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드 보통

조회 수 4461 추천 수 2 2014.10.24 15: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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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시대>


저자: 알랭 드 보통

 신문 읽는 법을 가르치는 미국 중·고교는 그런 프로그램이 없는 학교에 비해 학업 성취도가 10% 더 높다. 미네소타대 언론학과 댄 설리번 교수가 2002년 발표한 논문에 나오는 결론이다. 단 2% 차이로도 성공과 실패가 갈린다. 10%는 엄청난 격차다. 신문 읽기 능력은 사회에서 ‘앞선 출발(head start)’을 보장한다.

 이 책의 영어 제목은 ‘뉴스: 사용자 매뉴얼(The News: A User’s Manual)’이다. 학교에서 셰익스피어 읽는 법은 가르쳐도 뉴스 읽는 법은 알려 주지 않는 다는 점이 저자의 집필 동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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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시대』는 철학자 헤겔을 인용, “종교를 뉴스가 대체할 때 사회는 근대화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현대사회에서 뉴스보다 강한 힘은 없다. 중세 사람들에게 성인과 교회가 있었다면 오늘날에는 ‘유명인(有名人)·셀러브리티(Celebrity)’와 그들에 대해 다루는 뉴스가 있다. 중세 시대에 일부 신앙 중독이 문제였다면, 오늘날에는 뉴스 중독이 문제가 될 정도다.

 『뉴스의 시대』의 핵심 주장은 이렇다. 학교 교육을 마치고 사회에 나온 현대인을 교육하는 것은 뉴스다. 뉴스는 스승이다. 세상을 바꾸려면 뉴스를 바꿔야 한다. 지금 이 상태로는 안 된다. 뉴스의 생산과 소비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소비 측면에서 아쉬운 점은 뉴스에 대한 철학적 접근이다. 일상의 철학자로 불리는 드 보통은 이 책에서 우리가 매일 접하는 뉴스라는 영역을 문사철(文史哲)과 연계한다. 데모스테네스·도스토옙스키·플로베르·소포클레스 같은 거성을 등장시키는 가운데, 드 보통은 뉴스를 6대 분야-정치·국제·경제·유명인·재난·소비자 뉴스-로 나눠 문제점을 해부한다.

 생산 측면의 문제는 기자들이 책임져야 한다. 드 보통에 따르면, 뉴스 홍수 속에 독자들을 방치하고 있는 기자들은 정작 중요한 것들은 제대로 다루고 있지 않다. 기자들은 중요한 팩트를 발견해 기사화한 다음에는 모든 게 저절로 굴러갈 것이라고 착각한다. 착각 때문에 기사가 따분하고 흡인력이 없다. 오늘날에는 ‘그러려니’하고 뉴스를 읽을 독자는 없다. 기자들이 재미있게 가공한, 중요하고도 복잡한 뉴스를 읽는 것은 독자들의 권리다.

 드 보통에 따르면 기자들은 또한 큰 그림(big picture)과 어젠다를 제시해야 한다. 뉴스가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는 데 기여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서는 중립성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탈피해야 한다. 애초에 중립성은 불가능하다. 편향성은 때로는 좋은 것이며, 건강한 것이라고 드 보통은 역설한다. 그는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뉴스의 위기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엄청난 미래가 뉴스를 기다리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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