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들의 간절한 바람은 내 눈으로 뭔가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일 겁니다.
혼자서도 불편 없이 길을 건너고,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도 보고.
그런 기적 같은 일들이 실제로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김성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백발의 노부부가 서로를 부둥켜안고 흐느낍니다.
시력 질환으로 10년 넘도록 보지 못했던 아내의 얼굴을 다시 본 겁니다.
◀ 알렌 드라드(68살)/시각장애인 ▶
"보인다! 당신의 모습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야."
이런 기적 같은 일은 '바이오 안경' 덕분입니다.
망막에 수십 개의 전극을 심고, 특수카메라가 달린 안경을 쓰면, 촬영된 이미지가 여러 개의 점들로 사물의
형태를 이뤄 실제 보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겁니다.
미국 식품의약국 승인 아래 지난해부터 시술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시력 장애를 갖고 있던 캐나다의 한 산모는 처음 아기의 얼굴을 볼 수 있게 됐고,
◀ 캐티 베이츠 ▶
"태어나서 처음 보는 아이가 제 아이라는 사실이 가슴 벅찹니다."
남의 도움 없이 거리를 활보하고 차로를 건널 수 있게 된 시각 장애인도 여럿입니다.
가로, 세로 5cm 정도 크기의 글씨도 술술 읽어냅니다.
◀ 폴 한/듀크대 교수 ▶
"획기적인 기술이고, 눈을 더욱 안정되게 하는 것이 다음 단계입니다."
망막이 손상되지 않은 환자만 시술이 가능하고, 시력 자체를 회복시켜 주는 건 아니지만 잇따른 시술 성공 사례는
시각장애인들에게 큰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