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네가와 스스무 연구팀은 과거 즐거운 기억을 떠올리면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 우울증이 개선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사진=RIKEN BRAIN SCIENCE INSTITUTE (理研BSI)
과거의 즐거운 기억을 떠올리면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 우울증이 개선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대 공과대(MIT) 신경회로유전학 센터와 일본 이화학연구소 뇌과학종합연구센터 소장을 겸임하고 있는 도네가와 스스무(利根川進)의 연구팀은 생쥐 실험을 통해 이 같은 실험 결과를 18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광(光)유전학 기술을 이용해 생쥐의 뇌에 빛을 쪼이면 뇌세포가 활성화되도록 쥐의 유전자를 조작했다.
먼저 수컷 생쥐와 암컷 생쥐를 함께 생활하게 하면서 '즐거운 기억'을 만들게 했다. 그런 다음 쥐를 암컷과 떼어 다른 우리에 가둔 뒤 열흘 동안 꼼짝 못하게 하는 등 스트레스를 줬다.
스트레스를 받은 생쥐는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꼬리를 잡아들어 올리거나 설탕을 줘도 반응하지 않는 등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 사람이 불안과 우울증을 겪을 때 보이는 증세와 비슷했다.
그 후 연구팀이 행복한 기억을 저장한 뇌세포에 빛을 쪼이는 자극을 5일 연속 실시했다. 그러자 생쥐가 다시 싫어하는 자극에 저항하거나 설탕물 등을 반기는 등 스트레스로 인한 이상 증세가 없어졌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도네가와 교수팀은 지난 2012년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공포기억을 지니고 있는 엔그램을 해마에서 찾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2013년에는 가짜 기억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결과를 '사이언스'에 발표했고, 2014년에는 기억을 조작할 수 있음을 보인 연구결과를 '네이처'에 발표했다. 그리고 이번에 기억상실과 관련된 논쟁을 가라앉힐 논문을 발표했다.
도네가와 스스무 소장은 면역계의 항체 다양성 메커니즘을 밝힌 업적으로 1987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단독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