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싱키와 핀란드를 산책하는 법

조회 수 7675 추천 수 1 2015.05.12 17:20:28
                                                                                    헬싱키와 핀란드를 산책하는 법


백야가 시작된 초여름의 헬싱키는 평화 그 자체다.
풍요로운 자연 속에 아기자기하게 가꾸어진 디자인 도시 헬싱키와

중세 도시 포르보를 걷노라니 어느 장면 하나 예술이 아닌 게 없다.
헬싱키 초행자를 위한 버킷리스트.

 

헬싱키에서 조금 떨어진 중세 도시 포르보의 평화로운 길목

헬싱키에서 조금 떨어진 중세 도시 포르보의 평화로운 길목.


자정이 가까워졌을 때에야 하늘 끝이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자정이 가까워졌을 때에야 하늘 끝이 붉게 물들기시작한다. 헬싱키의 백야다.


헬싱키 곳곳에서는 개를 산책한다

헬싱키 곳곳에서는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시장에서 만난 과일 노점상.

항구 주변에 펼쳐진 노천 시장에서 만난 과일 노점상.



막 여름에 접어든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Helsinki는 일곱살짜리 어린아이의 얼굴처럼 말갛고 싱그럽다. 목뒤가 따가울 정도로 쏟아지는 햇살에는 설렘이 가득하다. 손에 꼽힌다는 헬싱키의 화창한 날씨, 무척 귀하다는 햇볕으로 달궈진 공기는 공원 곳곳에서 펼쳐지는 아티스트들의 공연으로 알록달록 물든다. 오후 4시쯤 되면 공원은 퇴근하는 이들로 가득 메워진다. 벤치에 앉아 한가로이 책을 읽거나 잔디밭에 누워 온몸으로 햇볕을 반긴다. 헬싱키의 여름이 ‘자연이 주는 최대의 선물’이라던 여행 책자의 글귀가 떠오르는 순간, 동행한 핀에어의 커뮤니케이션 매니저인 마리Mari Rouvi가 말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 어디에서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겨울엔 거리에서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거든요.”

오후 5시쯤 되면 거리는 여전히 밝지만 바람은 제법 차가워진다. 낮 길이가 19시간 정도 되는, 해가 지지 않는 백야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것은 5월에서 8월 사이. 에스플라나디Esplanadi 공원을 걷는 동안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이들과 종종 마주쳤다. ‘복지 천국’이라고 불리는 핀란드에서는 개 팔자도 상팔자다. 핀란드의 개들은 하루에 두 번, 총 3시간은 산책할 법적 권리가 있다. 색색깔의 꽃이 피어 있는 잘 가꾸어진 공원 잔디 위에서는 연인들이 기대앉아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고 있다. 공원을 벗어나자마자 그림 같은 항구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항구 주변에는 배에서 갓 잡아 올린 신선한 해산물들과함께 농산물, 과일, 기념품, 액세서리 등을 파는 노점상이 늘어서 있다. 이곳은 헬싱키에서 가장 유명한 시장이다. 한 상인이 치킨과 연어, 작은 민물고기인 무이크 튀김을 섞은 핀란드 전통 음식을 먹어보라고 권했다. 가격은 10유로 정도 하는데 둘이 먹기에 충분한 양이다. 3유로를 내고 후식으로 먹을 싱싱한 라즈베리 한 봉투까지 산 후 방파제 위에 걸터앉았다. 갈매기 무리들이 정수리에 닿을 듯 말 듯 낮게 비행하며 주위를 둘러싼다.


에스플라나디 공원에서 만난 뮤지션들.

에스플라나디 공원에서 만난 뮤지션들.


알토대학교

알토대학교 도서관 내부


키아즈마 현대미술관.


키아즈마 현대미술관.


인테리어 주방용품 매장

인테리어 주방용품 브랜드 이딸라 매장.

핀란드 대표 라이프스타일 아르텍의 매장 내부

핀란드 대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아르텍의 매장 내부.


시나몬롤

영화 <카모메 식당>으로 유명해진 시나몬롤.


레스토랑 파랑의 내부.

레스토랑 파랑의 내부.


중세시대의 창고였던 레드 웨어 하우스.

중세시대의 창고였던 레드 웨어 하우스.


무민 가족캐릭터의 모래조각

무민 가족 캐릭터의 모래 조각.


포르보의 길에서 만난 아기자기한가게

포르보의 길에서 만난 아기자기한 가게.


아트 팩토리 건물의 외관.

아트 팩토리 건물의 외관.


크루즈 선착장

크루즈 선착장과 아름다운 마을 풍경.



