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하여

                                                                      정순옥

  ~을 위하여!

  참으로 신나는 말이다. 여럿이 모여서 샴페인을 터트리며 서로를 향해 “ ~을 위하여!” 하면 힘이 나고 사랑이 싹터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네 인생살이는 어찌 보면 항상 누군가를

또는 무엇인가를 위하여 살고 있지 않나 싶다. 자기 가정을 위하여 학교를 위하여 나라를 위하여 온 인류를 위하여……무엇인가를 위하여 서로서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다. ~을 위하여 살아가는 헌신과 사랑의 고귀한 정신이 있기에 이 세상은 아름다울 수밖에.

  자기를 부정하고 희생적인 사랑으로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참으로 고귀하다. 자식을 위하여 희생하는 부모님, 미래시대를 위하여 학생들을 가르치시는 교육자들,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인들, 사명감에 오지로 떠나는 선교사님들, 여러 직종에서 최선을 다하며 누군가를 위하여, 무언가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들은 숭고하기까지 하다. 어쩌면 하루의 삶을 현실에만 두지 않고 미래의 꿈과 희망을 위하여 일할 때 보람과 행복을 느낄 수 있겠다. 과거 선인들의 위대한 삶을 보면 이 세상 자유와 평화를 위하여,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 자기 자신을 희생할 때 인류의 가장 중요한 ‘사랑’을 후세들에게 전해주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나는 부족하지만 기독교 신앙정신으로 한평생을 살아와서인지 무슨 일이 있으면 성경말씀이 떠오르곤 한다. 하나님의 독생자, 죄 없으신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살이 찢기고 피 흘리시며 “다 이루었다.” 하시면서 고귀한 생명을 받쳐, 나같이 죄 많은 인류를 구원해 주신 무조건적인 사랑. 그래서 하나님을 믿는 신앙인들의 삶은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해야 함을 안다. 이런 큰 사랑뿐만 아니라 인생살이의 여러 형편에 따라 누군가를 위하여 헌신적인 사랑을 해야 할 경우도 있다. 누군가를 위하여 헌신적인 사랑을 주었을 땐 그것으로 만족하고 행복해야 할 일이다. 때로는 은혜를 외면하는 태도에 삶의 공허함을 느끼지 않으려면. 근래에 난 어느 모임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흥분된 어조로 한 사람이 말한다. 세계적인 유행병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시장터에서 하던 가게를 문을 닫게 되었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편이 치매현상이 오더니 갈수록 심해지고 있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형편이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라서 할 수 없이 옛날에 부도가 나서 어려운 형편이었을 때 도와주었던 사람을 찾아갔단다. 지금은 사업이 잘되어 골프 치러 세계를 돌아다닐 만큼 부를 누리고 살고 있는데도 자기의 어려움만 얘기해 기가 막혔단다. 자신이 어려웠어도 더 어려운 상태에서 허덕이기에 도와주었는데 세상에 이럴 수가 있는 거냐며 울분을 참기 힘들어했다. 안타까운 현상이지만 누군가를 위하여 헌신하면 그것으로 충분해야 한다는 생각에 내 마음이 머문다. 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의 마음이 은혜를 저버리지 않는 사람으로 변화시켜 주십사하고 전능자에게 기도할 수 있겠다.

  인간은 행복한 삶을 위하여 자기 혼자만이 살 수 없다. 그러기에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말할 것이다. 서로서로 누군가를 위하여 살아갈 때 아름다운 사랑의 꽃이 피어나지 자신만을 위해 살면 고독할 수밖에 없다. 사회라는 무대 위에서 생명과 삶의 보람을 느끼려면 ~을 위하여 살아가는 향기로운 태도일 것이다. 아름다운 꿈을 안고 더불어 살아가는 인생살이는 누군가를 위하여 사랑을 베풀며 살게 된다. 무엇을 위하여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뚜렷한 삶의 목표와 진실된 과정이 있으면 성공된 인생살이가 아닐까 싶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삶의 과정이 중요한 것은 나뿐만 아니라 옆에 있는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가만히 생각해본다. ~ 을 위하여 인생살이를 살아갈 때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이루어질 수 있을까? 누군가를 위하여 살아갈 수 있는 힘은 자기의 능력으로만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신령한 힘이 아니면 이루어질 수 없다. 삶의 질과 가치를 높이는 ~을 위하여 희생의 사랑을 함은 참으로 경이로운 일이다. 하루를 살 때 무언가를 위하여 삶의 방향을 정하면 더욱더 생의 의욕이 생기고 보람찬 인생살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 노년인데 사회에 봉헌하며 삶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있다. 기적을 일으킬 수 있는 기도는 할 수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꽃을 보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집 앞뜰에 정성껏 꽃 한 송이를 심고 가꾸는 일. 또 있다.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과 달이 조국을 위해서 휴전선을 지키고 있는 국군장병들의 다정한 친구가 되어 주기를 바라는 기도. 싱그러운 나뭇잎들 사이로 부는 소슬바람이, 하늘에서 내리는 눈꽃송이가 내일을 위해 힘들게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꿈을 실어다 주고 희망을 주기를 바라는 기도다. 또- 또-있다. 수많은 기도의 제목들이 생각 속으로 밀려오고 있다.

  나는 미주이민 1세로 열심히 살았지만 무엇을 위하여 살았는지 이루어 놓은 것이 하나도

없기에 부끄러워 더욱더 작아지는 느낌이다. 소인이지만 컴퓨터 앞에 앉아서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다. 아름다운 세상과 지구촌의 평안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