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컴의 면도날과 브레너의 빗자루

     

    오컴의 면도날과 브레너의 빗자루


    ‘오컴의 면도날’이 구조론과 맞다. 뭐든 불필요한 가정을 들이대어 복잡하게 설명하는건 가짜라는 거다. 군더더기는 면도칼로 확 잘라버려야 한다는 말이다. 구조론으로 보면 ‘극한의 법칙’과 같다.


    ‘불필요한 관절’을 제거해야 한다. 중간의 상대성 영역은 서로 상쇄되므로 필요없다. 소거해야 한다. 중간을 배제하고 입구와 출구를 직결시키면 비대칭의 절대성이 드러나고 에너지의 길이 보인다.


    천동설이 지동설보다 복잡하므로 지동설이 옳다. 천동설을 설명하기 위해 무려 80개의 원을 그렸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말을 짜맞추는건 가짜다. 창조론이 진화론보다 복잡하므로 진화론이 맞다.


    진화론은 유전자 하나로 전부 설명한다. 창조론은 일단 ‘신’을 설명해야 한다. 여기에 막혀서 더 이상 진도가 안 나간다. 그런데 이렇게 가면 너무 단순해서 그것이 약점이 되려 될 때도 있다.


    찌질한 것으로 찐따붙는 자들 있다. 이 때는 ‘브레너의 빗자루’로 쓸어버리면 된다. 핵심원리가 맞으면 나머지는 대충 넘어가도 된다는 거다. 연역이라는 큰 방향이 맞으면 맞는 퍼즐이 찾아진다.


    무엇인가? 과학의 법칙은 구체적인 사실관계 보다는, ‘의사소통이라는 게임의 장’ 안에서 일단 합의할 수 있는 것을 합의하는 ‘언어적 절차’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정한 답은 언어에 있다.


    답을 찾기보다는 게임에 끼워줄 수 없는, 아닌 것의 배제에 집중해야 한다. 둔갑, 마법, 천지창조, 초능력 따위는 자기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전제로 삼아 애초에 합의하지 않을 의도를 깔고 있다.


    과학법칙은 그러한 ‘언어의 방해자’를 퇴치해 가는 절차다. 말을 헷갈리게 하는 언어의 방해자를 하나씩 퇴치하다 보면 마침내 정답에 이르게 된다. 오컴의 면도날로 가짜를 하나씩 도려내면 된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보자. ‘에너지’라는 말을 쓰고 있는데 과연 에너지가 뭐냐 이거다. 에너지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된다. 그런데 이건 너무 길다. 똑부러지지 않았다. 벌써 수상하다.


    이런 때는 오컴의 면도날을 사용해서 ‘불필요한 관절’을 싹 도려내야 한다. 에너지는 사실 잘못 정의되어 있다. 잘못 보면 열역학 1법칙과 2법칙이 충돌하는 듯이 보인다. 잘라내야 할 군더더기다.


    1법칙 - 에너지 보존의 법칙에 의해 에너지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2법칙 –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에 의해 에너지는 점차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사라지지는 않는데 사용할 수는 없다고? 수상하다.


    에너지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인데 일을 할 수 없다고? 그럼 에너지가 아니잖아? 과학의 언어는 당당해야 한다. 이건 떳떳한 언어가 아니다. 에너지 보존의 법칙은 ‘일’ 개념 뒤에 숨은 것이다.


    창조론자들이 ‘신’이라는 방패막이 뒤에 숨은 것과 같다. 다윈이 ‘유전자’라는 핵심을 제시하지 못하고 ‘생존경쟁’ 어쩌구 하며 얼버무리는 식이다. 뭔가 수렁에 빠져드는 느낌이다. 방향이 틀렸다.


    에너지가 일이면 일은 무엇인가? 일은 ‘물체에 힘을 가했을 때 힘이 가해진 방향으로 움직인 거리’다. 아뿔싸! 잘못 건드렸다. 이건 더 길어졌다. 갈수록 태산이다. 오컴의 면도날로 잘라야 한다.


    에너지는 일이고 일은 힘, 그렇다면 이제는 힘을 정의해야 한다. 힘은 어떤 상태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태의 변화는 또 뭔가? 이쯤 되면 관성계니 포텐셜이니 벡터니 하는 말 나와주신다.


    그리고 이해하기 어려운 수학공식을 나열하기 시작한다. 갈수록 깊은 수렁에 빠져드는 것이다. 이건 과학의 방법이 아니다. 과학은 단매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플러스가 아니라 마이너스라야 한다.


    그런데 가만이 살펴보면 이 아저씨들이 인과율을 도구로 쓰고 있으며, 최종적인 결과로 에너지를 놓고 원인을 추적하는 패턴임을 알 수 있다. 이는 결과에서 원인으로 가는 귀납적 접근이 된다.


