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호 희곡. 소설가

조회 수 6803 추천 수 8 2015.04.29 08:29:37

 

                             트라우마를 향해 돌진하는 롤러코스터 탑승자

 

                                                                                                              이언호 희곡. 소설가

 

 

  이언호의 <로러코스터>는 현란한 묘사와 치밀한 지적 소재의 배치를 통해 실체를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이다.
  미국의 어느 기업 채용면접에 초청된 고스트라이터인 '나'는 실체를 알 수 없이 모호하기만 한 공간에서 기약도 없이 기다리고 있다. 시계가 없는 방,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 같은 모닝콜, 3D 입체영상이 현란하게 펼쳐져 환상을 보도록 강요되는 곳. 작품 속에서는 '나'가 오래전 실패를 겪고 밑바닥 인생을 전전하다가 지금은 미국에 건너오게 되었다는 정도의 정보가 주어질 뿐 그가 머물고 있는 공간의 실체에 대해서는 철저히 숨기고 있는 형국이다. 실체가 모호하기만 한 공간에서 '나'가 가지게 되는 몽환적인 느낌과 현기증마저 불러오는 무질서한 관찰의 파편들은 독자들을 그러한 환상적 공간에 끌어들이기 위한 장치가 된다. 혼란스럽기만 한 현란한 묘사로 일관하는 서술을 따라가다 보면 그것이 마치 롤러코스터에 탑승한 사람이 보게 되는 주위 풍경과 흡사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어느새 그러한 서술에 동화된 독자 자신이 롤러코스터에 탑승한 것과 마찬가지의 상태가 되어버렸음을 깨닫게 된다. 작가는 다양한 지적인 소재들을 배치하고 있으며 독자들은 그러한 장치들과 지속적으로 유희를 벌이도록 유도된다. 일단 시계를 치워 버리고, 에셔나 바자렐리의 그림, 연극학 이론의 구절, 몽환처럼 들리는 음성, 실제와 분간할 수 없는 수준의 가상현실, 그리고 소설 속에서 펼쳐지는 한편의 연극 등을 통해 사위를 분간하고 의식을 정리할 새도 없이 지적의 유희의 향연이 펼쳐진다. 마치 롤러코스터 탑승객이 주위에서 펼쳐지는 풍경들을 미쳐 포착하거나 분간하지 못한 채 속도에 몸을 맡긴 것처럼 전개되고 있다. 롤러코스터 탑승자에게 보이는 풍경은 불현듯 의식의 바닥 밑에 잠재되어 있던 무의식을 되살아나게 하고 마침내 '나'는 자신을 초청한 CEO여인 곧 17년 전 사라졌던 아내와 대화를 시작한다.
  이 순간 이 작품은 의식의 두터운 덮개를 들춰내고 17년 동안 짓누르던 고통의 실체를 인식의 표면위로 떠오르도록 한다. “내면의 슬픔은 자유를 억압하지만, 창조하는 사람에겐 축복이다”라는 문장이 “슬픔은 축복이다”라는 의미를 알아채기 어려운 문장으로 바뀌듯이, 면접에 초청된 고스트라이터라는 실체는 사라지고 17년 전의 고통의 원천과 조우하는 것이 이 작품의 결말이다. 정신분석이란 분석 대상자의 방어기제가 쌓은 견고한 벽을 뚫고 그로 하여금 고통의 실체와 대면하게끔 만드는 것이 요체라는 것을 상기한다면, 이 작품에서 몽환적으로 펼쳐진 ‘나’의 롤러코스터 타기란 결국 17년 전의 운명을 직시하게 되는 과정, 즉 일종의 정신분석 과정이 된다. 고통과의 대면이라는 정신분석의 과정을 고스란히 소설의 몸체로 삼고 있는 이 작품에서 주목할 것은 고통 그 자체보다는 고통과 대면하기까지의 일련의 몽환적인 과정 자체임은 물론이다.

  복잡하게 산재되었던 지적 유희의 향연은 각각의 소재들이 만들어내는 의미보다는 그러한 정리되지 못한 소재들이 궁극적으로 과거의 고통을 직시 하게끔 유도하는 장치로 기능 하는 셈이다. 사라진 아내와 그로 인한 인생의 파국이라는 트라우마의 실체에 접근하기까지 현란하게 펼쳐졌던 묘사와 참신한 소재들은 여타의 평 이한 소설들이 선사하지 못하는 묘한 지적 쾌감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단편소설 <롤러코스터> 에 대한 장두영<문박.서울대 대우전임 교수>의 한국소설 11월호 월평 전문

 

이언호의 사진(본인)ok.jpg

   이언호 희곡.소설가

 

 

학력:

       1940년 서울생

       성균관 대학교 국문과 졸업.

       동 대학원 수학

       The J. Paul Getty Center Education Institute

 

수료경력:

신춘문예 동아일보 희곡 기관실 사람들당선

문공부 예술창작공모 장막희곡 돌쌈가작입상백상

예술대상 희곡상 수상

미주 한국 문학상 수상 (수상작 장편소설 길가는 사람들)

미주 한국 펜 문학상 수상(수상작 단편소설 개똥벌레들 날다)

 

서울 드라마센터 총무과장 역임서울 예술대학 교수 역임한국

희곡작가협회 감사역임미주문인협회 이사 역임

미주 크리스천 문인협회 회장 역임

미주 문학단체 연합회 상임공동의장 역임

The J. Paul Getty Center Docent.

 

현재:

한국 소설가협회 회원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및 미주지회

상임고문(미주지회 회장 역임)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미주위윈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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