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하려면… 입문계가 좋아요? 시럽계가 좋아요?"

 발음이 비슷해서 헷갈려요

  
"취직하려면… 입문계가 좋아요? 시럽계가 좋아요?"
인터넷에서 우스개로 도는 글입니다만, 비슷한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입문계('인문계'를 뜻함)로 갈까요? 시럽계(실업계)로 갈까요?"

'에이 설마 저런 걸…' 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 글은 어떤가요.
"전 컴퓨터 쪽에 무뇌한이니, 인터넷 관련해선 묻지 마세요."

일상에서 발음이 비슷한 엉뚱한 단어를 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때로는 언론사 기사에서도 이런 사례가 보입니다. 윗문장에서 '무뇌한'은 '뇌가 없는 사람' 정도의 뜻일 텐데요. 자기자신을 과격하게 낮추는 의도라면 모르겠지만, 정확히는 '문외한'이 맞는 말입니다. 글자 대로 설명하자면 전'문'영역의 '외'부에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애인과 헤어졌을 때엔 뭐라고 하시나요. 시련 당했다? '연'애에 '실'패했다면 '실연'이 맞는 말입니다. 물론 실연을 당하면 시련의 시기를 지나겠지요.

뇌 신경 세포 손상으로 인한 질병인 '치매'와 '침해'를 헷갈려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침해'는 말 그대로 '침'범해서 '해'를 입힌다는 뜻입니다.

이 밖에 인터넷에 도는 '틀리기 쉬운 맞춤법'에서도 눈길가는 사례들이 있는데요. 1위에 오른 '어의(임금의 의사, 또는 임금의 의복)없다'는 '어이없다'를 잘못 쓴 말이고, '문안하다('안'부에 대해 질'문'하다)'는 '무난하다(난해함이 없다)'를 잘못 쓴 겁니다.

한글날의 한 설문조사에선 에어컨의 실외에 두는 기계인 '실외기'를 '시래기(무청이나 배추 잎을 말린 것)'로 쓰는 경우가 '충격적인 맞춤법 실수' 상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잠시 저의 어린시절 영어 실수담을 꺼내보겠는데요. TV에서 외국인이 뭐라고 얘기를 하는데 한국(Korea)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 같더군요. 궁금해서 화면 자막을 봤는데 전혀 상관없는 얘기였습니다. 제가 들은 건 '코리아(Korea)'가 아니라 '커리어(career, 직업경력 또는 직장생활)'였는데요. 영어에 '문외한'이라 발음 비슷한 두 단어를 구분할 능력이 없었던 겁니다.

앞의 여러 사례와 같은 상황을 피하려면 우선 헷갈리는 두 단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각각의 뜻이 어떻게 다른지 구분할 수 있어야겠지요.

그러려면, 잘 걸러진 글을 많이 접하는 게 필요할 텐데요.
영국에선 나이를 먹을 수록 책 읽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휴가기간에 TV·인터넷 시간을 줄이고 그 기간에 책을 3권을 읽는다고 합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나이가 들수록 책에서 멀어지는데요. 학생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읽는 책의 권수가 줄고, 그나마 읽는 책도 입시와 관련된 것, 대학에선 취업과 관련된 것 위주라고 합니다.

이번주 문제입니다. 다음 ' ' 표시된 단어 중 맞는 표현은 어떤 것일까요?
1. 석면은 '바람물질'이라 건강에 해롭습니다.
2. 선생님, '오회말카드'에 이름을 잘못 썼는데 바꿔주세요.
3. 휴식시간에 게임하는 걸 왜 뭐라고 하나요? '사생활침해' 아닌가요?
4. 한 경기 5홈런? 그건 '유래없는' 일입니다.

정답은 3번입니다.
1. '발암물질(암을 유발하는 물질)'이 맞습니다.
2. 'OMR카드'입니다. 시험 답안을 적는 카드로 컴퓨터가 맞고틀림을 분석합니다.
4. '유례없는(유사한, 같은 사례가 없는)'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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