    에너지는 사건의 결과로 확보되는 량(값).≫ 값의 원인은 운동(일).≫ 운동의 원인은 힘이다. 힘은 벡터량 어쩌구 하며 수학공식 속으로 숨는다. 그런데 여기서 구조론의 ‘힘≫운동≫량’이 포착된다.


    무엇인가? 에너지≫일≫힘의 순서를 반대로 보면 힘≫운동≫량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보나마나 힘의 원인은 입자, 입자의 원인은 질이다. 구조론은 힘의 원인 입자를 대칭과 비대칭으로 설명한다.


    입자의 원인 질은 균일과 불균일로 설명된다. 그렇다면? 에너지는 불균일≫균일이다. 불균일을 메꾸는 복원력이 에너지다. 그런데 이걸 오컴의 면도날을 쓰지 않고 말을 빙빙 돌려 어렵게 만든 거다.


    합의할 수 있는 것을 합의해가는 자세가 요구된다. 과학은 연역해야 한다. 연역은 마이너스법을 쓰므로 갈수록 단순해진다. 최종적으로 0에 이르면 답이 나온 것이다. 깔끔하게 정리되어야 한다.


    자동차로 말하면 맨 처음에 나와주는 것이 배기량이다. 그 다음은 마력이고 그 다음은 토크고 그 다음은 최대속도다. 최종적으로는 주행거리다. 반드시 이 순서대로 차를 설명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 차는 휘발유 1리터로 100킬로를 갈 수 있습니다’ 해놓고 배기량은 50CC에 마력은 10마력, 최대속도는 시속 20킬로, 알고보니 경운기, 이런 식으로 뒤통수 치는 자들이 좀 많으냐 말이다.


    ‘비용 1000원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수 있습니다’ 해놓고 ‘서울에서 부산까지 걸어가면 됩니다. 비용 1000원으로는 라면 사서 부숴먹으면 됩니다.’ 이런 소리 하는 새뀌는 패죽여야 한다.


    에너지를 ‘일할 수 있는 거’라고 정의하고, 1법칙에 의해 에너지가 보존된다고 해놓고는, 그런데 열역학 2법칙에 의해 점점 일할 수 없게 됩니다고 뒤통수 치는 식은 곤란하다. 하여간 얄궂은 거다.


    ◎ 배기량≫마력≫토크≫속도≫주행거리


    과학의 언어는 떳떳해야 한다. 배기량을 먼저 말하고 주행거리를 나중에 말하며 점차 범위를 좁혀가는 방향으로 말해야 일목요연하게 견적이 나와준다. 배기량은 최초 단계에 계를 정의하는 거다.


    구조론은 ‘불균일≫균일’ 논리로 계를 정의한다. 에너지는 계의 정의에 뒤따라오는 개념이다. 계는 칸막이와 같은 거다. 칸막이는 유한하며 점차 사라져서 계가 전부 통합되면 에너지를 쓸 수 없다.


    마력은 대칭≫비대칭의 논리다. 토크는 힘이다. 열역학 1, 2법칙이 어려운 것은 자동차의 배기량 개념, 마력 개념, 토크 개념이 없는 사람이 자동차의 연비를 따지다가 헷갈리고 마는 것과 같다.


    연비는 자전거가 최고지만 마력이 약해 안 쳐주는 거다. 에너지는 칸막이를 제거하여 불균일을 메꾼다. 그러므로 애초에 불균일이 있어야 한다. 지구는 주로 태양에서 햇볕이 불균일을 조달한다.


    에너지가 불균일에서 균일로 이행하는 성질을 잘 나타내는 것이 열이다. 열은 전도, 대류, 복사로 쉽게 균일해지므로 관찰할 수 있다. 그러나 사건은 아직 확립되지 않은 통일장이론에서 시작된다.


    중력이니 강력이니 약력이니 전자기력이니 하지만 모두 불균일≫균일로 가는 복원력이다. 배가 기우뚱하다가 제대로 돌아오는 것이 복원력이다. 에너지의 사용은 선박의 복원력을 쓰는 것이다.


    최초에 빅뱅이 우주라는 배를 기울였다. 즉 우주는 기울어져 있는 것이다. 그것이 복원되려고 하는 힘이 주변부에 핫스팟을 이룬 것이 입자를 만들었고, 마침내 그 입자도 붕괴되어 평탄해진다.


    에너지는 불균일한 우주가 불균일을 균일로 바꾸는 하나의 원인에 의해 작동하며 원래 균일했다는 것이 1법칙이고 다시 균일해진다는 것이 2법칙이다. 원래 안정된 배가 외력에 의해 기우뚱한다.


