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은 밤이 되면 신비로운 작품 수백만 점을 전시하는 미술관으로 변신한다.
미술관은 누구에게나 무료로 개방되지만 전시된 작품은 감히 가격을 따질 수 없는 우주의 유일무이한 보물이다.
별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검은 하늘에 박힌 보물을 찾아내는 낭만적인 여정이자 내가 사는 세상을 확장시키는 발걸음이다.
별을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인 가을, 가까운 천문대를 찾아 별무리를 들여다보자.
◇ 신화가 있는 가을 별자리 여행
가을 밤하늘은 페르세우스와 안드로메다의 러브 스토리로 낭만적인 분위기가 흐른다.
도심에서 벗어나 남쪽 하늘을 올려다보면 거대한 창문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밝은 별 4개가 큰 사각형을 만들고 있는데 이것은 날개가 달린 천마(天馬) '페가수스'의 몸통 부분으로 '가을의 대사각형'이라고 불린다. 가을에는 이 사각형 주변으로 별자리가 포진한다.
사각형의 북쪽에는 에티오피아의 왕 케페우스 일가가 모여 있다. 비스듬히 누운 오각형의 별자리가 케페우스자리다.
그는 카시오페이아와 결혼해 딸 안드로메다를 낳았는데, 허영심이 많은 카시오페이아는 딸의 미모를 자랑하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산다.
이 때문에 케페우스는 딸을 제물로 바쳐야 했는데, 메두사를 처치한 뒤 메두사의 피에서 탄생한 페가수스를 타고 가던 영웅 페르세우스가 이때 바위에 묶인 안드로메다를 발견한다.
딸을 살려주면 결혼을 허락하겠단 약속을 받은 페르세우스는 괴물을 처치하고 안드로메다와 결혼했다는 것이 그리스 신화다. 케페우스자리 왼쪽 아래에는 카시오페이아자리, 그 아래에는 페르세우스 부부의 별자리가 있다.
페르세우스자리에서 가장 흥미로운 별은 알골이다. 알골은 별 3개로 이뤄진 삼중성인데, 이 중 별 두 개가 서로 주위를 돌면서 식 현상을 만든다. 중국에서는 알골이 관측되면 나라에 재난이 닥쳐 많은 시체가 쌓이게 된다고 봤다. 그래서 불린 이름이 적시성(積屍星)이다.
안드로메다자리는 대사각형을 이루는 별 4개 중 왼쪽 위 알페라츠에서 시작해 모양을 띤다. 육안으로는 알페라츠, 미라크, 알마크로 나란히 이어지는 2등성 3개가 잘 보인다.
안드로메다은하는 안드로메다자리에 있는 소용돌이 모양의 은하다. 철이와 메텔이 은하철도999를 타고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찾아가는 바로 그곳이다.
별 2천억 개가 모인 이 은하는 지구에서 약 220만 광년이나 떨어져 있는데도 워낙 크고 밝아서 날씨가 좋은 날이면 맨눈으로도 볼 수 있다.
이밖에도 가을철에 밝은 빛을 내는 별이 많다. 별자리 안내서를 참고해 도마뱀, 돌고래, 조랑말, 물고기, 고래, 백조, 염소 등을 하나씩 찾다 보면 시간이 금세 흐른다.
봄·여름·가을·겨울 언제나 밤하늘에는 무수히 많은 별이 있다. 어느 계절이든 초보자는 하늘의 방향과 별을 구분하는 일이 쉽지 않다.
따라서 밤하늘의 기준점, 즉 길잡이를 해줄 별을 먼저 찾아야 한다. 길잡이별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북극성'이다.
지구에서 보는 모든 별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회전한다. 북극성은 북두칠성을 이용해 쉽게 찾을 수 있다.
북두칠성은 밝은 별 7개로 이뤄져 있고, 국자 모양을 띤다. 국자의 마지막 두 별을 이은 선을 다섯 배 늘리면 북극성과 만난다. 카시오페이아를 이용해도 된다.
