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미 '징용의 땅' 사할린 첫 무대

조회 수 8443 추천 수 1 2014.10.12 00:03:20

사할린 동포들이 고대하던 콘서트는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의 아리아로 시작됐다.

관객이 맞이한 '세기의 프리마돈나'는 우아하게 손동작을 그렸다. 짙은 원피스에 보석이 촘촘히 박힌 드레스는 무대 위 여제(女帝)에 빛을 더했다.

선율은 유즈노사할린스크의 안톤 체호프 소극장을 금세 매료시켰다. 한 많은 땅의 동포들 얼굴에도 어느새 미소가 번졌다.

yonhap_20141012141905453.jpeg

 

 

↑ 조수미, 사할린 동포와 팬에게 감사 인사 (유즈노사할린스크<러시아>=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11일(현지시간) '한인 징용의 땅'인 러시아 사할린에서 생애 첫 공연을 갖고 관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yonhap_20141012141905590.jpeg

 


↑ 조수미 사할린 첫 공연 '매료' (유즈노사할린스크<러시아>=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가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사할린에서 첫 공연을 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소프라노 조수미가 러시아 사할린 첫 무대에 섰다. 데뷔 28년 만에 '통한의 땅' 사할린에서 한인 후손들에게 '선물보따리'를 풀어놓았다.

500석을 가득 메운 청중은 곡이 끝날 때마다 시원한 박수로, 환호로 답했다.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모차르트 작은 별 변주곡'을 부르자 환한 표정을 짓더니 '내 고향 남쪽바다'로 시작되는 '가고파'에선 눈시울을 붉혔다.

고국을 떠올리는 듯 동포들의 눈망울은 어느새 그렁그렁해졌다.

두 손을 곱게 모은 조수미는 안정준의 '아리 아리랑'과 민요 '아리랑'을 선사했다. 동포들과 하나가 되고 싶다던 '아리랑' 소절에서 조수미는 깍지를 꼈다.

동포들과 섞여 앉은 러시아 관객도 공연에 매료된 건 마찬가지.

조수미는 아리랑에 이어 청중의 앙코르가 쏟아지자 조그만 쪽지를 꺼내 들었다.

"제가 러시아어를 하면 발음이 형편없지만 잘 들어주세요"

러시아 노래 '머나먼 길'은 그의 첫 사할린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조수미가 함께 부르자며 손짓을 보내자 청중의 노래가 무대 위 반주를 탔다.

사할린 무대에 선 조수미 옆에는 러시아 출신의 피아니스트와 바이올린 연주자가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머나먼 길의 마지막에는 모두가 일어나 기립박수를 아낌없이 보냈다.

딸과 함께 콘서트장을 빠져나오던 나탈리아는 조수미의 '아리랑'을 보기도, 듣기도 좋았던 최고의 곡으로 꼽았다.

콘서트에 앞서서는 한국과 러시아의 학생들이 축하공연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한국에서 온 국립전통예술중학교 학생들은 힘찬 사물놀이와 전통연희로 극장에 열기를 불어넣었고, 사할린의 에트노스 예술학교 학생들은 화답하듯 러시아 민속 무용으로 무대 위를 화사하게 만들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sort
공지 미국 질병예방 통제국(CDC) 강조하는 코로나91 증상과 주의 사항 file 웹담당관리자 2020-03-15 7615 3
공지 문예진흥원에서의 <한미문단> 지원금과 강정실에 대한 의혹 file [6] 강정실 2017-12-15 29744 12
공지 2017년 <한미문단> 행사를 끝내고 나서 file [5] 강정실 2017-12-14 27307 7
공지 미주 한국문인협회에 대하여 질문드립니다 file [9] 홍마가 2016-07-08 47359 12
공지 자유게시판 이용안내 웹관리자 2014-09-27 44008 5
1876 ***건강 상식 알아둡시다*** 박은경 2021-04-10 2446  
1875 [자유시] 혈관/피의 길 박은경 2021-04-10 142  
1874 [단시조] 꿀풀꽃--디카시 file [2] 박은경 2021-06-16 179  
1873 고향 흉내 file [1] 유진왕 2021-06-15 137  
1872 손톱 발톱[9자시] 박은경 2021-06-15 119  
1871 엉덩이 뽀두락지 난다는데... [1] 유진왕 2021-05-14 143  
1870 널 위해서 날 위해서 [1] 유진왕 2021-05-17 104  
1869 토순이 [1] 유진왕 2021-05-14 128  
1868 복숭아 거시기 [1] 유진왕 2021-05-14 113  
1867 떡 찍어 묵자 [1] 유진왕 2021-05-14 101  
1866 이사가기 쉽게... [1] 유진왕 2021-05-15 96  
1865 죽음이라는 축복 [1] 유진왕 2021-05-15 128  
1864 인종 차별 유감 [1] 유진왕 2021-05-15 131  
1863 크리스마스 선물 file [1] 유진왕 2021-05-15 91  
1862 바보들 [1] 유진왕 2021-05-17 211  
1861 코비 백신 [1] 유진왕 2021-05-15 140  
1860 [1] 유진왕 2021-05-17 1466  
1859 출출하거든 건너들 오시게 [1] 유진왕 2021-05-17 96  
1858 거 참 좋다! file [1] 유진왕 2021-05-17 99  
1857 매실차 [1] 유진왕 2021-05-17 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