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로서 이스라엘에 대한 호불호는 극명히 갈린다. 누군가에게는 죽기 전에 꼭 한번 가봐야 할 성지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분쟁이 끊이지 않는 위험한 지역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성지순례’와 ‘팔레스타인 분쟁’이라는 키워드가 동시에 연관 검색어로 따라붙는다. 탐내기는 쉬워도, 실제로 발 붙이기는 쉽지 않은 땅이다.

예루살렘(Jerusalem)만 봐도 그렇다. 예루살렘은 3000년 이상의 역사를 헤아리는 고도(古都)다. 도시 곳곳이 성지이고, 유적지다. 예루살렘은 옛 히브리어(이스라엘어)로 ‘평화의 도시’라는 뜻이라는데, 도시는 전혀 평화롭지 못했다. 도시의 역사는 차라리 수난사에 가깝다. 기원전 1000년 다윗 왕국의 수도로 예루살렘이 건설된 이래, 도시의 주인은 수없이 바뀌었다. 주인이 바뀔 때마다 전쟁을 치러야 했다.

 

20151113000702923gjyg.jpg

↑ 이스라엘 예루살렘은 기독교·유대교·이슬람교의 성지가 한 데 몰려 있는 복잡한 도시다. 올리브산 정상에서 보면 이슬람 사원과 교회, 유대인 공동묘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황금 지붕 건물이 이슬람교의 성지에 놓인 바위사원(Dome of the Rock)이다.

 

 

20151113000703254vrvz.jpg

↑ 동부 사막에 자리한 쿰란 국립공원의 동굴 유적. 수천 년 전의 성경 필사본이 발견된 장소다.

 

 

20151113000703575vzrr.jpg

 

20151113000703935fyxu.jpg

20151113000704300nnvs.jpg

↑ 고대도시 벳스안.

 

 

20151113000704663cvuy.jpg

↑ 카이사레아 로마극장.쿰란 국립공원.

 

 

20151113000705068bnbz.jpg

↑쿰란 국립공원.

 


예루살렘의 동부 지역에는 성벽으로 둘러싸인 소도시가 섬처럼 틀어박혀 있다. 바로 올드시티(Old City)다. 면적 1㎢에 불과한 올드시티 안에 유일신을 섬기는 세 종교(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의 성지가 모여 있다. 유대인의 혼이 서린 ‘통곡의 벽(Wailing Wall)’, 예수의 무덤이 있는 성묘교회(Church of the Holy Sepulchre), 마호메트가 승천했다는 바위 사원(Dome of the Rock)이 어깨를 맞대고 있다. 사막 안의 이 작은 도시를 두고 긴 세월 동안 수많은 피의 다툼이 벌어졌던 까닭이다.

올드시티는 1967년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의 손아귀에 들어갔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하지 않는 시선이 여전히 많다. 이스라엘은 “옛 영토를 되찾았다”고 말하지만, 국제사회는 “무력으로 정복했다”고 못박는다. 올드시티는 8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지만, 신청국가는 이스라엘이 아니었다. 이스라엘 전에 예루살렘을 차지했던 요르단이었다. 지금도 유네스코 유산 목록에는 예루살렘 올드시티의 국가명이 비어 있다.

현재 올드시티에는 유대인·아랍인·기독교인·아르메니아인이 네 구역에 나뉘어 살고 있다. 이 좁은 성 안에서만 해도 여러 인종과 문화가, 다양한 종교와 역사가 숨가쁘게 교차한다. 골목을 돌면 풍경이 바뀌고, 길을 건너면 다른 언어가 들린다. 예루살렘뿐만이 아니다. 이스라엘 전체가 여행자에게 무궁무진한 호기심의 공간이다. 성경에서 읽었던 장소가, 세계사 수업시간에서 주워들었던 공간이 수시로 눈앞에 펼쳐진다. 이스라엘 서부 지역으로 가면 로마 유적 카이사레아(Caesarea)가 있고, 동부 지역으로 가면 소금 호수 사해(Dead Sea)를 만난다. 눈 돌릴 때마다, 걸음 옮길 때마다 구경거리가 툭툭 튀어나온다.

