은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우리의 것을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우리의 것을 지켜주고 사랑하겠는가? 아래의 동시 2편은 우리나라에 피는 들꽃’,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꽃 무궁화사랑을 노래한 좋은 동시이다. 읽으며 우리 것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보자.

 

아무리/ 추워봐라// 아무리/ 더워봐라// 아무리/ 태풍이 불어와 봐라// 들꽃은/ 핀다// 우리나라/ 들과 산으로// 우리나라/ 예쁜 들꽃은 핀다

- 우리나라 들꽃전문

 

연초록 잎과 진한 초록 잎 사이사이/ 조롱조롱 맺은 꽃송이들/ 대한민국 아이들처럼 예쁘다// 백의민족의 얼로 피고지고/ 끊임없이 피고 지는 무궁화// *일편단심이란 꽃말을 새기면서/ 남들이 봐주지 않아도/ 남들이 찾아주지 않아도/ 고귀하고 청초한 모습으로/ 오직 대한민국 하나로/ 순백의 푸른 빛 떨치며/ 태극기 바람에 펄럭이며// ! !/ ! !/ !// 대한민국!/ 외치고 있다

- 무궁화, 우리나라 꽃전문

 

사람들은 자연을 통해서 깨달음을 많이 얻는다. 자연인 하늘, 바다, , , 구름, 바람, 햇살, 땅 등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고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를 배운다. 자연은 사람들의 스승이기도 하다. 다음에 소개하는 2편의 동시는 자연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는 작품이다. 가을은 구름과 단풍의 수놓는 것이 사람들이 수놓는 것과 다름 아님을 말한다. 이 가을 뜰에 서면, ‘내 마음 자락에도/ 단풍잎 고운/ 물이 들겠다는 가을과의 합일(같은 마음이 됨)의 느낌을 노래한 동시이다.

 

저녁노을이 한 일에서는 하루가 끝나는 저녁노을의 의인화로, 하루를 마치면서 나쁜 일은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화나서 달아오른 얼굴은 찬물에 세수하고, 오늘 밤은 좋은 꿈만 꾸어야지 다짐한다. 그것을 아침이 모르게 하겠다고 다짐하는 좋은 동시이다.

 

구름은/ 파아란/ 하늘을/ 닥지닥지/ 수놓고//

단풍은/ 푸르른/ 산을/ 울긋불긋/ 수놓고//

많은/ 사람들은/ 거리를/ 형형색색/ 수놓는다//

!/ 가을 뜰에 서면/ 내 마음 자락에도/ 단풍잎 고운/ 물이 들겠다

- 가을전문

 

다 보았다/ 또 다 들었다//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 오늘 하루 일 마치면서/ 나쁜 일은 기억에서 지워버리자// 달아오른 얼굴/ 찬물에 세수하고// 산 너머에 이브자리 펴야겠다/ 오늘 밤은 좋은 꿈만 꾸어야지// 저녁노을이 한 일/ 아침이 모르게……

- 저녁노을이 한 일전문

 

지금까지 우리는 발견의 재미와 사랑과 감동을 주는 동시란 주제로 동시집 딱 한 번만 안 되겠니?책 속으로 독자들과 함께 동시 여행을 하였다. 여행 순서로, 1부에서는 <어머니와 가족관련의 감동적인 내용>, 2부에서는 <동물, 곤충, 식물들의 발견의 재미와 의미가 담긴 이야기>, 3부에서는 <아이들의 생활체험과 상상력이 담긴 이야기>, 4부에서는 <우리 것, 자연에서 깨달음의 동시>로 살펴보며 동시 여행을 하였다. 어린이 친구들과 한 동시 여행이 즐겁고 재미있었으면 좋겠다.

 

동시집을 펴낸 김태홍 시인의 아버지는 일본 유학파 출신이었고, 어머니는 부산에서 미용을 하였는데, 서울로 미용 시험을 보러 갔다가, 육이오 전쟁이 터져 행방불명이 되어서 지금까지 만나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이 시집에는 하늘의 별나라에 계실 어머니에 대한 어릴 적 그리움과 사랑이 진하고 감동적으로 나타난 동시들이 많다. 이 동시집이 헤어져 생사를 모르고 어린 시절을 가슴 아프게 살아온 김태홍 시인과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실 시인의 어머니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따뜻한 위안이 되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이 동시집이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 사랑 받기를, 훌륭한 제2동시집이 다시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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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탄광문학 부문을 수상한 김진광 시인(전 삼척 미로중 교장)1951년 삼척에서 태어나 1980'소년', 1986'현대시학'으로 등단해 시집으로 '참매미는 참말만 한다','모시나비' 등 활발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삼척문인협회장을 맡고 있다. 김진광 시인은 최근 발간된 '한국탄광시전집'23편의 탄광시가 수록될 만큼 탄광지역에 대한 치열한 문학기록 업적으로 월인문학상 탄광문학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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