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 비평사 홈페이지 캡처)
강일우 대표 "표절 사회적 기준 열어놓고 논의할 필요"
소설가 신경숙의 표절 의혹과 관련해 이를 부인하는 취지의 입장을 발표했다가 '비호' 논란과 비판에 직면했던 창작과 비평(창비)이 18일 표절 부인 입장을 사실상 철회했다.
창비 측 관계자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사과문을 게재한 뒤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표절 부인 주장은) 철회한 것으로 보면 된다"며 "당사자인 신 작가와 논의를 통해 표절 시비를 포함해 건설적인 방향으로 논의를 이끌어나가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창비는 강일우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홈페이지 첫 화면에 게재해 "(표절 의혹이 제기된) 일부 문장들에 대해 표절의 혐의를 충분히 제기할 법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독자들이 느끼실 심려와 실망에 대해 죄송스러운 마음을 담아야 했다"며 "내부 조율 없이 적절치 못한 보도자료를 내보낸 점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앞서 보도자료는 문학출판부의 논의만 거쳐 나갔지만, 이번엔 임원진의 협의를 거쳤다"며 "충분히 숙고한 창비의 입장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추후 표절에 대한 사회적 기준에 대한 공론화 등 크게 열고 논의를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평론가 정문순이 지난 2000년 문예중앙 가을호를 통해 신 작가의 '전설'이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본명 히라오카 기미타케(平岡公威))의 소설 '우국'(憂國)을 전면 표절한 것이란 취지의 주장을 폈던 데 대해 "처음 들은 내용"이라며 언급을 피했다.
국내 유수의 문예지에 이미 15년전 '전설'의 표절 의혹이 제기됐던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신 작가의 "'우국'은 알지 못한다"는 해명의 진실성에 대한 의혹은 더욱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