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나쁘면 거짓말도 못 한다”고들 한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UPI통신은 24일 미국 과학자들의 연구를 인용, 머리가 좋은 아이들일수록 거짓말도 더 잘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노스플로리다주립대학 연구팀은 6~7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지능과 거짓말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연구팀은 아이들 137명에게 사소한 질문들이 적힌 여러 색깔의 카드를 준 뒤, 카드 뒷면에 해답이 적혀 있다고 알려줬다. 그리고는 잠시 방안에 아이들만 남겨두고 떠나면서 “카드 뒷면을 봐서는 안 된다”고 주의사항을 말해줬다.
연구팀은 다른 방에서 아이들을 지켜보며 비디오로 촬영했다. 그러고는 다시 아이들이 있는 방으로 돌아와 카드에 적힌 질문들을 던졌다. 아이들에게는 “누가 카드 뒷면을 봤는지 알고 있다”고 귀띔을 해줬다. 몰래 카드 뒷면을 봤던 아이들은 과학자들이 문제의 답과 함께 뒷면의 색깔이 뭐였는지 묻자 일부러 다른 색깔을 대답해, 뒷면을 본 사실을 숨기려 했다. 기억력이 좋은 아이들은 거짓말에도 훨씬 능숙했다.
거짓말을 잘 하는 아이들과 못 하는 아이들 사이에서 시공간적 기억력에는 차이가 없었으나, 거짓말을 잘 하는 아이들의 경우 ‘발화(發話) 기억력’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발달돼 있었다. 거짓말을 하는 데에 시각적인 이미지를 불러내는 능력은 크게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시지각 능력은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반면 언어능력은 ‘조작된 화술(내러티브)’을 내놓는 것과 관련이 깊기 때문이라고 과학자들은 분석했다.
연구를 이끈 트레이시 앨러웨이 박사는 “거짓말을 하기 위해 아이들은 상대방의 관점까지 염두에 두면서 다양한 정보의 조각들을 가지고 씨름을 해야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사고 과정, 특히 발화와 관련된 기억력이 거짓말과 같은 복잡한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