엄청난 구경거리가 널린 나라이지만, 이스라엘은 우리나라보다도 한참 작은 나라다. 이스라엘의 면적(2만770㎢)은 남한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동에서 서로 국토를 가로지르는 데 자동차로 2시간이면 충분하다. 마음만 먹으면 하루 만에 예루살렘을 구경하고, 동쪽으로 넘어가 사해에서 망중한을 즐길 수 있다.

여태의 이스라엘 여행 대부분은 성지 순례였다. 하나 순례자에게만 양보하기에 이스라엘은 아까운 여행지다. 이스라엘을 일주일간 누비고 돌아다녔다. 그러나 일주일은 턱없이 모자랐다. 여느 여행보다 많은 사진을 찍었고, 많은 생각에 잠겨야 했다. 이스라엘은 그런 나라였다.


이금자

2015.12.08 04:54:04
*.17.30.152

우와~~~쿰란 국립공원에서 성경 필사본이 발견됬다니!!!

사진 올리신 웹싸이트 관계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추천 수sort
공지 미국 질병예방 통제국(CDC) 강조하는 코로나91 증상과 주의 사항 file 웹담당관리자 2020-03-15 7614 3
공지 문예진흥원에서의 <한미문단> 지원금과 강정실에 대한 의혹 file [6] 강정실 2017-12-15 29726 12
공지 2017년 <한미문단> 행사를 끝내고 나서 file [5] 강정실 2017-12-14 27302 7
공지 미주 한국문인협회에 대하여 질문드립니다 file [9] 홍마가 2016-07-08 47341 12
공지 자유게시판 이용안내 웹관리자 2014-09-27 44008 5
» 천 갈래 역사, 만 갈래 문화 '호기심 천국' 이스라엘 file [1] 웹관리자 2015-11-12 8796 1
874 58획 한자 1000번 써라”…지각의 대가 file 강정실 2015-11-01 6120 1
873 ‘I.SEOUL.U’보다 ‘Hi Seoul’이 낫다 웹관리자 2015-10-31 3118 1
872 빙판길 시속 40km만 넘어도 통제불능.."무조건 감속" file 웹관리자 2015-12-17 4965 1
871 사후 연봉 유명스타 10인 [1] 웹관리자 2015-10-28 5285 1
870 갯벌 생태계 파수꾼 ‘칠게’가 돌아왔다 file 웹관리자 2015-10-27 10838 1
869 육가공 식품, 햄 소시지가 발암물질? file 강정실 2015-10-26 3963 1
868 멸종위기종’ 맹꽁이·금개구리 강제이주 그후… file 웹관리자 2015-10-22 4753 1
867 ‘21세 쇼팽’ 조성진 “신기하게 손이 저절로 연주했다” file [1] 웹관리자 2015-10-22 10233 1
866 미술계 "오래전 절필했고 매물 적어 크게 오르지 않을 것" file 웹관리자 2015-10-22 3934 1
865 '김훈과 양은냄비' 예고된 사태였다 file 석송 2015-10-19 4335 1
864 "스웨덴 문화정책 1순위는 독서 진흥" 석송 2015-10-19 4195 1
863 한국인들의 삶의 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거의 최하위권 file 웹관리자 2015-10-18 4713 1
862 고래도 ‘사투리’ 쓴다…각 그룹마다 쓰는 말 달라 file 강정실 2015-10-17 3531 1
861 다빈치 ‘모나리자’의 신비는 아직도 계속 중 file 웹관리자 2015-10-13 8668 1
860 폴란드 사진작가가 담아온 후쿠시마의 '오늘' file 신성철 2015-10-11 4597 1
859 죽은 새끼 추모하는 들쇠고래들의 장례행렬 file 신성철 2015-10-11 7633 1
858 훈민정음 상주본, 천 억원을 문화재청에 제시 file 웹관리자 2015-10-09 5290 1
857 노벨문학상, 알렉시예비치 file 웹관리자 2015-10-09 4147 1
856 우리나라 자살자, 전세계 전쟁 사망자보다 많다 file 석송 2015-10-07 379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