    배는 다시 원래의 안정된 상태로 돌아온다. 원래 배가 안정된 상태였다는 것이 1법칙이고 바람에 의해 기울었지만 복원력에 의해 다시 안정된다는 것이 2법칙이다. 어쨌든 우주는 기울어져 있다.


    ◎ 에너지는 짝짓기다. 

    ◎ 에너지는 불균일을 메꾼다. 

    ◎ 1법칙 - 우주는 불균일하나 원래는 균일했다. 

    ◎ 2법칙 - 에너지는 다시 균일해지는 복원력을 빼서 쓰는 것이다. 


    현재 우주가 기울어져 있으며 그 이전에 평탄했으므로 자체 복원력을 가지고 있고 거기에 빨대를 꽂아 복원력 에너지를 빼서 쓴다는 것이 핵심이다. 다 복원되면 더 이상 빼서 쓸 수가 없다.


    자동차의 모든 에너지는 절대적으로 배기량에 의존한다. 그 다음에 지지고 볶는 것은 닦고 기름쳐서 가급적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조금이라도 효율을 기하자는 거지 에너지를 생성하는게 아니다.


    우주라는 자동차의 배기량은 일정하다. 칸막이 숫자와 같다. 칸막이를 제거하여 계를 합칠할 때마다 에너지를 쓸 수 있게 된다. 입자니 전자니 소립자니 양자니 하는 것은 바로 그 칸막이들이다.


    우주는 원래 평탄했다. 그런데 빅뱅으로 기울어졌다. 이때 에너지는 중앙의 폭심에서 말단부까지 전개했다가 되돌아온다. 그런데 시간차가 생긴다. 바로 오지 못하고 핫스팟에 에너지를 저장한다.


    저장된 에너지가 소립자든 양자든 광자든 전자든 힉스입자든 어떤 칸막이를 넘을때까지 계속 긴장된 상태를 이루다가 어느 순간에 대칭을 깨서 커다란 이안류를 형성하고 확 넘어온 것이 물질이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파문은 또다른 파문을 만든다. 더 잘고 더 많은 작은 칸막이로 깨졌다가 양자의 짝을 찾으면 상쇄되어 사라진다. 모든 칸막이가 사라지면 우주는 수명을 다하는 것이다.


    에너지는 일이고 일은 힘이라는 것은 과학자들이 규명해둔 바다. 힘은 어떤 상태의 변화다. 지구가 태양을 도는게 아니고 태양주변의 공간이 휘어져 있으며 공간이 지구의 역방향으로 흐르는 거다.


    지구가 태양을 도는 일은 없다. 돌지 않으니 천동설이고 지동설이고 안 맞는 이야기다. 공간이 휘어져 흐른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 상태로 안정되어 있고 여기서 이탈하는게 힘의 변화다.


    ◎ 1법칙.. 변화는 안과 밖의 경계를 두고 일어난다.
    ◎ 2법칙.. 변화는 안과 밖의 경계를 제거한다.


    과학자들이 에너지를 잘못 정의하는 이유는 실용적이기 때문이다. 에너지를 일로 설명하면 줄이나 칼로리나 전류로 바꿔칠 수 있다.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것이다. 그게 바로 과학을 해치는 것이다.


    실용적인 표현을 버리고 본질적인 부분을 탐구해야 한다. 에너지는 경계를 가지며 에너지가 작동하면 경계를 잃는다. 국경이 소멸한다. 진시황이 에너지를 띄우자 6국의 국경선이 사라져 버렸다.


    ◎ 에너지는 변화한다.
    ◎ 변화는 불균일을 메꾼다.
    ◎ 변화는 경계의 안밖에서 일어난다.
    ◎ 변화는 경계를 제거하고 계를 합친다.
    ◎ 자연은 계를 통합한다.


    경계는 복원력이 작동하는 대칭의 단위다. 에너지는 짝수상태에서만 작동하므로 껍질이 생기고 핫스팟에 저축된다. 짝을 찾지 못한 홀수들이 쌓이면 석탄도 되고 석유도 되고 팔힘도 되는 거다.


    근데 결국은 각자 자기 짝을 찾아 결혼해 버리고 에너지는 사라져 버린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열정도 남김없이 떠나는 거다. 에너지는 가능성이라는 절대값과 현실성이라는 상대값을 가진다.


    센 놈을 만나면 일하지 못하고 약한 놈을 만나면 일을 잘한다. 일한다는게 짝짓기다. 똑같은 라면 한 개도 배고픈 자에게는 힘이 된다. 에너지는 자신보다 낮은 상태와 만나야만 짝을 짓는다.


    홀수가 짝수를 만나면 일하지 못한다. 일 못하는 홀수들은 계속 집적되어 일베충이라는 거대한 먹구름을 만든다. 일베충을 잡으려면 같은 크기의 짝수를 이루어야 하고 그 파트너는 외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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