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대형 크루즈선‘그랜드 프린세스’호를 타고 여행한 승객이 우한 코로나(코로나
19)로 사망하며 주 정부가 유람선을 해상에 억류한 가운데 미국 정부가 군용 헬기를 통해 선박에
코로나19 진단 검사 키트를 전달했다.
승객 2500명과 승무원 1100명 등 총 3600명을 태운 유람선에서 코로나19 사망자 발생으로 입항이
미뤄지면서 총 706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사태가 미국에서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탑승객 중 확진자가 발생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일본 요코하마항에 억류된 상태다.
-지난 5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방위군 제129 구조비행단이 미국 캘리포니아 해상에 있는 그랜드 프린세스
여객선 위를 비행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헬기로 여객선에 코로나19 진단검사 키트를 전달했다. /AP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는 "캘리포니아 해상에 방치된 그랜드 프린세스호에 군용 헬기로 코로나19 진단
검사 키트가 전달됐다"며 "100여명의 승객이 검사를 받게되며 현재 선박에는 11명의 승객과 10명의
승조원이 호흡기 질환 등 의심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그랜드 프린세스호는 지난달 11~21일 샌프란시스코~멕시코 여행을 마친 뒤 곧바로 샌프란시스
코~하와이~멕시코~샌프란시스코 일정을 진행 중이었다. 당초 오는 8일(현지 시각)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올 예정이었지만 지난 4일(현지 시각) 이전에 여객선을 이용한 남성이 코로나19로 사망해 남은
일정을 취소하고 샌프란시스코로 회항하던 중 캘리포니아주 정부 요청에 따라 해상에 남겨졌다.
승객들에 대한 검사 결과는 6일 나올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지난 4일(현지 시각) "유람선에 있는 유증상자 수치는
매우 축소되었을 것"이라며 "승객들에 대해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기 전까지 배를 입항시키지 않겠다"
고 CNN에 전했다.
WP는 또 "군이 진단 검사 키트를 배에 전달하고 수천명의 탑승객이 불안한 마음으로 해상에서
기다리고 있는 와중에도 보건당국은 이전에 크루즈에 탑승했던 약 2500명의 승객들에 대한 역학
조사에만 매달렸다"며 "보건당국에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는 그랜드 프린세스 측의 주장과 달리
검사 대상자로 지정받은 한 탑승객은 검사도 받지 못했는데 선장이 검사가 완료됐다고 발표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해당 승객은 "결국 직원을 통해 추가적인 검사를 위해 관계자들이 6일 올 것이라고 들었다"며
"탑승객들이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으면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유람선 관계자들은
이전에 배에 탑승했던 사람들을 전부 검사하지 않았다"고 WP를 통해 밝혔다. 유람선 탑승객 중
62명은 하와이 여행을 위해 이전부터 배에 남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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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들을 지상으로 옮겨 격리하지 않고 해상에 억류한 결정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메기 하산 상원의원은 이와 관련해 의회 청문회에서 "공중보건 전문가들도 이번 사건에
대한 정부의 대응 방식을 비판해 왔다"며 "왜 승객들을 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는 폐쇄된 환경에
두느냐"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켄 쿠치넬리 미국 국토안보부(DHS) 부장관 대행은 "지상에 그 만한 숫자의 승객을
격리할만한 시설이 충분하지 않다"며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격리 조치가 더 제대로 이뤄졌
다면 바이러스가 그렇게 널리 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고 WP는 전했다.