1 헬싱키 맛보기

초여름의 헬싱키는 밤 9시에도 환하다. 긴 낮만큼 헬싱키 사람들의 저녁 식사 시간도 엉덩이가 아플 만큼 길다. 코스 요리는 천천히, 여유롭게 테이블 위에 오른다. 이들의 저녁 식사는 기본 2시간에서 3시간 사이. 대부분 식사와 함께 와인과 샴페인을 즐긴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레스토랑을 찾는다면 핀란드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마스터 셰프 수오미Master Chef Suomi>의 심사위원이었던 토미Tomi Bjorck의 레스토랑 ‘파랑Farang’을 추천한다. 이곳은 요리도 훌륭하지만 구아바 셔벗에 바닐라 코코넛 스톡을 얹은 디저트 ‘홀라홀라2Hola Hola2’가 유명하다. 핀란드 현지의 참 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레스토랑 ‘아텔리에 피네Atelje Finne’를 예약하자. 생선, 양고기, 돼지고기 요리 등 풍부한 식감의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일본 영화 <카모메 식당>에 나온시나몬롤로 유명한 조그만 카페 ‘카빌라 수오미Kahvila Suomi’에서 북유럽에 어우러진 동양의 감성을 만끽하는 것도 좋겠다.



2 핀란드 디자인 탐험하기

디자인은 스웨덴과 러시아의 오랜 지배로 점철된 역사, 길고 혹독한 겨울 날씨에 시달리는 핀란드 사람들에게 위안과 활력의 매개다. 춥고 어둡고 지겨울 만큼 긴 겨울에서 오는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해 핀란드 사람들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인테리어 디자인을 연구, 발달시켰다. 화려하면서도 모던하고 심플하면서도 질리지않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은 오랜 인고 끝에 얻은 다디단 열매인 셈이다. 그 대표적인 숍들은 에스플라나디 공원 주변에 위치해 있다. 아르텍Artek은 1935년 핀란드를 대표하는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알바 알토를 비롯한 4명의 젊은 디자이너들이 창립한 매장이다. 이곳에서는 모더니즘의 미학으로 풀어낸 유니크한 실루엣의 가구들과 조명들을 만나볼 수 있다. 배송 문제만 뺀다면 높은 환율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보다 훨씬 저렴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핀란드를 대표하는 패션&디자인브랜드인 마리메꼬Marimekko, 핀란드의 자작나무로만든 공예 제품 브랜드인 아리카Arikka, 유리 디자인 제품으로 유명한 브랜드인 이딸라iittala의 매장은 구경만으로도 엔도르핀이 솟는다. 지금 핀란드에서 주목받는 로컬 브랜드가 궁금하다면 문 앞에 디자인 지구 공식 스티커가 붙어 있는 곳을 찾자. 이 스티커가 붙은 매장은
디자인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핀란드 정부가 선정한 곳으로 헬싱키 내에 약 170여 곳이 있다.



3 핀란드인처럼 문화생활 해보기

핀란드인들은 공사장이든 관공서든 오후 2시가 되면 일제히 커피와 케이크를 나누어 먹는 브레이크 타임, 피카FIKA를 가질 정도로 여유를 중요시한다. 여가와 문화생활이 일상화되어 있기 때문에 공원 벤치와 노천카페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헬싱키에서 가장 유명한 도서관은 아라비아 팩토리에 위치한 알토대학교 도서관이다. 핀란드의 디자인, 건축, 예술 관련 서적이 가득한 곳으로 보기만 해도 멋진 아르텍 체어들이 구석구석 무심하게 놓여 있다. 도서관이 이들의 생활의 일부인 것처럼 미술관 역시 마찬가지다. 핀란드의 국내외 예술 작품들은 키아즈마 현대미술관 Museum of Contemporary Art Kiasma으로 모인다. 이 미술관은 미국 건축가 스티븐 홀이 설계한 곳으로 독창적인 동선과 모던한 인테리어가 관람자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7유로의 입장료로 디자인 기획 전시 작품과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곳으로, 핀란드 디자이너들의 감성을 엿볼 수 있다.



