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욕은 벼르고, 칼날은 벼리고!

조회 수 2349 추천 수 1 2015.09.04 08:2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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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절을 계기로 중국의 굴기(굴起)를 보여주려고 별르고 있었다.

  한쪽에선 대화를 하고 있지만, 한쪽에선 칼날을 벼르고 있는 양상이다.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페어플레이 정신도 중요하지만 승부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가치를 지닙니다. 경기 결과에 승복하는 모습도 아름답지만 다음번 승리를 위해 전력을 쏟아붓는 모습에선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숭고한 도전정신을 엿볼 수 있지요. 때론 그 어떤 정치가의 연설보다도 더 강력하게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끌어모으는 힘을 발휘합니다.

  첫째 인용문의 ‘별르고’는 ‘벼르고’로 고쳐야 하는데요. 어떤 일을 이루려고 마음속으로 준비를 단단히 하고 기회를 엿본다는 뜻의 동사는 ‘벼르다’입니다. 벼르고 별러 떠난 세계 일주 여행, 철저한 검증을 벼르고 있는 의원들 등으로 활용할 수 있어요. 벼르고 벼르는 마음이 어떤 일을 성취하는 원동력이 된 경험이 쌓이다 보면 어렵고 힘든 일에 도전장을 내는 일이 조금은 수월해지지요.

  둘째 인용문의 ‘벼르고’는 ‘벼리고’가 맞아요. 무뎌진 연장의 날을 불에 달궈 두드려서 날카롭게 만들다, 마음이나 의지를 가다듬고 단련하여 강하게 하다는 뜻을 가진 동사는 ‘벼리다’입니다. 신문지면에서는 식칼을 벼리는 것처럼 물리적으로 칼날을 날카롭게 한다는 의미보다는 설욕을 위해 투지를 벼리다 등 비유적인 의미로 더 많이 쓰지요.

  한민족끼리 대치하는 상황인 데다 시시때때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생활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지요. 전 국민이 한마음으로 뭉쳐 위기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벼르는’ 마음과 일상에서 투지를 ‘벼리는’ 마음이 우선돼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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