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금동대향로가 국립부여박물관을 떠나 모처럼 서울에 온다. 이태원 리움미술관의 ‘細密可貴(세밀가귀): 한국미술의 품격’ 특별전에 나들이한다. 2일부터 9월 13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회에는 한국의 명품 유물이 집합한다. 여러 시대의 장인들이 섬섬옥수 손길로 세밀하게 다듬어낸 그림과 자기나 공예품 속에서도 금동대향로는 뛰어나다.
국보 제287호 백제금동대향로.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금동대향로는 1993년 부여 능산리 절터에서 출토됐다. 앞발을 치켜든 용 한 마리가 막 피어나는 연꽃 봉오리를 물고 있는 모습은 백제문화의 걸작을 보여준다. 높이 61.8㎝, 무게 11.8㎏의 향로 뚜껑과 몸체에는 24개 산봉우리가 첩첩산중을 이룬다. 연주하는 5명의 악사와 기마상 등 16명의 인물도 곳곳에 새겨졌다. 용과 봉황은 물론 호랑이와 사슴 등 39마리의 동물이 함께 표현됐다.
국보 제287호 백제금동대향로.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국보 제287호 백제금동대향로.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고대의 백제문화는 금동대향로 속에서 재현된다. 중국 신화와 전설이 백제로 흘러와 새로운 예술로 발현되어 자연과 사람과 동물이 한데 어우러진 상상의 세계를 향로가 보여준다. 문화재청은 정교함과 화려함, 세련미와 기술력이 함축된 명품 중의 명품인 금동대향로를 생활 속에 알리는 사업을 시작한다. 맥심 헤리티지 캠페인의 하나로 동서식품 커피믹스 포장지에 인쇄된 금동대향로가 이달부터 우리 눈에 익게 될 것이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금관 대향로의 멋진 모습은 선녀가 하늘로 올라가는 형상인 것
같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