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중년 남성이 갑론을박을 벌였다. 술을 마시고 차에서 잠을 자도, 경찰 단속에 걸릴 수 있는지 여부를 놓고 맞붙었다. 쟁점은 시동을 걸지 않아도 경찰이 티켓을 발부할 수 있느냐다.
갑은 "시동만 안 걸면 된다. 운전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안 하겠다고 자는 건데 경찰이 단속할 수 있겠나. 게다가 차 안은 개인의 사적 공간이다"라고 말했다.
을의 주장은 다르다. 을은 "운전석에 앉아 있다는 것 자체가 운전할 생각이 있다는 얘기다. 운전을 못 할 정도로 취한 상태라면, 술김에 시동을 걸고 차를 움직일 수도 있지 않은가"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논란이 될 만한 일이 LA한인타운에서 벌어졌다.
▲ 기사내용과 아무런 관계가 없음
LA경찰국(LAPD) 올림픽 경찰서 경관들은 지난달 29일 올림픽/하버드 불러바드 교차로 인근에서 주차된 차에 있던 장모(32)씨를 발견했다. 장씨는 당시 술에 취한(혈중 알코올 농도 0.16%) 채 운전석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시동은 꺼진 상태였다. 과연 경관들은 장씨를 체포했을까.
장씨는 음주운전(DUI)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시동은 꺼져있었지만 차를 몰았던 정황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LAPD 측은 "스트리트 파킹을 했는데 차가 아주 삐딱하게 서 있었다. 엔진에 열기도 남아 있었다. 조사를 통해 장씨가 술을 마신 곳이 약 3마일 떨어진 곳이었다는 것도 밝혀냈다"고 체포 이유를 밝혔다.
LAPD서부교통지국의 캐런 메디나 경관은 "운전자가 잠이 들기 전에 운전을 했을지 여부를 따져 적발한다. 열쇠가 꼽혀 있는지, 운전석에 앉아 있는지, 차량의 위치, 엔진 가동 여부 등을 조사한다"고 설명했다.
제임스 김 변호사는 "특히 프리웨이 갓길에 차를 세우거나, 도로변에 스트리트 파킹을 하고 술 취해 잠을 자는 경우에는 적발될 확률이 높다. 잠들기 전 운전을 안 했다는 걸 증명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요한 변호사는 "한인들의 경우 대리 운전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는데, 누군가 대신 운전을 해서 이동했다는 말도 법정에서는 증명하기가 어렵다. 술을 마시면 아예 차에 접근을 안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