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 | 신성철 수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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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묘미
瑞奉 신성철
93세 노인이다. 어릴 때부터 책이 좋아 가까이에 두고 평생을 읽고 있다. 사람마다 읽는 방향이 다르다. 그래서 지금 쓰는 묘미는 내 묘미다. 늙은이의 넋두리다.
일본사람들이 36년 동안 우리나라 역사책은 전국을 뒤져서 다 태워버렸다. 우리 역사를 자기들 맘대로 새로 썼다. 이 역사책이 제국사관 역사책이다. 상고사에서 단군시대가 신화라고 송두리째 지워 버렸다. 그러나 광복이 되고 1983년부터 윤내현 교수가 피나는 노력으로 참된 우리나라 상고사를 찾아내었다.
교과서까지 수정하게 하였다. 중국의 “동북공정”을 반증할 수 있는 소중한 성과까지 거두었다. 환웅시대 배달의 나라라고 한다. (BC 3898-BC 2208년) 1565년 동안 열아홉 왕이 다스렸다. 중국과 접경하고 교류가 찬란했다. 다음 단군조선 시대다. (BC2333-BC238) 2096년 동안 47대 왕이 다스렸다. 평화스러운 역사다. 환웅시대는 중국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 중국 태호복희 씨가 나라를 연 것이 BC3528-BC3413이다. 중국역사까지 일본이 위조할 수는 없었다. 환인, 환웅, 단군, 시대가 밝아졌다. 윤내현 지음 ‘고조선 연구’를 정독했다. 윤 교수를 진심으로 존경한다. 바른 역사를 알게 되어서 행복하다.
일본 상고사는 거짓말이 많다. 수년 동안 많은 책을 읽어 보았으나 참된 역사를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2002년에 일본 사학가 이시와타리 신이치로가 「백제에서 건너간 일본 천황」이란 책을 출판했다. 그 책에 “제10대 왕 스진(崇神)천황(BC97-BC30)이 실제로는 제1대 일본 천황이다. 스진(崇神) 천황은 백제 개로왕의 동생이다.”라고 썼다. 그전 9대까지 왕은 만들어낸 거짓 왕이라고 했다. 많은 다른 거짓 왕에 대해서 낫낫이 지적했다. 정말 통쾌한 글이다. 저자에게 경의를 표한다. 일부나마 진실 된 사실을 알게 되어서 기쁘다. 일본도 밝은 역사를 알게 된다고 기대된다.
유교는 공자, 노자, 장자, 그 외 기라성 같은 현자들이 많은 경전을 남겼다. 경전을 읽고 배우면서 감사한다.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주자학파가 실권을 잡고 수백 년 동안 통치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상민들과 여자들과 어린아이들이 불행했다. 여자들이 자녀와 함께 노예로 학대받는 드라마를 보면서 얼마나 치를 떨었는가. 그 당시 중국에는 인간 평등을 주장한 양명학파가 있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주자학파들이 양명학자는 다 죽였다. 불행한 나라다.
일본은 도쿠가와 시대가 열리면서 우리나라에서 주자학을 받았다. 무식한 성주와 무사들을 강제로 교육해서 주자학으로 제 무장했다. 그 당시 양명학자들이 인간 평등과 지행합일을 가르치고 있었다. 다행히 큰 박해 없이 성장해서 매이지 위신 전에 양명학이 일본을 지도하게 되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과 동남아를 정복한다는 잘못된 국시가 팽창해서 일본이 우리나라를 강제합병했다. 계속 중국과 동남아를 점령하다가 망하고 말았다. 그런데 우리가 합병당하면서 우리나라 주자학이 무너지고 말았다. 바로 양반 상놈이 없어졌으나 너무나도 통쾌한 사실이다. 나는 일본 양명학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양명학에 관한 책을 다시 읽으면서 남북통일을 앞에 둔 우리 민족의 포용정신의 속 좁음에 비애를 느낀다.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다. 석가모니께서는 죽음을 각오하고 보리수나무 밑에 앉아 명상에 들었다. 죽기 직전에 깨달았다. 그는 중생을 고에서 해방하기 위해서 사성제와 팔정도를 가르쳤다. 평생 개인구원을 설하고 열반에 들었다. 부처님이 서거하고 오백 년이 지나서 대승불교가 탄생했다. 만인 구원을 설하고 구원에 인도하는 육 파라밀이 있다. 석가모니 부처시대를 소승불교라고 한다. 불교 경전은 팔만대장경이 있다. 수시로 불경을 읽고 선정에 들어가 하늘의 소리를 듣는데 감명 깊다.