별 5개가 더블유(W) 모양을 이루는 카시오페이아자리에서 W의 양끝 별과 삼각형을 이루는 별 역시 북극성이다.
북극성을 찾았으면 별을 바라보고 양팔을 수평으로 편다. 북극성이 북쪽, 머리 뒤가 남쪽, 오른팔이 동쪽, 왼팔은 서쪽이다. 하늘의 방향을 알면 별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 망원경이 주선한 우주와의 만남
깜깜한 밤하늘에 총총 빛나는 별을 맨눈으로 봤다면 이제는 천문대에 설치된 망원경을 통해 조금 더 자세한 별의 모습을 관찰할 때다.
망원경은 빛을 모아 사물을 보다 크게, 보다 밝게, 보다 선명하게 보여주는 도구다. 천체망원경을 이용하면 수십, 수백 광년 떨어진 별을 볼 수 있다.
계절별로 관측할 수 있는 별의 종류가 다르다. 가을에는 알비레오, 헤라클레스 구상성단, 베가, 알마크, 페르세우스 이중성단, 올빼미성단(ET성단), 안드로메다은하, 고리성운, 아령성운 등이 잘 관찰된다.
고리성운은 거문고자리에 있는 행성상 성운이다. 반지 모양을 하고 있다 해서 우리나라에서는 ‘가락지성운’이라고도 부른다.
행성상 성운은 작은 별이 죽음을 맞이한 것으로 별을 이루고 있던 물질이 우주 공간으로 퍼져 나가 둥그런 행성처럼 보인다.
밤하늘에서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별을 꼽으라면 베가다. 은청색으로 빛나는 베가는 낙하하는 독수리를 뜻하는데 '직녀성'이라고도 불린다.
지구에서의 거리는 25광년으로 우리가 지금 보는 베가는 25년 전 과거의 모습이다. 북반구 하늘에서는 시리우스, 아크투루스에 이어 세 번째로 밝다. 직녀별은 아주 오래전에 북극성이었고 앞으로 1만 년 이상 지나면 다시 북극성이 될 별이다.
북극성은 지구의 자전축에 가깝게 있어서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별로 현재 북극성(폴라리스) 부근에 있는 자전축은 천천히 베가로 움직이고 있다.
알비레오는 특이한 별이다. 백조자리에 있는 이중성인데 육안으로 볼 때 하나로 보이지만 망원경으로 보면 별이 2개다. 하나는 황금색, 하나는 푸른색을 내고 있어 신비로움이 다른 별에 뒤지지 않는다.
헤라클레스 구상성단은 별 10만 개가 모인 것이다. 구상성단은 공처럼 빽빽하게 모여 있는 별들의 집단으로 비교적 나이가 많은 별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별들의 노인정'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스스로 빛을 내는 별은 아니지만 달과 태양을 도는 천체의 모습도 관찰할 수 있다. 망원경을 통해 달을 보면 원경의 큰 구덩이가 보인다. 이를 크레이터라고 하는데, 화산 활동이나 운석의 충돌에 의하여 생긴 것이다.
천문대에서는 낮 시간대에 태양도 볼 수 있다. 태양 표면에는 흑점이 있는데 주변보다 온도가 낮아 까맣게 보이는 것이다.
흑점 주변에는 에너지가 모여 있어서 언제나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흑점 주변에선 홍염이라는 불기둥도 볼 수 있는데, 홍염은 태양표면 물질이 자기장을 따라 움직일 때 관측된다.
별자리를 잘 알지 못하는 일반인이 우주에 대한 설명을 듣고 별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 천문대다.
도심에는 어린이와 학생이 쉽게 방문해 별을 보고 천문학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천문대가 있다. 가족이 별구경을 간다면 도심에서는 약간 떨어져 있지만 관측 여건이 좋으면서도 교육 프로그램과 시설이 잘 구비된 곳을 방문하면 좋다.
우와~~~
밤 하늘에 반짝이는 별들 아름다워라!!!!
한번도 본적 없는 신비의 별무리. 아름다워라!!!! 아름다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