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총기업체, 권총 한쌍 제작해 내년 5월 공개
45억년 전 지구에 떨어진 운석으로 만든 100만 달러(약 11억7천만원)짜리 권총이 내년에 경매 매물로 나올 전망이다. 미국의 총기
업체인 캐벗 건스는 운석으로 만든 '빅뱅 피스톨 셋'(가칭)을 제작 중이며 내년에 경매에 올려 판매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100만달러짜리 45구경 권총 제작에 활용될 45억년전 운석<캐벗 건스 홈페이지 캡처>
캐벗 건스는 무게가 35㎏에 달하는 기베온(Gibeon) 운석 덩어리를 깎아 M1911 권총 모델의 반자동 45구경 권총 한 쌍을 제작할 예정이다. 이 권총 한 쌍의 낙찰가는 1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이 회사는 예상하고 있다. 캐벗 건스는 연초에 운석 수집 전문가로부터 총기 제작에 적합한 크기의 운석을 입수했다.
기베온 운석은 1838년에 남아프리카 나미비아의 기베온 마을 인근에서 발견됐으며, 선사시대인 45억년전에 지구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행운의 운석'으로 알려진 기베온은 울퉁불퉁한 모양이지만, 표면을 만져보면 대체로 미끈한 느낌이 나며 코발트와 인광성 물질을 함유한 철-니켈 합금으로 이뤄져 있다.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에 따르면 기베온 운석은 독특한 조직구조 때문에 귀하게 여겨진다. 이 때문에 롤렉스와 같은 고급 시계 제작에 극소량이 사용됐다.
이 회사는 이전에 손잡이가 운석 재질로 된 권총을 출시한 적이 있지만, 권총 전체를 운석으로 제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캐벗 건스 창립자이자 사장인 롭 비안친은 CNN머니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전에 시도되지 않은 일이라 끌렸다"면서 "본질적인 가치가 내재된 희귀 운석을 활용해 새로운 형태의 총기를 창조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운석을 소장하는 것은 경외심을 불러일으키지만, 희귀한 다이아몬드를 깎는 것처럼 작업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비안친 사장은 "처음에는 운석으로 권총을 제작하는 일이 가능할지 확실치 않았지만 제작과정상 중대한 고비를 넘겼다"면서 "개별 부품을 제작하는 일은 '과학실험'이었다"고 전했다.
캐벗 건스는 내년 1월19∼22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총기 전시회인 '샷 쇼'에서 운석으로 제작한 부품을 전시하고 같은 해 5월 켄터키 주 루이빌에서 개최되는 전미총기협회(NRA) 연례회의 때 완성 제품을 공개할 계획이다.
지난 2011년 인디애나 주 피츠버그 인근에서 설립된 캐벗 건스는 고급 총기를 주로 제작해 종종 총기업계의 롤스로이스로 비유되곤 하며 M1911 권총 시리즈를 주로 생산해왔다.
약 11mm 탄을 쓰는 M1911 권총은 1911년 존 브라우닝이 설계했다.
1986년까지 미군에 의해 사용됐으며 민간에서는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자동 권총이다. 현대 자동권총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이 권총은 제1·2차 세계대전, 한국 전쟁, 베트남 전쟁 등에 사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