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크기 선사시대 생물
사람 크기 선사시대 생물(EPA=연합뉴스) 크기가 2m 정도로 사람만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선사시대 생물 아에기로카시스 벤물래(Aegirocassis benmoulae)의 상상도.
4억8천만년 전의 고래라고 할 수 있는, 사람 크기만한 랍스터 화석이 발견됐다고 텔레그래프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로코에서 발굴된 이 랍스터는 2m 크기의 선사시대 생물로 당시는 생명체가 본격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하던 때였다.
이 생명체는 지금의 갑각류, 곤충, 거미 등의 조상인 해양동물그룹 아노말로카리스과(Anomalocaridid)에 속한다.
이 과에 속하는 동물들이 대부분 둥그런 입 속에 날카로운 이를 가진 상어 같은 최상위 포식자이지만, 이번에 발견된 랍스터(학명 아에기로카시스 벤물래·Aegirocassis benmoulae)는 '순한 거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현재의 고래처럼 바닷물을 들이마셔 그 안에 있는 자그마한 '음식물'을 걸러내 섭취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견된 생명체가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거대 여과섭식동물(filter-feeder)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이처에 아에기로카시스 연구 논문을 발표한 옥스퍼드대 앨리슨 댈리 박사는 "이 생명체는 당시 존재했던 동물 중 가장 거대했던 것 중 하나였을 것"이라며 "여과방식은 동물들의 가장 오래된 음식물 섭취방식인 것으로 보이는데 이전 것들은 크기가 작고 대체로 해저 바닥에 붙어서 생활하는 것들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발견된 것은 자유롭게 헤엄치는 여과섭식동물로, 생물대형화 현상(gigantism)의 가장 오래된 사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학명 '아에기로카시스 벤물래'는 이 화석을 발굴한 모하메드 벤 물래의 이름을 따 붙였다.
다른 해양동물 화석이 눌린 이파리처럼 납짝한 데 비해 3차원의 입체적 형태를 띤 이 화석은 이례적으로 잘 보존된 상태로 발견됐다.
댈리 박사는 "3차원 상태로 발견돼 해부학적 구조를 파악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