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의 힐링/은파 오애숙
가끔 따끈한 커피가 마시고 싶다. 젊은 시절 커피 없으면 안되는 시절이 있어 커피향이 그리울 때 있다. 그땐 일 할라. 학교 다닐라.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랐던 시기다. 하지만 그 시절이 있었기에 현재의 내가 있는 것이다. 오늘은 왠지 따끈한 찻잔에 녹아 드는 마음 속에 아련한 추억 새김질하는 날이라 싶다. 요즘 연말이라 한국에서 온 카카오톡을 접하다보니 새삼 친구들이 그리워 진다. LA 정착한지. 한 달만 지나면 이십 년이다. 교회학교교사대학 강사로 여기저기 강사로 일하면서 외국에 다녀오는 그 재미! 지금도 눈에 선하다. 유치원과 미술학원을 운영하다 결국 비자관계로 학원을 정리하고 잠시 오며가며 한다는게 20여 년이 되었다. 민들레 홀씨가 이젠 뿌리를 내리고, 민들레 영토를 만들고 있다. 그런 이유로 아이들로 커져가는 꿈을 만끽하려고 에머란드빛 바라보는 설렘에 즐기고 누리고 싶다. 나이는 못 속이는 가 보다. 지나고 나니, 잠깐의 세월이었다. 올해로 이십 년이 되는 해라. 감해가 남다른 느낌이 든다. 당시엔 홀로 앞만보고 질주했는데,이젠 옆도 보고 달리는 주부가 되었다. 애들로 인해 살어름판도 걷는게 기정 사실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춘기라. 아이들로 전전긍긍한다. 육체의 어려움 없었다지만 정신적의 스트레스 때문에 심연의 늪 갈팡질팡이 현실의 주소라 싶은 마음이다. 삶은 어린 시절의 소꿉장난이 아니다. 순간의 선택이 겉잡을 수 없는 쓴뿌리를 맛봐야 된다. 삶이 다 그런 것이라지만 뒤 늦게 회오리 바람 타니, 세상사가 만만한게 하나도 없다 싶다. 하지만 불평은 금물이기에 만끽하려고 하는 마음 있어. 즐겨보려하나, 싶지 않는 현실! 그래서 일까. 그동안 골다공증으로 직진할 수 있다는 통계로 쳐다 보지도 않아던 커피를 마셔본다. 문득 내 삶이 커피 향그럼처럼 휘날리는 삶으로 살아간다면 얼마나 멋진 일인지. 잠시 묵상 해 본다. 지는 해 속에 따끈한 커피향 음미 하는 이 마음!! 커피의 향그러움 휘날리는 삶으로 살고 싶으나 뜻 대로 안 되는 게 인생살이다. 허나 잠시 앉아서 따끈한 찻잔 대하니, 냉랭한 맘 녹아진다. 가슴으로 감사 휘날리고 있어 정말 다행이다. 역시 여유를 지닌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새삼 뼛속까지 녹아들게 하는 힐링에 입가에 커피 향그럼속에 미소가 번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