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계간지가 사상 처음으로 5쇄에 들어갔다.
문학동네는 지난해 11월 말 발간한 계간 문학동네 겨울호가 4쇄까지 매진돼 최근 5쇄에 들어가 1000부를 추가로 찍었다고 24일 밝혔다. 겨울호는 초판 5000부를 비롯해 4쇄까지 모두 8000부가 팔렸다. 문학계간지는 문학 마니아층에서나 소비되는 전문지이다. 게다가 소설 단행본도 1만부를 넘기 힘든 점을 감안하면 여러 작가의 소설과 시, 평론 등을 모은 계간지가 1만부에 육박하는 발행량을 기록한 것은 이례적이다.
창간 20주년 기념호로 제작된 겨울호는 주목받는 신예부터 중견작가까지, 한자리에 모이기 어려운 작가들의 작품이 고르게 포진한 ‘소설 특집’으로 꾸민 것이 인기몰이의 비결로 평가되고 있다. 김훈·김연수·은희경·성석제·김영하·박현욱·김언수·천명관·박민규·김유진·손보미 등 11인 11색의 최신 단편소설이 실렸다.
문학동네는 겨울호에 실린 단편 소설을 모아 소설집을 낼 예정이었으나 계간지 판매가 호조를 보이자 애초 계획을 접기로 했다.
염현숙 편집국장은 “소설집을 내기로 했지만 계간지를 계속 찍어내는 것도 우리 출판 시장에서 의미가 크다고 판단해 소설집을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소설 특집의 판매 돌풍에 고무된 문학동네는 다음 달 발간되는 봄호도 850쪽 분량의 특집으로 꾸밀 예정이다. 소설가 최윤과 이기호의 단편을 비롯해 소설가 황석영과 문학평론가 신영철의 대담, 소설가 박민규의 산문 ‘진격의 갑질’ 등이 실릴 예정이다.
역대 가장 많이 팔린 계간지는 1994년 겨울에 발간된 문학동네 창간호로 1만부 넘게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