기독교도 깨달음의 종교라고 나는 믿는다. 예수님이 죽음을 각오하고 광야에 들어가서 40일을 굶고 명상에 들어갔다. 죽기 직전에 깨달았다. 마귀의 시험에서 물욕과 명예욕과 권력욕에서 해탈했다. 예수님은 3년이란 짧은 기간 동안 피땀, 피눈물, 배고픔, 절망, 살점이 찢어지고 피를 흘리면서 사선을 넘는 아픔을 몸소 당하면서 보여주었다. 이것이 기독교의 장점이다. 참 행복은 아픔과 고통을 이겨 내는 데서 온다고 가르쳤다. 나는 신약성경을 읽으면서 선정에 들어가서 예수님과 대화하며 배운다. 예수님의 고난의 백 분의 일도 견디지 못한 내가 늘 부끄럽다.
천도교는 깨달음의 종교다. 근세에 새로운 철학이 등장했다. <신新서학>이다. 이를 주장하는 대표적인 학자가 미국의 철학자요, 신학자인 화이트헤드다. 그가 과정 신학을 발표하면서 자기 철학이 한국 최제우의 철학과 같다고 했다. 1860년 4월 수운 최제우는 이른바 경신년 체험을 통해 민족에 대한 자각과 종교적 큰 깨달음을 얻었다. 자기 철학을 서학에 대하여 동학이라고 했다. 오늘날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신, 자연, 인간의 조화를, 찾고 있다.
이제 미래의 세계는 동서철학이 없어지고 하나의 세계철학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수운과 화이트헤드의 이상적인 상호보완을 통해서 세계철학을 창출해 낼 것이라고 기대한다. 동학이야말로 가장 한국적이고 세계적인 사상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동경대전>과 <용담유사>에서 배우면서 즐긴다.
독서의 묘미를 체득하면서 보람을 느낀다.
약력:
1922년 광주광역시 출생
1958년 단국대 국문과 졸업.
에세이포레 등단. 한국문혐 및
한국문협 미주지회 수필분과 위원
2013년 제25회 서울문예창작 문학상 수상
저서: 『묘현사의 밤』『 정담의 향기』
문명시대를 연 민족
瑞夆 신 성 철
철학자 칼 야스피스는 인류문화를 원시시대, 문명시대, 차축시대, 기독교시대로 나뉘어 설명했다. 차축시대는 기원전 2세기에서 8세기 사이인데 이때에 인류문명의 주축이 형성되었다고 했다. 차축시대 이전에는 이성과 합리성보다는 신비와 신화적인 것이 더 지배적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원시시대가 기원전 3∼4 천 년경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기원전 5천 년 경에 서남아시아 북부 지그로스 산맥에서 알 수 없는 문화 민족이 5천 년을 살고 있었다. 그들은 평지로 이주하고 싶어서 황무지로 변해있는 메소포타미아를 답사 중이었다. 타민족과 싸우지 않고 살 수 있는 곳을 물색 중이었는데, 그곳의 남서방면이 황무지로 방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물이 있고, 고기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식물도 자라고 있었다. 그런데 사는 사람이 없다. 홍수가 잦아서 땅이 황폐해져서 경작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이곳을 그들은 적지라고 생각하고 주거지 만들기에 착수했다. 관개시설부터 시작해서 마침내 그곳에 문명의 도시국가를 만들었다. 그리고 수메르란 나라가 생겼다.
수메르에는 문자가 있었으며, 지금 21세기에서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화생활과 똑같은 문화인들이었다. 6을 기본수로 해서 60진법을 쓰고 있었고, 10진법까지 함께 썼다. 이것이 수메를 인이 만들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없다. 글을 점토(粘土)에 써서 고도의 열로 구어 점토판을 만들어서 책으로 보존했다. 그런데 4천여 년의 수메르 최첨단 문명국가가 갑자기 천재지변의 홍수로 수몰되고 말았다. 문명이 순식간에 수몰되고 없어지니 시대는 암흑시대로 후퇴되었다.
