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과 정치인은 국민의 관심을 먹고 자란다.'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이야기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의정활동을 해도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지 못하면 다음 선거에서 당선을 보장 받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국민들의 관심, 지명도가 유권자의 표로 연결되기 때문이죠.
연예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연기를 잘 하고, 노래를 잘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인기와 직결되지는 않습니다. 자신을 알아봐 주는 사람이 많아질 수록, 즉 지명도가 올라가야 수입이 늘어납니다. '악플보다 무서운 게 무플이다'는 말처럼 국민의 관심은 연예인에게는 생명과도 같습니다. 연예인과 정치인의 이런 공통점 때문에 '연예인과 정치인은 국민의 관심을 먹고 자란다'는 말이 나왔을 겁니다.
그리고 이런 이유로 국민들에게 얼굴을 알린 연예인들은 선거철만 되면 각 당의 러브콜을 받았습니다. 그들의 지명도가 선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겠죠. 정치권의 러브콜을 받고 선거에 나서 실제로 국회에 입성한 사람도 적지 않았습니다. 활동 무대를 브라운관에서 국회로 옮긴 연예인(방송인 및 운동선수 포함)들의 모습을 선거 벽보를 통해서 확인해 봤습니다.
● '연예인 출신 1호 국회의원' 탤런트 홍성우
지금은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 같은데요, 탤런트 홍성우씨는 1978년 10대 총선 서울 도봉구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돼 연예인 출신 1호 국회의원이 됐습니다. 11대와 12대 총선에서는 민주정의당 소속으로 같은 지역구에서 내리 당선돼 3선 의원을 지냈고, 14대 총선에는 서울 노원구에 출마했지만 낙선했습니다.
●코미디언 故 이주일
2002년 폐암으로 숨진 '코미디의 황제' 故 이주일씨는 1992년 14대 총선에 경기도 구리시에서 출마했습니다.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의 통일국민당 후보로 국회의원에 당선됐습니다. 1996년 15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는 "4년 동안 코미디 공부 많이하고 국회를 떠난다"는 말을 남겼고, 이후 연예계에 복귀했습니다.
● 탤런트 출신 김을동 새누리당 최고위원
김좌진 장군의 손녀이자 이제는 삼둥이의 할머니로 유명한 탤런트 출신 김을동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2000년 16대 총선에 경기도 성남 수정구에 자유민주연합 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했습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친박연대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고, 19대 총선에서는 서울 송파구병에서 당선돼 재선 의원을 지냈습니다. 이번 20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송파구병에 출마했습니다.[마부작침] 연예인 국회의원 벽보
●탤런트 이순재
'버럭 순재'라는 애칭으로 젊은 층에게도 사랑을 받고 있는 탤런트 이순재씨는 1988년 13대 총선 서울 중랑구 갑에 민주정의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했습니다. 그리고 1992년 14대 총선에서 민주자유당 후보로 서울 중랑구 갑에 당선돼 국회의원이 됐고, 이후 15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연예계에 복귀했습니다.
영화배우 신성일(본명 강신영, 이후 강신성일로 개명)
영화배우 신성일씨는 1981년 11대 총선 서울 용산구·마포구 선거구에 한국국민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했습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후보로 대구 동구 갑에 출마했다 낙선한 뒤, 16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대구 동구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습니다. 17대 총선에는 정당 공천을 받지 못해 불출마했습니다
● 탤런트 최불암(본명 최영한), 탤런트 최종원
'전원일기'와 '수사반장'으로 유명한 탤런트 최불암씨는 1992년 14대 총선에서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의 통일국민당 전국구 의원으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습니다.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소속으로 서울 영등포 을에 출마했지만 낙선하고, 이후 연예계에 복귀했습니다. 연극배우 출신인 탤런트 최종원씨는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35번을 받았지만 낙선했고, 2010년 18대 국회 재보궐 선거 강원 태백시·영월군·평창군·정선군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습니다. 19대 총선에서 정당 공천을 받지 못 해 불출마했습니다
● 아나운서 출신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
아나운서 출신인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은 2004년 17대 총선 경기 용인시 을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됐습니다. 이후 용인 지역에서 2번 더 당선돼 3선 의원을 지낸 한 의원은 이번 20대 총선에 새누리당 후보로 경기 용인시 병에 출마했습니다
● 출마했다 낙선한 연예인 : 탤런트 이덕화, 코미디언 故 김형곤, 영화배우 문성근
국회의원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연예인들도 있습니다. 지금도 왕성한 연예 활동을 하고 있는 탤런트 이덕화씨는 1996년 15대 총선 경기 광명시 갑에 신한국당 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했습니다. 시사풍자 코미디의 대부로 불린 코미디언 故 김형곤씨는 2000년 16대 총선 서울 성동구에 자유민주연합의 공천을 반납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해서 낙선했습니다. 영화배우 문성근씨는 2012년 19대 총선 부산 북구·강서구 을에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했습니다.
● 국회의원에 도전 중인 천하장사 이만기
천하장사 씨름선수 출신인 이만기씨는 2000년 16대 총선 경남 마산 합포구 선거구에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았다가 뒤늦게 번복돼 공천 탈락했습니다. 2004년 17대 총선 경남 마산 합포구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이만기씨는 이번 20대 총선 경남 김해시 을 선거구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습니다
● 연예인 닮은 후보들 [마부작침] 연예인 닮은꼴 벽보왼쪽은 2000년 16대 총선 부산 서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상열 후보, 오른쪽은 1978년 10대 총선 경남 마산시·진해시·창원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성석 후보의 선거 벽보입니다. 누구 닮은 사람 생각나지 않으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