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나도 별 수 있나요?"
한국인 평온한 이유는
"두렵긴 하지만 별다른 방법 없다"는 의견 많아…10명 중 7명 "전쟁나면 싸우겠다"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입력 : 2017.08.11 11:04|
서울 광화문 인근 직장인들의 출근길/사진=뉴스1 "한반도에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는데 한국인들은 놀랄 만큼 평온하다."
북한과 미국의 대립으로 전쟁위기설까지 나오지만 한국인들이 의아할 정도로 차분하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대다수는 "불안하긴 하지만 별다른 대응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일상을 보내는 것"이라는 분위기다.
앞서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9일(현지시간) '한국인들의 놀랄 정도로 심드렁한 분위기'란 제목의 보도를 통해 한국인들이 평온하다고 전했다. LAT가 취재한 신촌 대학생 등 일반인 대다수는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해 본적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안전불감증'이 높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일반인들도 불안하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직장인 이모씨(31)는 "미사일 발사는 늘상 있던 일이지만 이번에는 북한 김정은과 미국 트럼프라는 변수 때문에 실제 전쟁이 일어날 것 같은 불안이 있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박모씨(28)도 "외신에서 한국인들이 평온하다고 하는데 주위 반응을 보면 '이번에 전쟁 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 여론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한반도 상황에 대해 국민들이 위기 인식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가보훈처가 리서치앤리서치와 함께 지난해 10월 24일부터 11월 1일까지 전국 15세 이상 남녀 1000 명을 대상으로 ‘나라사랑의식 지수’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안보 상황이 심각하다는 답변이 71.4%에 달했다. 그럼에도 기존과 같이 일상을 보내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는 의견이 나왔다.
주부 김모씨(34)는 "전쟁이 날 것 같다고 해서 아이를 안볼 것도 아니고, 이사를 갈 것도 아니고, 라면 사재기를 할 것도 아니다"라며 "우리 같은 서민들이 전쟁이 나도 별 수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직장인 최모씨(33)도 "전쟁이 난다고 지하 벙커로 들어가 숨을 것도 아니고 돈을 안 벌 수도 없는 일"이라며 "불안하긴 하지만 뾰족한 방법도 없다"는 반응이었다.
전쟁이 나면 나라를 위해 싸우겠다는 의견도 다수였다. 직장인 전모씨(35)는 "전쟁이 나면 두렵긴 하지만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싸울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국가보훈처 조사 결과에서도 전쟁이 나면 싸우겠다는 응답이 73.1%로 2015년(72.1%)보다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