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역사를 바로 세우는 차원에서 ‘20달러 지폐’ 속 인물을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6일 오피니언 면에 현재 20달러 지폐에 들어있는 7대 대통령 앤드류 잭슨(1829~1837)의 초상화 대신 잭슨 대통령의 인디언 탄압정책에 맞섰던 체로키 족의 지도자 존 로스를 넣어야 한다는 주장을 게재했다.
미국 공영방송(NPR)의 유명 진행자 스티브 인스킵은 “잭슨 대통령은 각각 인디언과 스페인으로부터 앨라배마주와 플로리다주를 빼앗은 미국의 건설자지만, 그 과정에서 인디언들을 몰아내기 위해 사용한 잔인한 방법들은 미국의 명예에 먹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잭슨에 맞서 20년 동안 항전한 로스가 20달러 지폐의 상징성에 어울리는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미 재무부는 1928년부터 20달러 지폐에 잭슨의 초상화를 사용하고 있다.
잭슨은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전인 1820년대부터 민병대를 이끌며 조지아주에서 정착해 살던 크리크족과 체로키족을 수천㎞ 떨어진 오클라호마주로 몰아냈다. ‘눈물의 길’로 알려진 강제 이주 과정에서 1만4,000명이던 체로키 족 가운데 1만명 이상이 희생되는 일이 발생했다. 잭슨과 그 동료들은 이렇게 빼앗은 인디언 땅을 헐값으로 사들여 대규모 농장을 건설하는 방법으로 많은 재산을 모았다.
인스킵은 “잭슨 대신 인디언 지도자만을 넣는 게 어렵다”며 “지폐에 두 사람의 초상화를 함께 넣은 것도 방법”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여성인권 단체 쪽에서는 인디언을 탄압한 잭슨을 축출하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여성 인권을 강조하기 위해 20달러 지폐에 역대 여성운동가를 넣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