그 후 2천 년 이 지나서 희랍문명과 이집트문명이 형성되는데 수메르문명이 그 기초에 영향을 많이 주었다. 그리고 두 문명이 인류문명의 시원으로 20세기까지 대접을 받고 있었다.
20세기가 되어서 우연히 고고학 탐사팀에 의해서 지하에 수몰된 수메르 국가를 찾게 되었다. 토판이 번역되면서 주전 5천 년 경에 살았던 수메르인들이, 벽돌 이층집에서 살고 있었으며 철학, 예술, 음악, 문학, 법학, 등, 현대에서 가지고 있는 것이 모두 다 갖춰져 있었다. 정말 지구가 생긴 이후 믿기 어려운 위대한 문명의 발견이었다.
수메르 문물이 무역을 통해서 동방의 페르시아와 인도에 전래하였으며, 다시 동남아와 중국 연안 지역 등으로 전파되었다는 기록도 나왔다.
수메르의 법률과 종교에 관한 학문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쳤다. 창세기의 낙원, 카인과 아벨의 싸움, 바벨탑, 홍수, 같은 얘기들이 모두 수메르문학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시편에 있는 시문들은 수메르의 예배의식문이며, 애가서는 수메르 문헌이다. 잠언도 수메르의 교훈, 속담, 전설을 편집한 것이다. 솔로몬의 노래 같은 것은 유대교 문헌답지 않은 것인데 수메르의 연가에서 나온 것이다. 이러한 사실들이 계속해서 발표되고 있다.
그런데 지금도 세계에서 풀지 못한 불가사의한 것이 3가지가 남아있다. 미국의 대지를 8천 년 동안 지켜온 인디언들, 마야문명과 잉카문명의 주역들, 그리고 수메르 민족이 어느 나라 사람인지 알지 못하고 있다. 지상에서 어느 나라도 우리 민족이라고 나서는 나라가 없다. 다만 우리나라 상고사에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는 확실한 기록이 있다. 그 증거가 토판이 발표되면서 밝혀지고 있다.
파밀 고원에서, 천산산맥으로 이주한 우리 민족이 오랜 세월 지내다 보니 다음과 같이 12부족으로 커졌다. 비리국, 양운국, 구막한국, 구다천국, 일군국, 우주국, 개현한국, 구모액국, 매주여국, 서남아국, 선비국, 수밀이국, 이다. 이 중 10번째 서남아국이 거대한 무인지경인 미국을 8천 년 동안 지켜온 인디언들이다. 11번째 선비국이 전 세계가 아직도 따라가지 못한 마야와 잉카문명의 주역들이다. 12번째 수밀이국이, 바로 수메르 인들이다. 나머지 9족이 만주에 배달 나라를 새웠다. 중국에서는 활을 잘 쏘는 민족들이라고 해서 9이족이라고 호칭한다. 고산에서 산양하며 살았기 때문에 모두 활의 명수들이었다.
20세기가 되어서 메소포타미아에 있는 이락은 물론이고,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서독, 일본까지 수메르 토판 발굴에 동참하고 있다. 더 많은 토판을 획득하기 위한 전쟁터가 되어있다. 문재는 가져간, 토판들이 문단별로 가져가지 못한 것이 많아서, 문장을 만드는 작업이 몹시 어렵다 고한다. 그러나 학자들은 불가능이 없다. 속속들이 문장이 발표되고 있다.
기독교가 “에덴동산”을 만들면서 전적으로 수메르문학 에 의존했다. 바벨탑은 수메르인들의 “하늘님께” 제사지내는 제단이었다. 구약성경은 모세 5경을 제외하고는 수메르문학을 통째로 옮겨 놓았다. 이러한 사실들이 계속 발표되고 있으니 흥미롭다.
수메르 문화가 인류에 미친 영향은 아직도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앞으로의 발굴 결과가 점점 새로운 사실을 첨가해 나갈 것이며 새로운 놀라움을 안겨줄 것이다. 그러나 수메르 문명은 그들이 지그로스 산맥에서 살면서 완성되었다. 세계 각지에서 위대한 문명을 만들어낸 우리 민족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특히 메소포타미아에서 4천여 년 동안 문명을 자랑하든 수메르 동족들에게 명복을 빌며 찬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