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한 차례 꽃샘추위가 지난 뒤 완연한 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 봄바람의 심술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햇살은 따뜻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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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가 지난 뒤 봄기운이 완연해지면 봄의 전령인 나비가 나타난다. 봄은 꽃을 옮겨 다니며 꿀을 따는 나비와 함께 찾아온다. 그런데 최근 나비 보기가 쉽지 않다. 봄날 양지바른 곳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던 나비가 최근에는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삶의 여유가 없는 것일까? 아니면 혹시 나비가 급격하게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한반도에 서식하는 나비의 개체 수와 종류에 대한 변화를 추정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국립산림과학원과 목포대학교, 국립농업과학원, 동아시아환경생물연구소의 공동 연구 결과다(Choi et al., 2017). 연구팀은 강원도 영월군의 한 석회암 지대에 있는 나비 서식지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지난 1999년과 15년 뒤인 2014~2015년 두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각각의 조사 기간에 대해 같은 방법으로 14차례씩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이 지역의 나비 개체 수가 최근 15년 동안 평균 34%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식하는 나비 종류 역시 1999년에는 82종 이었으나 2014~2015년에는 71종으로 15년 새 11종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적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는 감소다. 특히 북방계 나비가 남방계 나비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나비 (사진=게티이미지/이매진스)연구를 수행한 국립산림과학원 권태성 박사는 조사를 한 서식지가 도시와 떨어진 시골 지역인 만큼 급속한 도시화나 개발로 인한 영향이라기보다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이 서식지의 연 평균 기온은 지난 1999년 11.08℃에서 2014년 11.85℃, 2015년에는 12.37℃까지 올라갔다.

반면에 연평균 강수량은 1999년 1360.6mm에서 2014년 876.7mm, 2015년에는 675.8mm까지 크게 줄었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올라가고 강수량이 줄어든 것이 서식하는 나비 개체 수와 종류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나비는 강원도 영월에서뿐 아니라 한반도 전 지역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강원도 영월에서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지난 1912년부터 2010년까지 관측 자료가 있는 6개 대도시(서울, 인천, 대구, 부산, 목포, 강릉) 지역의 기온은 1.8℃나 상승했다. 지난 1880년부터 2012년까지 132년 동안 전 지구 평균 기온이 0.85℃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속도는 전 세계 평균보다 2배 이상 빠른 것이다.

특히 도시지역에서 나비가 더욱 급격하게 사라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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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최근에 발표된 영국의 연구 결과를 보면 도시 지역에서 나비가 더욱 급격하게 사라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Dennis et al., 2017). 연구팀은 1995년부터 2014년까지 20년 동안 영국의 도시와 시골 지역에서 나비 개체 수를 조사했는데 도시 지역에서는 최근 20년 동안 개체 수가 무려 69%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골에서는 개체 수가 45%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주홍색 날개에 검은 점이 있는 ‘작은주홍부전나비(Small Copper Butterfly)’의 경우는 최근 20년 동안 시골에서는 17% 줄어든 반면에 도시에서는 무려 78%나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나비의 종류 또한 시골 지역보다 도시 지역에서 급격하게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환경오염과 개발 등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와 기후변화 등을 나비가 급격하게 사라지는 원인으로 꼽았다. 개발에 밀려 사라지는 꽃밭이나 수풀, 지구온난화에 열섬 현상까지 더해져 날로 치솟는 기온, 곳곳에 뿌려지는 살충제 등이 나비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나라의 도시화나 기후변화 속도는 영국보다 훨씬 더 빠르다. 영국보다도 한반도 지역에서 나비가 더 급격하게 사라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올해도 나비가 출현하는 시기가 됐다. 나비가 급격하게 사라지는 지역이 사람이 살기에는 좋은 곳일까?

<참고문헌>

* Sei-Woong Choi, Sung-Soo Kim, Tae-Sung Kwon and Haechul Park, 2017: Significant decrease in local butterfly community during the last 15 years in a calcareous hill of the middle Korea. Entomological Research. doi:10.1111/1748-5967.12225 (accepted)

* Emily B. Dennis, Byron J.T. Morgan, David B. Roy and Tom M. Brereton, 2017: Urban indicators for UK butterflies, Ecological Indicators, 76, 184-193 http://dx.doi.org/10.1016/j.ecolind.2017.01.009
출처 : SBS 뉴스 
원본 링크 :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093186&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홍용희

2017.03.19 18:35:56
*.240.233.194

아마, 제 경우엔 , 제일 먼저 알게된 곤충이 나비가 아닌가 싶습니다.

"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오너라, 노랑 나비 흰 나비 춤을 추며 오너라..."

생김새도 곱고 새 봄에 연노랑 빛깔로 나폴나폴 날아다니는 모양새도 예뻐서  많이 사랑을 받는 나비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니 우리가 사는 곳의 환경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네요. 나비도 살기  힘들어지나 봅니다. 어떻게 해야 좀 더 나은 환경을 만들지요?


소식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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