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 교수 타계

조회 수 1799 추천 수 1 2017.09.05 08:15:59


                               "마광수 죽음은 사회적 타살"…한 맺힌 자살에 애도
                                                    기사입력 2017-09-05 22:05 기사원문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권영전 기자 

                                      

마광수 교수 AKR20170905186200005_01_i_20170905220758034.jpg



                             "어떡하면 좋아. 그 머리 좋은 사람이 갔는데 어떻게 안 억울하겠어."

5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작가 마광수(1951∼2017)의 누나 조재풍 씨는 오후 8시께 순천향대학병원 장례식장 빈소에 도착하자마자 오열했다. 경찰 조사를 받고 오는 길이었다. 조 씨는 필화 사건 이후 고인의 고통에 대해 "다 지난 얘기 하면 뭘 하겠느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유명세와 달리 빈소는 쓸쓸한 편이었다. 문학계 인사들의 모습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고인은 주류 문단의 위선과 허위의식을 비판하며 담을 쌓고 지냈다.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88학번으로 고인의 제자인 소설가 김별아가 대학 동기들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8월 초에 마지막으로 통화했어요. 졸업 25주년 기념 모임을 하면서 찾아뵈려고 했어요. 그때 이미 많이 편찮으셨던 것 같아요. '이도 많이 빠지고 추한 꼴 보여주기 싫다'면서 거절하셨어요."


김 작가는 "문학에 대한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한국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었다"며 "자유주의자였고, 방식의 차이 때문에 공격을 받으면서도 위선을 비판한 분"이라고 했다.


소설가 마광수 동부이촌동 자택서 숨진 채 발견(서울=연합뉴스) 5일 낮 1시51분께 소설가 마광수씨가 자신의 자택인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의 한 아파트에서 숨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마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즐거운 사라' 필화 사건 이후 문학계는 고인을 사실상 외면했다. 책을 낼 출판사를 찾기도 어려웠다. 올해 초 '마광수 시선'을 출간한 출판사 페이퍼로드의 최용범 대표는 주류 문단을 향해 "그게 진보냐. 패거리 주의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시선집을 내면서 해설을 해줄 문학평론가도 찾지 못했다. 다들 눈치를 봤다고 했다. 고인의 죽음을 "사회적 타살"이라고도 했다.


최 대표는 "야한 소설보다 에세이가 마광수의 진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포리즘과 주역에 대한 책을 내보자고 전화로 이야기한 게 지난달이다. 그는 월간 사회평론에서 일하던 1990년대 고인의 '알라딘의 신기한 램프' 연재를 담당하며 인연을 맺었다.

"이촌동 아파트에 찾아가서 원고를 받을 때였어요. 갈 때마다 1∼2만 원씩 택시비 하라고 쥐여주셨어요. 정년퇴임을 하시곤 집에만 계시니까 나가서 운동도 좀 하시라고 했어요. '살면 얼마나 더 살겠느냐'면서 마지막 시집에도 의욕을 보이셨는데…."

마광수의 연세대 제자인 유성호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외롭고 힘드셨던 일들 잊으시고 그곳에서 자유로운 예술을 하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족은 7일 오전 11시 30분 영결식을 치르고 시신을 화장하기로 했다.

dada@yna.co.kr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추천 수
공지 미국 질병예방 통제국(CDC) 강조하는 코로나91 증상과 주의 사항 file 웹담당관리자 2020-03-15 7614 3
공지 문예진흥원에서의 <한미문단> 지원금과 강정실에 대한 의혹 file [6] 강정실 2017-12-15 29741 12
공지 2017년 <한미문단> 행사를 끝내고 나서 file [5] 강정실 2017-12-14 27307 7
공지 미주 한국문인협회에 대하여 질문드립니다 file [9] 홍마가 2016-07-08 47346 12
공지 자유게시판 이용안내 웹관리자 2014-09-27 44008 5
755 서부여행기--드디어 나성 문인들과 만남 [10/4 일요일] file 박은경 2020-10-15 151 2
754 [연시조] 분꽃 [2] 박은경 2020-09-05 151 1
753 봄맞이 file 강정실 2024-03-04 150 1
752 [시]-----현대시:만추 풍광의 사유-------[SH] 오애숙 2021-11-08 150 1
751 해당화 곱게 필 때면/은파 오애숙 2021-11-07 150 1
750 [영어 행시] COVID/ 코비드 박은경 2021-09-08 150  
749 수상 가옥 박은경 2021-08-16 150  
748 니코 file [4] 박은경 2021-07-18 150  
747 내가 나보고 하는 소리 [1] 유진왕 2021-05-10 150 1
746 죽음의 울타리, 유도화 박은경 2021-03-30 150 1
745 연시조/ 수줍은 녹차꽃 박은경 2021-03-29 150 1
744 덕담 file 박은경 2021-01-03 150 1
743 [시조]노을 박은경 2020-09-28 150 1
742 울 애기/행시 박은경 2022-01-29 149  
741 [연시조] 복분자 박은경 2021-10-14 149  
740 역사에 맡기면 어떨지 [1] 유진왕 2021-05-23 149  
739 팬데믹 코로나-19 감염자의 일기장 file [1] 정순옥 2021-02-21 149 2
738 과일나무 박은경 2020-12-22 149 1
737 디카시/ [단시조] 힘 file 박은경 2020-11-07 149 2
736 임프란트 file [1] 정순옥 2020-10-28 14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