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문학상 최종 후보자 / 코맥 매카시

조회 수 2287 추천 수 1 2017.08.23 13:31:37


                    인간이 마주할 극한의 야만, 엄혹하고 냉정한 필체로 고발
                                                       기사입력 2017-08-24 03:02 기사원문


                                           [제7회 박경리문학상 최종 후보자들] <2>

                                      美 소설가 코맥 매카시


시적인 문체와 대담한 상상력으로 유명한 코맥 매카시는 극한의 상황에 처한 인간이 본능과 양심 사이에서 겪는 갈등을 비롯해 세상의


 어두운 모습을 치열하게 파헤쳐 왔다. 민음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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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84)는 인간의 삶과 죽음, 운명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엄혹하고 냉정하게 파고든 작가다. 말라비틀어진 잡초, 먼지바람, 적란운…. 동물 사체와 뼈다귀가 쌓인 미국 텍사스 돌사막 속에서 인육을 먹는, 생존과 욕망을 위해 폭력을 휘두르는 인간의 야만을 처연하게 그린다.》
 


매카시는 미국 서부 국경지대를 무대로 소설을 쓰기 위해 1976년 텍사스주 서부에 있는 엘파소로 이주했다. 그때부터 텍사스, 애리조나를 거쳐 뉴멕시코, 치와와, 소노라 등을 열두 차례나 여행한 끝에 1985년 대표작 중 하나인 ‘핏빛 자오선’을 썼다. 열네 살 소년이 멕시코 국경지대에 들어서면서 겪은 지옥 같은 30여 년을 서술한 이 작품은 인간 심성에 깃든 거대한 악과 허무주의적 폭력을 상징하는 메타포가 되었다. 미국 문학비평가인 해럴드 블룸은 “생생한 미국 역사의 한 부분이자 한 인간의 피할 수 없는 비극적 운명을 그린 소설”임을 전제하고 “일찍이 현존하는 미국 작가의 작품 중 가장 뛰어난 미학적 성취를 이뤘다”고 평했다.


그의 소설에서는 환상과 현실을 오가는 구도와 변화 넘치는 문체, 세심한 심리 묘사, 경이로운 장면 묘사를 빼놓을 수 없다. 인간이 마주할 극한의 끝이 어디까지인가를 끌어내기 위해 행위 하나하나를 ‘그리고(and)’로 연결한 단문들이 줄을 잇는데도 긴박감과 생동감, 재미와 기대를 외면하지 않는다. 특히 ‘핏빛 자오선’에서 “인간은 싫든 좋든 바꿀 수 없는 운명을 갖고 태어났으며 일부러 반대되는 길을 택한다 해도 결국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운명을 맞게 된다”는 홀든 판사의 독백은 운명에 대한 막연한 기대를 묵살시킨다. 작가는 주인공마저 살해함으로써 인류의 역사는 그럼에도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1933년 미국에서 태어난 매카시는 테네시대에서 인문학을 전공하고 공군에서 4년간 복무한 후 자동차 정비공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1965년 ‘과수원지기’로 포크너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이후 전미도서상과 전미비평가협회상을 함께 수상한 ‘모두 다 예쁜 말들’(1992년)을 비롯해 ‘국경을 넘어’(1994년) ‘평원의 도시들’(1998년)로 국경 3부작을 완성했다.


국경 3부작에는 세파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소년들이 등장한다. 어머니가 목장을 팔려고 내놓자 말들을 몰아 집을 떠나는 소년, 초원에 남겨진 들개 새끼들을 보듬는 소년, 새끼 밴 늑대를 풀어주기 위해 국경을 넘는 소년…. 그들은 정글과도 같은 세상에서 물어뜯기고 찢기고 상처를 입는다. 이들 소설은 인간과 자연, 인간과 동물의 교감 외에도 국경은 언어와 인종의 벽을 넘어선 대자연의 일부임을 감연히 드러낸다. ‘로드’(2006년)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5년) ‘선셋 리미티드’(2006년)가 있고, 최근 ‘카운슬러’(2013년)를 발표했다.


그는 여든 살을 넘긴 지금도 인간 삶의 문제뿐 아니라 생명 존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며 심오하고 진지한 작품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이세기 소설가·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이사
 

○ 코맥 매카시는…

대표작 ‘핏빛 자오선’(1985년)이 타임지가 선정한 ‘100대 영문 소설’에 꼽히며 문학적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5년)를 코언 형제가 동명 영화(2008년)로 만들어 국내에도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퓰리처상 수상작인 ‘로드’(2006년)는 대재앙이 벌어진 후 바다가 있는 남쪽을 향해 나아가는 아버지와 아들의 여정을 간결한 문체와 감성이 응축된 대화로 풀어냈다.

‘국경 3부작’은 서부 장르 소설을 고급 문학으로 승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은둔형 작가로 인적이 드문 산속 오두막에서 글을 쓴다. “책 속에 모든 것이 다 들어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서부의 셰익스피어’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정신을 계승한 작가’로 불린다.

손효림 기자 

▶ 동아일보 단독


문창국

2017.08.24 07:22:12
*.137.75.50

평생을 써도 소설 네다섯편. 그 중에서도 읽히지도 않는 소설은 천배는 더 될텐데...

역설적으로 그래서 작가의 길은 위대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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