4 근교 도시 포르보 당일치기 여행


핀란드 남부에 위치한 포르보Porvoo는 1346년에 생긴 올드 타운으로 핀란드에 있는 6개의 중세 마을 중 하나다. 헬싱키에서 차로 약 1시간을 달린 뒤 차에서 내려 10분 정도 걸어가면 중세시대의 핀란드가 고스란히 펼쳐진다. 투박한 자갈이 깔린 울퉁불퉁하고 좁은 도로를 걷다보면 양쪽으로 그림같이 아름다운 집들이 이어진다.공예품을 파는 상점도 즐비한데 글씨 대신 이미지를 새긴 아기자기한 간판들이 이색적이다. 또 파스텔 톤의 문과 커튼 등을 보고 있노라면 ‘미미 인형의 집’에 들어온것 같은 착각이 든다. 카페와 기념품점 내부에는 중세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그림과 소품들이 실감 나게 장식되어 있다. 크루즈를 타면 아름다운 강 주변에 지어진 중세풍의 빨간 목조 건물들을 볼 수 있다. “포르보는 본래 항구도시였어요. 지반이 융기해 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요. 저기 보이는 레드 웨어 하우스는 과거에 각종 향신료와 버터, 건어물 등을 저장해두는 창고였어요. 현재는 레스토랑이나 아파트로 개조해 사용하고 있죠.” 가이드 한나 Hanna Palo는 설명한다. 1346년 당시의 숨결이 고스란히 보존된 이곳이 문화의 중심지, 인쇄 출판 사업의 중심지로 주목받기 시작한 건 많은 예술가들이 찾게 되면서부터다.포르보는 핀란드의 동화작가 토베 얀손Tove Jansson의'무민 가족’ 캐릭터가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포르보에놀러 왔던 어린 얀손이 “가장 못난 얼굴을 그려보자”며 동생과 함께 담벼락에 낙서 같은 그림을 그렸는데, 그것이 무민 가족의 시초였다. 무민 모래 조각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아트 팩토리는 공장을 개조하여 만들어진 곳이다. “이곳은 예술가들의 만남의 광장이자 차기 예술가들이 육성되는 곳입니다.” 현대미술 작가인 안티Antti H. Raatikainen의 설명이다. 중세시대 모습의 건물 속에서 현대 예술이 꿈틀대고 있었다.




핀에어와 함께하는 패셔너블한 비행

디자인 항공사 핀에어와 함께 디자인 도시 핀란드로 향하는 스타일리시한 여행길에 올랐다.

세계적인 디자인 도시 헬싱키로 향하는 여정은 마리메꼬의 대표 문양인 우니꼬Unikko의 플라워 패턴을 입힌 항공기 A340에 오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독창적인 컬러와 패턴으로 사랑받고 있는 60년 전통의 핀란드 대표 패션&디자인 브랜드 마리메꼬는 지난 2012년 10월에 핀에어와 디자인 협약을 맺고 2013년 5월부터 승객들을 위해 디자인된 마리메꼬 포 핀에어Marimekko for Finnair 컬렉션을 제공하고 있다. “승객들에게 즐겁고 편안한 비행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세련된 디자인을 채택하는 것 역시 고객을 만족시키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핀에어의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마리Mari Rouvi의 설명이다. 비행기 내부에서는 마리메꼬의 독창적인 패턴을 입은 헤드 커버, 베개, 담요 등의 패브릭 제품들과 접시, 컵, 주전자 등의 식기 제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승무원들의 앞치마와 유니폼에도 마리메꼬의 컬러와 패턴이 반영되어 있었다. 동승한 마리메꼬의 디자이너 새미Sami Ruotsalainen가 입을 열었다. “마리메꼬 포 핀에어 컬렉션은 자유로운 비행 이미지와 핀란드의 아름다운 경관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되었어요. 차분한 푸른색과 녹색, 밝은 회색 톤을 중심으로 시각적으로 편안하게 디자인했지요.” 이 컬렉션은 고급스러우면서도 가벼운 재질로 기체의 무게를 감소시켜 연료 효율을 높이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효과를 지녔다. 무엇보다도 매력적인 점은 핀에어의 전 좌석에서 차별없이 마리메꼬와 핀에어의 멋진 컬래버레이션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디자인 항공사 핀에어는 아시아와 유럽을 가장 빠르게 잇는 안전한 항공사로, 비즈니스 클래스에서는 침대형 좌석 및 이딸라, 마리메꼬 등의 최고급 식기, 북유럽 셰프가 제공하는 기내식 등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인 승무원 4명이 탑승해 한식 기내식을 제공하는 등 한국 현지화 서비스에 앞장서고 있다.


비행기 내부를 장식한 마리메꼬 포 핀에어 컬렉션.
비행기 내부를 장식한 마리메꼬 포 핀에어 컬렉션.

비행기 내부를 장식한 마리메꼬 포 핀에어 컬렉션.


핀에어와의 컬래버레이션을 총괄한 제품 디자이너 새미.

핀에어와의 컬래버레이션을 총괄한 제품 디자이너 새미.


우니꼬 프린트의 앞치마와 한복으로 단장한 핀에어의

우니꼬 프린트의 앞치마와 한복으로 단장한 핀에어의 스튜어디스들.


우니꼬 프린트로 래핑된 항공기 A340.

우니꼬 프린트로 래핑된 항공기 A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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