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선을 넘어서면 처음 만나는 도시가 티후아나다.
멕시코 토산품을 파는 풍물시장이 볼거리다. 티후아나에서 1번 하이웨이를 따라 해안을 내려가면 로사리토와 푸에르토 누에보, 엔세나다가 나온다.
엔세나다 다운타운에서 남쪽으로 1시간쯤 내려가면 바닷물이 솟구치는 분수가 나온다.
엔세나다 다운타운에서 남쪽으로 1시간쯤 내려가면 바닷물이 솟구치는 분수가 나온다.
“이번 주말엔 차 몰고 멕시코나 다녀올까?” 남가주에 살기에 맛볼 수 있는 재미 중 하나다. 5번 프리웨이를 타고 샌디에이고를 지나면 바로 멕시코 땅으로 들어선다. 국경마을 티후아나다. 여기서 해안가 1번 하이웨이를 따라 쭉 내려가면 요즘 미국 젊은이들에게 인기있는 로사리토, 랍스터 요리로 유명한 푸에르토 누에보, 크루즈가 정박하는 항구도시 엔세나다를 만나게 된다.
국경에서 불과 70마일 거리내에 있는 마을들이다. 칸쿤, 멕시코 시티에 비할 순 없지만 짧은 일정으로 멕시코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1970년대 한국의 변두리 소읍을 연상시키지만 그래서 더 소박하고 정감있게 다가오는 멕시코로 주말여행을 떠나본다.
미국 입국 절차 때문에 다시 돌아올 때가 좀 귀찮지 가는 길은 아무런 제지없이 순식간에 멕시코 땅으로 바뀐다. 풍경이 확 달라진다. 산자락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들하며 낡고 촌스러운 거리 풍경에 자동차 매연 냄새도 코끝에 스친다.
국경 검문소를 통과하면 오른쪽으로 대형주차장이 보인다. 이 근처에 보험회사 사무실이 많은데 사고날 경우에 대비해 먼저 여기서 여행자 자동차 보험을 사는 것이 좋다. 며칠 머물 건지 어디까지 갈 건지에 따라 값이 달라지지만 대략 30달러 내외다.
주차장에서 센트로 사인을 따라가면 티후아나(Tijuana)가 나온다. 은제품 가죽제품 캐릭터 나무 조각품 등 멕시코 특산품을 파는 풍물시장이 있다. 티후아나에서 가장 번화한 레볼루션 스트리트에 있다. 사실 살 마음이 나는 물건은 별로 없다.
광장에서는 종종 공연도 하고 레스토랑에 들어가면 노래를 불러주는 악사도 있다. "아 여기가 멕시코구나." 분위기는 느껴진다.
지난해 티후아나 지역을 찾은 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납치.폭행 범죄가 급증해 현재 이 지역은 미국인 관광객들에게 주의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관광객이 줄자 바하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최근 치안을 크게 강화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인적이 드문 곳은 피하고 가급적 통행이 빈번한 길로 다니는 것이 좋을 듯하다. 멕시코 토산품을 샤핑할 게 아니라면 티후아나에 머물지 않고 곧장 1번 하이웨이를 타고 로사리토(Rosarito) 비치나 엔세나다(Ensenada)로 내려가는 것도 방법이다.
바하 캘리포니아 해안을 따라 40분쯤 내려가면 로사리토가 나온다. 한국으로 치면 강릉 정도의 나이트클럽이 유명한 해변마을이다. 라틴음악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들며 데킬라로 하룻밤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기에 미국 젊은이들이 많이들 찾는다.
바닷가 근처에 호텔에는 발코니와 테라스가 있어 고즈넉한 바다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다. 라스 로카스(Las Rocas) 리조트 & 스파(888-527-7622/www.lasrocas.com)가 운치 있고 로사리토 비치 호텔(800-343-8582/www.rosaritohtl.com)에선 밸런타인스 데이 주말 이틀간 묵는데 디너 포함해 159달러에 패키지도 판매하고 있다.
로사리토 다운타운에서 10분쯤 남쪽으로 내려오면 푸에르토 누에보(Puerto Nuevo)가 나온다. 15분이면 다 둘러볼 만큼 몇 블록 안되는 자그마한 동네에 해산물 식당만 20개가 넘게 있다. 이 촌동네가 세계 관광지도 위에 버젓이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건 멕시칸 스타일로 요리한 랍스터 덕분이다.
10월부터 3월까지가 랍스터 시즌이다. 주말 저녁이면 해산물 애호가들로 시끌벅적하다. 악사들이 식당 안팎을 오가며 로맨틱 세레나데와 마리아치 음악을 연주하는데 별미 랍스터에 양념노릇을 톡톡히 한다.
이제 마지막으로 들를 도시는 엔세나다. 티후아나에선 70마일로 2시간 푸에르토 누에보에선 1시간쯤 걸린다.
엔세나다는 LA에서 출발해 미 서부 연안을 도는 바하 멕시코 크루즈 배가 마지막으로 들르는 곳이다. 근처에 있는 플라야 엘 파로, 플라야 에스테로 등 깨끗하고 쾌적한 해변에서 보는 일몰이 인상적이다.
한인들은 어시장에 가서 해물이 듬뿍 들어간 토띠야를 먹는 것도 좋아한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맛있는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는 브롱코스(Bronco’s) 스테이크하우스, 불에 구운 치킨 타코가 맛있는 멕시코 음식 전문점 엘 차로(El Charro) 레스토랑도 권할만하며 로페즈 마테오스(Lopez Mateos) 불러바드에 자리잡고 있다.
3월말 시즌까지는 고래관광 투어가 인기다. 배를 타고 나가지 않고 토도스 산토스 베이에서도 고래를 볼 수 있다. 바다표범은 흔하디 흔하다.
다운타운에서 남쪽으로 1시간 가량 내려가면 나오는 라 부파도라(La Bufadora)도 볼거리다. 바다분수란 뜻으로 밀물과 파도가 절벽의 좁은 공간으로 밀려들어오면서 그 압력으로 인해 물이 분수처럼 20미터 이상 솟구쳐 오르는 곳이다.
한인여행사들은 대부분 티후아나/엔세나다 1박2일 투어 프로그램을 월·수·토요일 매주 세차례 운영한다. 비용도 129달러로 그리 부담스러운 편이 아니다. LA에서 샌디에이고까지 차가 밀리고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돌아올 때 입국절차를 밟느라 1~2시간 기다리는 것이 지루하긴 하지만 별 준비없이 멕시코를 여행하는데 그 정도야….
삼호관광에서 가이드를 하는 이진영씨는 “깨끗하고 멋지지는 않지만 멕시코의 단면과 풍경을 볼 수 있다”면서 “최근들어 치안상태가 불안하기도 하니 단체로 함께 다니는 것이 안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참고로 멕시코 여행자는 새로운 국경보안법에 따라 입국서류를 잘 준비해야 한다. 시민권자는 유효기간이 남아있는 여권이나 출생증명서 혹은 시민권증서를 제출해야하고 영주권자는 유효기간이 남아있는 여권에 영주권 카드를 제시해야한다. 단기체류자들은 유효기간이 남아있는 I 94폼이 붙어있는 여권을 들고가야하며 영주권 신청자들은 여행허가서를 통해 재입국 절차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